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권 영주입니다.
한국에서 96년도 당시 포드 토러스와 경합을 벌여 당시 수입차 판매 1,2위를 다투던 크라이슬러 스트라투스의 형제차 시러스에 대한 시승기를 다룹니다.





스트라투스는 같은 내용의 차에 눈꼽만큼의 차이로 현지에선 시러스와 블릿즈 이렇게 3차종으로 구분되어서 판매된다.
시승차종은 6기통 2.5리터 175마력 사양에 4단 자동변속기이다.
일단 모양은 날렵하고 날씬한 것이 누구봐도 거부감이 없다는 점과 뒤트렁크 부근에 살짝 주름을 잡아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실내의 분위기는 전동시트를 제외하곤 그저그런 기본사양으로 치장되어 있고, 플래스틱은 그야말로 어디서 이런 싸구려 플라스틱을 구했는지 과히 신기하기만 하다.
시트의 어깨선이 너무 낮기 때문에 키가 큰 사람은 헤드레스트를 끝까지 잡아 뽑아야 머리에 닿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헤드레스트의 위치며, 시트 디자인이 인체공학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던 시절의 유물로 밖에 안 보이며, 운전자세 또한 제대로 안나온다.




한국에 수입되는 차는 안 그렇지만 북미에서 팔리는 미국세단의 뒷좌석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헤드레스트가 대부분 없고, 활처럼 둥글게 휘어 있어서 어설프게 눕는 자세를 형성하는데,  헤드레스트를 만들지 않아도 소나타 처럼 모양으로라도 머리 부분을 지지할 수 부분이 있어야함은 기본이다.
후방 추돌이 발생할 경우 뒷좌석 승차자의 목부분에 큰 충격을 피할 수 있는 아이템이 없다.
미국차 딜러에 차를 구경가면 항상 세일즈맨에게 왜 이런식으로 차를 만드는지 여러번 물어보면, 자기도 모른단다.
불편한 것을 파는이도 인정하는 대목일 것이다.
이번에 다루는 이 시러스는 곁에서 10개월 정도를 함께 했었던 차였다.
그간 시승했던 차종 중에서 이렇게 형편없는 차가 또 있을 까 했을 정도로 여러번 기절할만한 사건이 있었다.
작년 아는 후배가 이차를 구입할 당시 95년형 5만 7천 킬로밖에 주행하지 않은 무사고의 깨끗한 차였다.
모든 부속이 아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함에도 그간 약 만킬로를 주행하면서 수없이 많은 부속을 교체해야만 했다.
사소한 부속교환은 이해할 수 있다.
같은 차종이라도 차에 따라 부속의 수명이 다를 수 있으니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리를 뒤로하고 몇 개만 요약하면, 이정도 주행한 차가 10년은 기본으로 쓸 수 있는 스타트 모터가 나건 것을 비롯해서 가속패달 캐이블이 끊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현상을 경험해야했다.
이 대목은 정말 아찔한 순간으로서 풀 쓰로틀을 한후 가속패달이 튀어나오지 않은 말도 안되는 상황이었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는 엄청나게 계속 높아지고 브레이크 패달에 의지해선 차를 도저히 세울 방법이 없었다.
발 앞꿈치를 이용해 패달을 끄집어 내고 패달을 수차례 강타함으로 겨우 안전하게 차를 정지시킬 수 있었는데, 내려서 확인해 본 결과 여러 가는 철사가 엮어서 만들어진 가속패달의 케이블의 절만이 끊어져서 서로 엉켜있었고, 그로 인해 케이블이 지나가는 관에 이것들이 걸려서 패달이 리턴되지 않았던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맞이한 달갑지 않은 문제점으로 응급조치 후 가까스로 차를 시내로 가져왔지만 어처구니 없는 부속은 딜러에서도 일주일이나 걸려서 구해줄 수 있었다.
이밖에도 이렇게 고장이 잘나는 차는 난생 처음 보았을 정도로 정떨어지는 그런 차였다.
주행성능을 살펴보면 시러스가 사용하는 6기통 2.5리터 엔진은 회전이 상당히 거칠고 시끄럽지만 타메이커의 동일사양 엔진과 비교해 펀치가 좋은 엔진이다.
다른 메이커에서 만들어진 엔진에 비해서도 레스폰스가 좋고, 특히 저속에서 튕겨나가는 맛이 있다.
변속기는 록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엔진이 항상 고 rpm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데, 시프트 다운이 적극적이므로 주행이 순조롭다.




다만 D,3,L의 포지션을 가지는 체인지레버는 2단을 선택할 수 없다.
3에 위치시키면 2단과 3단을, L역시 1단과 2단을 커버해 2단만을 원할 땐 3단으로 변속하고 시속 60km/h이하로 떨어지길 기다려야한다.
중속코너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2단을 맘대로 사용하지 못해 영 아쉽다.
서스펜션을 논한다면 일단 스트로크가 크지 않으면서도 그런대로 괜찮은 승차감을 가지고 있지만 하부의 고무들이 영 헐겁다.
다리의 이음새를 지나갈 때마다 로우어 암이 덜컹이는 것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는 크라이슬러의 새차들에서도 느껴지는 대목으로 유난히 차량에 쓰이는 고무들의 기능이 약하다.
약간 애매한 사이즈로 인해서 비교할 차종이 마땅치 않지만 조정성능이 나쁘진 않다.
브레이크는 잘 듣지 않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패달에 가하는 힘과 전혀 비례하지 않게 작동하는 캘리퍼로 인해 정교한 브레이킹이 힘들고, 패달을 놓을 때 역시 상당히 끈적끈적하게 느껴진다.
세브링과 신형 인트레피드에선 많이 개선되었지만 이전 차종은 브레이크가 한심하다.
북미에서 소나타와도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이차의 가치를 논한다면 되팔 때 가치가 낮은 것에서 시작해 100번이면 100번 필자는 소나타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미국차 전체를 욕하고 싶은 생각은 절대 없다.
다만 몇몇 차종들은 그 정도를 지나쳐, 정말 아무렇게나 만들어지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자동차 시장을 상대로 평가를 하는 자동차 언론에선 홈그라운드의 어드밴테이지를 충분히 활용 약간씩 포장된 평가점수를 내놓기 일쑤이다.


시러스를 타면 기분이 나쁜 것은 품질이나 성능에 대한 불만이 아닌 만든이의 타는이에 대한 존경과 배려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데 있다.
그래도 시러스에 때론 감사한다. 이차로 인해서 얻은 실질적인 데이터와 자료는 양키들과 자동차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아주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북미인들에게 한국차가 좋다고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는 배짱을 얘기는 것이다.
그럼 이만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