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25is 5MT



안녕하세요 권 영주입니다.
근래에 꽤 많은 차를 시승했는데, 그중 95년형 2도어 쿠페형인 325is의 시승느낌을 소개합니다.





E46 신형 3시리즈가 등장한지 제법 지났고, E46 M3까지 북미 상륙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야 신형 3시리즈의 라인업이 갖춰진 듯 보인다.
신형 3시리즈를 다루는 잡지마다 빠지지 않고 하는 칭찬은 구형 E36에 대한 내용으로서 '완벽한 차가 더욱 완벽해졌다'이다.
E36는 정말 명차중에 명차로 손색이 없는 차종인 것은 수많은 매니어들의 증언과 데이터, 심지어 E46를 타는 오너 역시 핸들링에선 E36에 손을 들어줄 정도다.
오늘 우연히 눈에 띈 325is가 너무 예뻐보여 딜러에 들려 테스트 드라이브를 할 수 있었다.
318, 320i, 325i 323i, M3등 그간 3시리즈는 본의 아니게 참 자주 시승할 기회를 만났던 차종 중 하나였다.
이날 시승한 차종은 한국에선 보기 힘든 수동변속기 사양으로서 나를 고객으로 착각한 매니저는 고속도로 시승을 권했다




작년 봄 M3이후 참 오랜만에 앉아보는 3시리즈의 실내는 센터 패시아가 두툼해 상대적으로 다리를 벌일 수 없을 정도로 타이트 하지만 패달이 깊이 있기 때문에 운전자세가 상당히 안정감이 있다.
400mm는 되보이는 큼직한 스티어링 휠은 무게감이 있고, 짧게 솟은 체인지레버는 모양과 위치가 좋지만 스트로크는 그리 짧지 않다.
칼날 같이 솟구치는 rpm에 가늘게 쌔에엥~~~하는 사운드는 매니어를 3시리즈에 미치게하는 원천 중 하나일 것이다.
관리가 잘 된 325is는 생각보다 상태가 아주 좋았고, 고속도로에 올리자마자 2단부터 전력가속을 시도했다.
2단 100km/h, 3단 140km/h는 6500rpm에서 발휘된다.
엔진이 만드는 토크가 너무 플랫하고 안정감이 있기 때문에 큰 펀치로 끄는 힘은 아니지만 꾸준하고, 항상 대부분의 엔진이 취약한 부분인 5500-6500rpm사이에서도 상당히 시원스런 상승을 보인다.
4단 180km/h는 같은 차선 전방에 100km/h로 항속하는 차를 두고도 쉽게 오르락 내리락하는 영역이다.
가속력과 고속에서의 순간가속이 괜찮은 편이지만 나의 애마 골프 VR6와 비교하면 출력에 여전히 욕심이 생긴다.




어떤 후륜구동이든지 이론상으로 우수한 핸들링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저, 중속 코너가 연속으로 나오는 도로에서 과감하게 운전하기엔 전륜구동에 비해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전륜구동형 차량은 가속패달을 사용해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의 컨트롤이 상당히 쉽고, 뒤가 예상치 않게 흐른다고 해도 대처가 쉽다.
후륜구동의 경우 일단 코너에서 액셀링을 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고, 만만한 코너라고 쓰로틀을 과감하게 열고 들어가면 코너링 도중에 한쪽 후륜이 공전해 뒤가 흔들리는 현상도 쉽게 만나게 된다.
BMW도 예외는 아닌 것이 직각으로 꺽여지는 코너에 진입 초기에 가속패달을 밟으면 언더를 내다가 어느 순간 오버스티어로 변할 때 항상 카운터 스티어링을 할 준비를 해야한다.
강한 차체강성이 항상 뒷 서스펜션을 강하게 지지하기 때문에 후륜이 미끄러지다 그립을 잡는 순간에 차가 좌우로 요동치는 확률이 낮다.
다시 말해 뒤를 흘린 후 카운터스티어링 한후 다시 스티어링 휠을 제자리로 돌리는 포인트를 예측하기가 차종에 따라서는 상당히 힘든데, 3시리즈의 모션자체가 아주 순간적이거나 과격하지 않기 때문에 이 포인트를 비교적 쉽게 찾는다.
E36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는 이유일 것이다.




고속주행을 살펴보면, 차가 발휘하는 데이터적인 것들 말고 정말 묘한 느낌이 있다.
E36 3시리즈는 그야말로 고속도로에선 상당히 전투적이고, 운전자의 스티어링 동작에 지연없이 곧바로 반응한다.
180km/h를 넘어서면 무엇인가가 중력방향으로 차를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 정도로 도로와의 밀착력이 우수하고, 브레이크는 BMW를 시승할 때마다 박수를 치고 싶다.
일단 캘리퍼의 힘이 충분하다.
100km/h이하의 속도에서 아무리 우수한 제동거리를 보여도 200km/h에서 때리는 브레이킹은 차원이 다르다.
저, 중속에서 운전실력의 핸디캡으로 명성만큼의 성능을 끌어내지 못한 운전자라도 고속에선 훨씬 다루기 쉬워진다.
뒤가 전혀 흔들리지 않고, 무지한 운전자의 고속코너의 과격한 브레이킹에서도 그 어떤 차종보다 안정된 움직임을 보인다.




메르세데스 C클래스는 3시리즈의 영원한 주적이지만 방향을 약간 전환해 3시리즈와 성능경쟁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3.2리터 사양부턴 수동변속기를 아예 준비하지 않았다가 얼마전부터 3.2사양에도 수동변속기를 뒤늦게 준비하고 M3에 대항할 3.2수퍼차져 354마력 엔진을 선보이긴 했지만 F1에서 이미 얻고 있는 엔진에 대한 명성으로 인해 양산차 속도 경쟁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80년대 후반 90년대 초 E190 2.5에볼루션과 E30 M3가 경쟁하던 때가 그립다.
E36은 여전히 최고의 컴팩트 세단으로 오직 무겁고 뚱뚱해진 E46와 유일하게 경쟁하는 차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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