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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I가 골프의 고성능 버젼을 대표하던 것에 대해 폭스바겐은 무언가 좀 더 강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고 싶었고, 강력한 모회사의 R&D가 해낼 수 있는 광범위한 스펙트럼 중에 극히 일부만 보여주어도 멋진 차가 탄생할 수 있음을 암시한 차종이 바로 초대 R32(MK4골프 기반)였다.


VR6엔진에 해치백으로서는 과분할 정도의 240마력 풀타임 4륜구동에 사운드 하나로 4기통 경쟁자들을 완전히 압도할만한 카리스마, 그리고 쾨니히 버킷 시트에 빌슈타인 H&R스포츠 서스펜션 등등 매력적인 포인트들이 많으면서도 기술집약적인 하드웨어를 강조하는 그런 모델이었다.


5세대로 이어지면서도 VR6에 대한 폭스바겐의 애착은 식지 않았지만 연비와 배출가스 기준의 엄격함을 따르기 위해 다운사이징이 불가피했고, 결국 Mk6 골프 부터는 4기통 엔진이 R모델에 사용되었다.


순정 265마력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은 일반 GTI엔진보다 큰 터빈이 장착되어 있어 튜닝에 대한 잠재력이 더 높으며, 출력이 아무리 높아져도 4륜구동에 의존하기 때문에 전륜구동이 가지는 다양한 핸디캡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승차는 순정상태일 때도 시승을 했었고, 이번에 Revo 스테이지3에 메탄올 분사 장치까지 갖추고 KW V3코일오버에 스테빌라이져까지 튜닝된 풀튜닝 차종이었다.


수동변속기차를 시승한다는 것은 요즘으로서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 3회에 걸쳐 골프 R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었던 기회를 생각했을 때 모처럼 손발이 바쁜 그런 시승이었다.


소형 터보 엔진들이 직분사화되면서 생긴 딜레마는 터보 렉이 짧아지고 부드럽다는 장점이 있지만 터보 특유의 과격함이 사라졌다는 불평이었다.


특히 폭스바겐 계열 엔진이 이 느낌이 심해 컨트롤이 쉽고 코너에서 차를 다루는데 유리한 점과 즉각적인 반응면에서 장점이 분명하지만 화끈함의 차원에서 보면 좀 밋밋한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다.

칩튜닝을 해도 이 과격한 느낌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늘 뭔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강했었는데, 시승차의 한사이즈 큰 터빈과 소프트웨어의 조합은 나름 과격함을 살린 세팅으로 운전의 재미면에서 순정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였다.


즉각적인 반응 부분이 여전히 살아 있을만큼 작은 엑셀레이션에도 정교하게 반응하지만 끝까지 밟았을 때 쏟아지는 출력의 부피감이 상당히 커 가속하는 동안 약간 정신없다는 느낌을 주는데, 아무래도 짧은 기어비 덕분에 변속이 바빴던 부분이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Y50km/h를 넘어가도 가속은 멈추지 않았고, 6단 7300rpm까지 돌릴 때 GPS로 Y87km/h를 찍었으니 보통 차들의 오차 있는 계기판을 생각하면 바늘은 거의 Z00km/h근처에서 놀고 있었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빠르긴 빠른데 4기통 터보 튜닝된 차들이 헤비급에 해당하는 560마력 RS6와 어떤 패턴으로 가속되는지를 비교하기 위해 RS6를 초빙해서 롤링 테스트를 해보았다.


놀라운 점은 두 차종이 최대 부스트가 걸리면서 급가속하는 구간의 일부는 골프 R이 RS6의 그것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연히 RS6쪽이 어떠한 속도대에서건 빨랐지만 RS6가 나름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하는 영역인 Y20km/h이상의 속도에서 골프 R이 일정한 거리 차이가 발생하긴 하지만 계속 물고 가는 느낌으로 달려나가는 모습은 정말 의외였다.


부스트 게이지 상 피크 1.5바의 압력이 레드존을 넘어서도 유지되는 모습은 사실 엔진입장에서는 매우 가혹한 조건일 수 있다.


부스트 압은 일반적으로 5000rpm정도까지 피크가 유지된 후 일정한 패턴으로 떨어져 레드존에서는 피크 부스트 대비

50~70%정도의  부스트가 유지되는 것이 맞지만 시승차는 부스트가 좀처럼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메탄올을 분사해 실린더 내의 연소온도를 낮추는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점화의 지각없이 고부스트를 초고회전에서 유지하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명확한 효과는 힘이 꺼지지 않고 끝까지 정말 죽을 때까지 돈다는 느낌이다.


반면 연소실 온도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커 실제로 OBD데이터를 통해 본 배기 온도는 1000도를 너무 쉽게 넘어버리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900도 이상의 온도는 터보 제조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영역인 것이 분명하지만 그동안 경험했던 각종 독일제 터보 차들의 경우 1000도 이하인 경우 터보차져 자체의 내구성 저하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이보다 약 100도 이상의 온도에서 터보 차져와 각종 부품들의 내구성이 얼마나 될 지는 사실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힘들었다.


계기판을 통해 불러온 OBD정보 자체가 999도 이상을 디스플레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시점까지 온도가 상승하는지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도 어떤 온도대에서 연료의 분사량을 늘리거나 하는 액션으로 온도를 진압하는지 확인할 수 없었던 부분은 향후 정확한 온도를 파악할 수 있는 장비를 연결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R은 정말 잘 달리고 잘 서고, 코너에서의 전투력이 상당히 좋아 좀 무리다 싶은 코너로 차를 던져도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버려 길게 감기는 코너에서는 객기로 가속패달을 후려쳐보는 등의 과감한 시도도 하게 만들었고, 이런 극단적인 자극에도 차의 자세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 끈적거림을 보여주었다.


튜닝을 해가면서 타는 오너 입장에서는 기본 차대가 좋고 전체적인 하드웨어가 단단하다는 점으로 얻는 혜택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래서 독일차를 타는 것이고, 이 부분에서 독일차는 여전히 독보적인 위치에서 흔들림이 없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터보차들을 칩튜닝해서 가격대비 성능을 만족시키고 엔진에 걸려있던 답답한 봉인을 풀어 재미있게 타는 그런 영역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터빈을 바꾸고 여기에 맞는 새로운 세팅을 한 후 즐기는 영역에서의 만족감은 차가 가진 기본기에 철저히 지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 R은 검증된 하드웨어가 주는 자신감으로 높은 출력에 대한 여유로움이 주는 장점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차종이다.

기본형도 충분히 좋은 차이기는 하지만 역시 순정으로만 타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차종이다.


MK6 골프 R 시승은 MK7 골프 R에 대한 기대가 증폭되는 계기를 던져주었다.

아울러 수동변속기에 대한 존재가치가 여전히 상당함을 증명하는 그런 시승이기도 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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