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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가 경쟁브랜드에 비해 어떤면에서 압도적으로 럭셔리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하는 모델들이 몇 개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CL이다.

W220 S클래스의 샤시를 응용해서 만든 CL은 코드 네임 W215로 나름의 코드로 세대를 이어나가고 있다.


BMW가 8시리즈를 단종시키고 비슷한 개념의 차를 5시리즈를 베이스로 만든 6시리즈로 대체한 것과 비교해도 CL은 이보다 위에 위치한 모델이 분명하며, 아우디는 아쉽게도 이 클래스의 모델을 아예 가지고 있지도 않다.


어퍼클래스의 2도어 쿠페는 시장이 매우 작고, 어떤면에서 보수적이면서 차의 크기와 비교하면 실내의 구성이 비효율적이라는 점 등으로 어쩌면 좀 애매한 세그먼트이기는 하지만 이 나름의 매력은 CL을 몰아보면 상당히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CL55 AMG는 V8 5.4리터 수퍼차져를 장착했고, E55 AMG의 476마력이 아닌 500마력을 부여받았다.

S55 AMG와 SL55 AMG 역시 500마력 순정으로 생산되었기 때문에 E클래스하고는 약간 차별화를 시킨 셈이다.

5단 자동변속기는 당시 AMG모델에 공통적으로 적용되었지만 E55 AMG에 비해 좀 더 낮은 기어비를 가지고 있어 안그래도 낮은 기어비가 좀 더 낮아져 그만큼 강력한 토크가 돋보이게 되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차라는 점은 상대적으로 흔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더 매력이 있다고 본다.

CL은 날렵하면서도 중후하고 그러면서도 S220 S클래스와 충분히 차별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차를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긴 앞도어가 아주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는데, 보통 이런 쿠페형 차들은 앞 도어가 너무 길어 좁은 주차장에서 문을 열 때 매우 불편하고 타고 내리는 것도 상당히 불편한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CL은 도어를 열면 힌지 지오메트리가 특이하게 구성되어 있어 도어 힌지 부분이 밖으로 벌어지면서 문이 열리는 정도에 맞춰 앞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진출입이 정말 편하다.

이점은 오히려 S클래스보다 더 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타고 내릴 때의 개방감이 좋고 시트의 날개를 늘 쓸면서 내리게 되는 일반 쿠페형과 비교해도 전혀 시트에 방해 받지 않고 타고 내릴 수 있다.


보통 대형 쿠페 차량에 대한 선입견으로 타고 내리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고려하면 CL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됨은 물론 일반 중형차보다 오히려 편한 구성이다. 정말 스마트한 설계가 아닐 수 없다.


CL의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은 주행에서 스포티함과 결합시키기 어려워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몸무게가 1925kg으로 E55 AMG와 비교하면 100kg정도 무거운 편이라 요즘의 독일제 기함과 비교하면 아주 무거운 편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유압 베이스의 ABC서스펜션은 AMG모델에는 확실히 단단한 세팅을 가지고 있어 충분히 단단하지만 그래도 승차감과 편안함은 확실하게 연출시켜, 여느 대형 AMG모델들 처럼 장거리 주행에 탁월한 안락함을 준다.


우람한 시트의 착촤감은 최신형 AMG모델과 다르지 않으며, 패달의 위치를 고려하면 상당히 발을 뻗어서 운전하는 방식이라 왼쪽 발의 공간이 매우 넓다는 점은 E55 AMG때도 느낀 점이다.

뒷좌석은 넓지는 않지만 적당한 신장의 4명 성인이 장거리를 여행하기에 불편한 정도는 아니지만 뒷좌석에서 타고 내리는 일은 아무리 차가 멋지다해도 즐기기 쉽지 않은 일이라 그저 아내와 혹은 애인과 단둘이 타고 다니는 용도가 제격이겠다.


ABC자체가 엄청난 유압으로 차의 자세를 제어하고 코너에서 수평을 유지하는 기술이다보니 고속도로의 램프를 빠르게 돌아나갈 때 특히나 롤이 없이 빠르게 도는 느낌으로 이 순간만큼은 2톤에 가까운 무게를 전혀 느낄 수 없어 평형성만큼은 에어를 베이스로 하는 E55 AMG보다 몇 배 우위의 능력을 발휘한다.


적당히 억제된 배기음이지만 상당히 숨결이 거친 55 AMG의 수퍼차져 엔진의 지존과도 같은 터프함과 엄청난 토크와 함께 회전하는 질감 자체를 감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운전하는 내내 정말 멋지다는 느낌이 떠나질 않을정도로 이런 거칠고 아나로그적인 엔진이 이렇게 우아하게 돌고 든든하다는면에서 충분히 고급스럽고 어떠한 주행환경에서도 여유가 있다.


1000rpm부근에서도 어마어마한 토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낮은 기어비와 더불어 2000rpm이하로 거의 대부분 운행하게 되며, 급가속을 하면 한단수로 물고가는 속도의 영역이 대단히 넓어 2단으로 X40km/h, 3단으로 Y20km/h, 4단으로는 Z10km/h이상, 5단 6000rpm기준 계산상 Z80km/h가 가능할 정도로 널널한 기어비이다.


이런 기어비는 절대토크가 받쳐주지 않으면 황당할만큼 차를 바보로 만들 정도의 기어비이지만 71.4kgm의 토크가 2750rpm부터 거의 하강없이 5500rpm이상까지 끌어주는데, 급가속을 해보면 3000rpm에서부터는 회전수가 늘어날수록 점점 더 강하게 느껴질 정도로 6000rpm을 넘어가도 전혀 토크의 굴곡없이 끝까지 밀어붙인다.


시승차가 리미터가 없었던 관계로 Y70km/h를 그냥 가볍게 넘겼었는데, 일단 맘먹고 가속할 때의 카리스마와 파워 그리고 배기음의 존재감은 이차의 가치를 몇 배는 증폭시켜준다.


장시간 운전해보면 CL55 AMG가 확실히 W220베이스의 S클래스와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일단 무게로 봤을 때 S55 AMG와 25kg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가뿐한 느낌이고, 전체적인 움직임이 경쾌하고 스포티한쪽으로 묘사하는 편이 좋을만큼 역동적이다.


차의 전체의 길이를 고려하면 운전자의 위치가 S클래스보다 가운데쪽에 위치한다는 시트 포지션도 한몫하겠지만 이차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겉에서 보는 것보다는 상당히 적극적인 운전에도 최적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럭셔리한 스포티함은 매우 만족시키기 어려운 영역으로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하는 극단적인 단어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CL은 이 복잡 오묘한 컨셉을 잘 버무려서 하이 스피드 오너들을 충분히 만족시키면서도 그들의 까다로운 와이프에게도 많은 차들 중 CL로 여행가기를 혹은 오페라를 보러가기를 선호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ABC자체가 많은 이슈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ABC가 부여받은 임무수행 능력을 고려하면 실제 엄청난 일을 해야하는 바쁜 역할인만큼 일반 주행과 빠른 주행에서 주는 이점은 작지 않다고 봐야 한다.


CL55 AMG와 완전히 같은 출력의 CL600이 존재한다는 점도 재미있는 구성으로 한대는 V8 수퍼차져, 나머지 한대는 V12

트윈터보로 같은 얼굴에 전혀 다른 느낌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차 한대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다보면 모두가 디젤 SUV혹은 왜건을 타야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CL과 같은 차를 선택할 수 있는 여유는 그저 적당한 가격과 출력의 로드스터를 선택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CL55 AMG는 겉에서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나오는 무의식적인 "멋지다"보다 100배는 더 멋진 차이다.

W215의 동생인 W216 CL63 AMG도 훌륭한 샘플이지만 W215 CL55 AMG와 W216은 그 기술적 격차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완성도면에서도 상당히 진보했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NA 63엔진과 비교하면 손목힘이 말도 안되게 좋은 55수퍼차져 엔진이 탑재되어 토크가 뭔지를 보여준다는 점도 훌륭한 캐릭터가 될 수 있겠다.


항상 구형차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절대 조건은 이제는 다시 이런 구성의 차가 나올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느냐 없느냐일 것이다.


40대의 중반으로 향하는 남자의 눈과 감각속에 CL55 AMG는 분명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차이며, 기술적으로 훌륭한 샘플이라는 점과 V8이라는 최상의 조합속에 깊숙히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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