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테 XD 2.0

안녕하세요 권 영주입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승한 XD 아반테의 시승느낌을 소개합니다.





미국에서의 국산차의 위상은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유독 캐나다 오너들이 국산차에 대한 불신이 큰 것 같다.
아직까지 포니2를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차량을 오래 소유하는 그들의 습성상 구태의연하게 17,8년전 생산된 포니2의 품질을 운운하며, 아직까지 한국차를 신뢰하기 힘들다고 말할 땐 정말 답답하고, 나 스스로 너희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차종의 단점과 정확한 비교데이터를 제시하면서 대변하곤 하지만 한번 가진 선입견을 깨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아반테는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차종으로서 등장 당시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해 초기 조금 낯설었지만 세련된 디자인은 전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깔끔했었다.
신형 아반테는 여전히 북미에선 엘란트라라는 배지를 달고 나온다.
XG그랜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디자인은 아반테에 비해 풍채가 커지고 볼륨과 선을 강조한다.
국내엔 1.5와 2.0사양이 공존하지만 북미엔 2.0모델만 출시되었다.
티뷰론의 베타엔진과 형식이 같은 이 엔진도 96년도 티뷰론으로 데뷔할 당시에 비해 완성도가 많이 높아졌고, 현대가 엔진만들기에 나름대로 자신을 가진 듯 보인다.




오늘 시승한 차종은 자동변속기 사양에 기본 옵션을 장착한 모델로서 파워 윈도우 조차 없는 차종이었지만 차를 판단하는데 각종 장비들이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므로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일단 실내고가 높아져서 그런지 실내에 승차하면 몸으로 느끼는 시트의 크기와 실내공간이 상당히 넉넉하게 느껴진다.
현대는 실내공간을 넓게 만드는 재주가 남다른 메이커 중 하나일 정도로, 공간의 활용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각종 스위치의 터치가 많이 부드러워졌고, 이러한 사소한 것이 차의 품질을 좌우하는 내용이므로 고급차종이 아닐지라도 메이커에서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부분일 것이다.
항상 공조장치가 오디오 위에 위치했던 과거의 현대차와 비교해 오디오가 위에 위치하게 바뀐 것은 공조장치의 사용빈도에 비해 오디오의 사용빈도가 높기 때문에 주행시 조작의 안정성을 고려한 처사로 판단된다.
주행성능은 국내사정을 고려한다면 넉넉한 힘을 가졌다고 간주해도 좋지만 북미의 경쟁차종과 비교할 때 그리 넉넉한 파워트레인은 아닌 편이다.
어느정도 차를 가볍게 몰아붙일 수 있는 구동력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 변속기의 성능이 맘에 든다.
어차피 자동변속기에서 엔진의 힘을 상당히 빼앗기 때문에 엔진의 성능이 그대로인 경우에라도 변속기의 성능이 차의 성능을 가늠하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변속기의 가장 큰 장점은 항속을 재빠르게 판단해 클러치 록업이 된다는 것이다.
4단으로 주행중 쓰로틀 개도가 적어지면 곧바로 클러치가 결합되기 때문에 차는 순간적으로 약간 무거워지는 듯하지만 가속패달에 조금만 힘을 주면 곧바로 해제된다.
기존 아반테에 사용하던 변속기의 패턴이 아닌 EF소나타, XG그랜져의 로직을 사용하는데, 이전모델과 비교해 가속패달의 반응이 훨씬 빠르고, 시프트 다운이 적극적으로 되기 때문에 엔진 힘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하부에서 들려오는 소음의 억제수준도 이제 준중형으로 보기엔 상당히 고급화 된 것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차의 덩치가 커져서인지, 코너에선 아반테보다 몸놀림이 가볍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XD는 아반테가 너무 과감한 디자인으로인해 중장년층을 커버하지 못한 것에 대응방법으로 디자인을 흡수할 수 있는 연령층을 보다 폭넓게 잡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차의 출고당시의 품질은 크게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깔끔해졌고, 실내 디자인이 충분히 세련되었다.
북미에서 경쟁하는 마쓰다 프로티지, 도요다 터셀, 혼다 시빅등과 비교해보면 너무 무덤덤한 것이 약점일 수 있을 것이다.
주행성능 또한 이들에게 강하게 어필하지 못하고, 고성능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선 스페셜 에디션 등과 같은 조금 차별된 라인이 추가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XD아반테는 현재 국내에선 위협적인 경쟁상대와의 경쟁이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이제 국내시장만을 위한 차종으로서가 아닌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차종으로 뻗어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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