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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X5(F15)는 2세대였던 E70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안전성에 대한 부분에 대해 여전히 향상의 가능성이 존재하던 시대와 비교하면 현대의 자동차 만들기에서 플랫폼의 의미는 dimension에 대한 충족과 모듈화로 정리되는데,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은 안정적인 플랫폼과 사이즈를 확보했다면 구지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여해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 필요가 없다.


X5가 데뷔했던 90년대 말의 상황을 떠올리면 당시 벤츠의 ML등과 더불어 랜드로버가 주름잡던 고급 SUV시장에 주행성능을 극대화시킨 독일제 SUV들이 투입되면서 북미를 중심으로 큰 폭의 신장세를 가져왔다.


2002년 폭스바겐 투아렉과 형제차인 카이엔이 런칭하면서 더이상 랜드로버가 럭셔리 SUV의 독제자가 아닌 그저 여러 경쟁차중에 하나로 전락하게 되었다.


물론 디스커버리나 레인지로버의 경우 독일 SUV가 가지지 못하는 고유의 이미지와 주행감성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기술적으로 독일 SUV들이 워낙 강력하게 무장했기 때문에 당시 파워트레인이 허접했던 랜드로버 입장에서는 엄청난 위협을 느꼈을 시기이다.


X5의 1세대(E53), 2세대 모두 그리 편한차는 아니었다.

특히 뒷좌석의 승차감이 형편없는 차였고, 1세대의 경우 E39 5시리즈를 베이스로 만들어지다보니 뒷좌석 공간도 충분치 못했다.


2세대때는 X6와 가지치기를 했는데, X5도 그렇고 X6도 그렇고 역시 편한 SUV는 아니었다.

1세대도 큰 키에도 불구하고 아주 뛰어난 핸들링과 좋은 변속기어비를 바탕으로 5속임에도 경쟁차들에 비해 좋은 달리기 성능을 보여주었지만 편안하게 가족들이 장거리를 가기에 최적화되지 않은 핸디캡은 분명했다.


1세대 X6 4.4트윈터보로 뉴욕과 뉴저지를 다닐때는 정말 고통스러울 정도로 불편했을 정도로 섀시의 세팅이 정말 최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길좋은 코너에서는 엄청나게 잘 달려주었다.


최신형 X5에 기대를 걸었던 이유는 1,2세대가 스포티한 차였던 것이 분명했지만 이차가 보여주어야할 안락성은 안중에도 없는 그런 차였기에 이번세대에는 한을 좀 푸나 싶었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3세대 X5는 1,2세대에 비해서도 허접한 서스펜션 세팅으로 타보고 10분만에 내리고 싶은 그런 차였다.

그동안에 타본 수많은 BMW들은 거의 대부분 훌륭한 차였다. 재미있고, 빠르며, 때론 짜릿할 정도로 흥분을 주는 그런 차였다.


하지만 정말 최악의 BMW들도 있었다.

GT가 그중 하나이고, 한술 더떠 신형 X5는 안락성이나 안정성과는 아예 거리가 먼 좀 심하게 말하자면 중국에서 BMW X5 카피를 만들었다면 아마 이렇게 만들지 않을까하는 그런 차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평가를 하자면 이차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속도 구간은 100km/h이하에 노면의 굴곡이 전혀 없는 매끈한 도로로 좌우 높이차가 존재하지 않는 그런 이상적인 구간에서이다.

우습지만 이런 도로에서 편안하지 않은 차는 없다.


이렇게 차분하게 달리던 차가 노면의 좌우 높이차에 의해 기복이 발생하면 뒤쪽을 중심으로 좌우로 심하게 기우뚱 거린다.

무시하고 속도를 높여 혹시 속도가 높을 때의 서스펜션의 느낌이 달라지나 보지만 그 느낌은 안좋은 쪽으로 증폭된다.


독일차들의 서스펜션 세팅은 기본적으로 99%의 차들이 바운스를 한 후 한번에 자리를 잡는다.

높이가 좀 높은 과속방지턱을 저속으로 넘을 때 특히 후륜을 잘 관찰해보면 수축후 이완, 착지하면서 수축 후 바로 자리를 잡아 한박자에 자세를 잡는다.


X5는 이런 과속방지턱 구간에서도 뒤가 출렁인다.

스카이 콩콩을 타는 느낌으로 안락성은 커녕 좌우로 흔들리는 차를 몰다보면 운전하는 내가 멀미가 날 지경이다.


왜 이런 세팅의 차가 한국에 수입되었을까?

철저히 나의 가정을 바탕으로 추리해보면 BMW는 E60시절에도 아시아 지역에 특화된 서스펜션 세팅을 적용시키고 있다는 것을 자랑해왔었다.


만약에 내 가정이 맞다면 이 서스펜션은 한국과 중국을 위해 특수 제작된 쓰레기일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같은 스프링에 댐퍼압을 낮추면 일반 속도대에서 주행할 때 차가 차분히 찰랑찰랑댄다.

큰 충격을 받았을 때 차체에 쾅하는 충격을 주기 보다는 차가 점프를하고 착지할 때 바운스를 여러차례 반복하면서 자세를 잡는 그런 형태로 일반적으로 일본세단들이 이런 식으로 세팅되어 있다.


초고속주행과는 거리가 먼 아시아 운전자들은 이런 느낌이 차의 승차감이 좋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아마 신형 X5가 10년전에 출시되었다면 2세대 보다 승차감이 좋은차로 둔갑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산차의 서스펜션 세팅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이 시점에 BMW 그것도 일반적으로 BMW하면 핸들링 머신으로 평가하는 그 브랜드가 만든 이 허접한 서스펜션 세팅은 전혀 변별력이 없다.

한국 소비자들이 이제는 서스펜션에 대한 철학이 바뀐 것으로 일반인들도 냉정히 비교할 능력이 있는 모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는 뜻이다.


신형 X5의 좋은 점 몇가지를 꼽자면 비교적 직선적인 느낌으로 반응이 좋은 엔진, 그리고 이 엔진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8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어이가 없을 정도로 잘 듣는 브레이크.


이렇게 차가 스카이 콩콩 난리 부르스를 추고 있는데도 고속에서 스티어링을 좌우로 미친듯이 흔들면서 급제동을 해도 차가 뒤집어질 것 같거나 후륜이 흔들리거나 하지 않는다.

불가사의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변속기에서 아쉬운 점은 부드럽게 감속하다보면 8단부터 1단까지 감속중 기어 내려가는 느낌이 모두 느껴진다는 점이다.

시트에는 내가 못찾았을 수도 있지만 요추 받침 조절이 없다.

앞뒤 좌석 모두 편안하게 몸을 견고하게 잡아준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이차에서 가장 가치 있는 부분은 멋진 앞모습이다. 카리스마 있는 헤드라이트와 난 완전히 신형이 맞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의 신형을 가늠하게 하기에 충분한 바로 그 얼굴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이차를 1억 가까이 주고 사야할 강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


BMW를 몰면서 쌩뚱맞지만 신형 쏘렌토가 그리워지기는 처음이었다.

에어서스펜션이 장착된 투아렉과 카이엔 그리고 신형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충분히 타본다면 신형 X5가 얼마나 불편한 차인지 쉽게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기술의 차이를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세팅의 차이를 말하고 싶다.

그 격차가 얼마나 큰지?


한국차가 좋아지는 속도보다 차에 대한 안목이 높아지는 속도가 더 가파르다고 생각되는 요즘이다.

구지 핏대를 내어 이 차가 좋은 차라고 강조하지 않아도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감성적인 부분의 대부분 고객들도 느끼고 있다는 부분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에서 100년이 걸려도 정착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승용 디젤 시장이 미친듯이 성장할 때도 그랬고, 더 나아가 S클래스와 같은 차종에도 디젤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부분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나름 Early adapter이면서 차에 대해 상당한 관찰과 합리성을 따지는 방식으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결국은 스마트한 선택으로 이어질 것이 뻔해 실력이 받쳐주지 않은 브랜드나 차종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하다.

형 누나가 공부도 잘했고, 직장에서도 일 잘했으니 세째도 잘할 것이라는 기대는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데려다가 가르쳐보거나 일을 시켜봐야 바로 알 수 있다.


형,누나 덕에 판매는 좀 될 수 있고, 구지 자세히 타보고 꼼꼼히 따져보지 않아도 믿음이 간다는 바로 그 가족 신세에 힘입어 초반에 히트를 쳤지만 솔직히 형,누나는 물론 가족을 욕먹이는 그런 차로 신형 X5가 으뜸이 될까봐 나름 BMW의 매니어로서 걱정이 안될 수 없다.


-testdr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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