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00rpm를 돌릴 수 있는 경량 4기통 1.8리터 엔진은 그야말로 젊은이들에겐 매혹적인 엔진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시승한 195마력의 99년형 인테그라 type-R은 테크니컬 턴이 많은 서킷에서 거의 3배의 배기량을 가진 260마력의 8기통 4.6 머스탱을 앞지르는 뛰어난 핸들링을 주무기로 일본과 북미에서는 공식적인 투어링카 레이스뿐 아닌 비공식적으로 도로에서 벌어지는 불법경주에서 조차 활약이 대단한 차종이다.




투어링카 레이스에 어울리는 아주 날씬하고 1162kg의 가벼운 몸무게에 가벼운 엔진은 전륜구동의 핸디캡인 전후 무게배분에서 전륜에 걸리는 무게부담이 줄어듦으로 인해 스티어링 레스폰스를 높인다.




가벼운 몸무게를 위해 에어컨(옵션), 뒷유리 와이퍼, 크루즈 컨트롤 등이 생략되어 있으며, type-R에 사용되는 VTEC(Variable valve Timing and Electronic lift Control)엔진은 일본에서 정성껏 수제작을 통해 만들어지는 엔진으로서 인테그라 GS-R 모델에 올라가는 1.8리터 일반 VTEC엔진에 비해 압축비가 10.6:1로 더 높고, 출력 역시 25마력이 높은 195마력을 8000rpm에서 만든다.




시승차는 혼다의 튜닝파트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Spoon사의 헤드와 밸브 스프링, 배기 매니폴드에 APEX ECU와 점화시기와 연료분사량을 컨트롤할 수 있는 컨트롤러로 중무장한데다가 일본에서 바디파트를 공수해 일본내수사양의 프론트 룩으로 성형수술한 차종이었다.




참고로 북미사양의 인테그라는 원형 트윈헤드램프를 가지고 있다.
시승차는 약간은 요란한 익스테리어이지만 북미에서 보기 힘든 내수사양의 프론트 마스크는 혼다차종에 미쳐있는 젊은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할 정도로 차별화되어 있다.




APEX ECU와 컨트롤로에 의해 연료량과 점화등이 전문튜너에 의해 서킷사양으로 공연비(Air Fuel ratio)가 진하게 세팅되어 있다.




실내에 들어가 레카로 버킷시트에 몸을 맡기고 시승을 위한 장소로 이동하면서 첫 인상은 8000rpm 이상을 사용하는 엔진치고 저속토크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작년에 시승했던 공회전 부근의 토크가 아주 약했던 혼다 S2000보다 출발시 클러치 미트가 오히려 쉬울 정도로 실용영역에 만족할 수 있었던 것은 가벼운 몸무게와 높은 기어비가 큰 역할을 한다.




길이 뚫리자 2단에서 1단으로 다운시프트를 하며 튀어나갈 때 흡, 배기 밸브 리프트가 최대점이 되는 5700rpm을 기준으로 엔진의 음색이 달라지면서 가볍게 펀치를 느낄 수 있고 어느단수에서나 이 영역을 지나면서 달라지는 음색을 경험할 수 있다.




일반적인 엔진이 토크가 한참하강하고 있는 영역인 5700rpm에서도 아직 3000rpm 가까이를 더 돌릴 수 있을만큼 유연하다.




머플러가 튜닝된 경우 5700rpm을 지나면서 달라지는 배기음색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운전자는 흥분하게 된다.




초고회전 엔진인만큼 자연스럽게 기어비가 높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최대절대토크가 크지 않은 엔진의 너무 밋밋한 회전상승을 충분히 커버한다.




연료가 차단되는 8500rpm까지 정말 끈질기게 상승하고, rpm게이지가 8000rpm을 지날 때 느껴지는 희열은 이 엔진이 일반 NA엔진과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NA엔진으로 리터당 100마력 이상의 힘을 만드는데 공헌한 VTEC 매커니즘은 저속과 고속에서 흡배기 밸브의 개폐량의 차이를 두어 회전영역을 넓히는 임무를 가진다.




type-R엔진의 경우 2500rpm이하에선 흡,배기 밸브 하나씩만 작동하다가 이 영역을 지나면서 나머지 흡기밸브와 배기밸브가 함께 작동하며, 5700rpm부터 흡,배기 밸브의 열림량이 최대가 된다.




흡배기 튜닝이되어 있는 type-R의 엔진음색은 그야말로 상당히 전투적으로 들릴만큼 약간 거칠지만 고회전에선 체조선수같은 유연함과 밸런스를 느낄 수 있다.




각단 8400rpm을 기준으로 1단 60km/h를 조금 넘으며, 2단 96km/h, 3단 140km/h, 4단은 190km/h를 마크한다.




제원상 0-100km/h는 6.5초 0-400m 14.7초, 그리고 최고속도는 5단 8000rpm에서 225km/h를 마크한다.
회전한도가 높지만 높은 기어비로 인해 각단의 최고속은 일반차량에 비해 높지 않다.
6500rpm정도를 돌릴 수 있는 엔진을 기준으로 평상시 운전하는 rpm이 항상 2000rpm이상을 상회하기 때문에 일반엔진으로 돌리는 5000rpm과 type-R엔진의 5000rpm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레드존이 시작되는 8400rpm을 기준으로 변속하면, 늘 다음단은 VTEC이 이미 작동한 이후인 6000rpm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type-R을 위해 순정으로 장착되어 나오는 오일쿨러는 고회전 사용시간 증대로 인한 연소실의 온도상승을 방지하고 서킷에서 스포츠주행을 가끔 하는 type-R의 오너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구지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한다.




9000rpm을 발휘하는 혼다 S2000에도 순정 오일쿨러가 장착되어 있지만 이런류의 엔진에겐 오일쿨러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일온도가 125도 이상에 도달하면 엔진내의 고무제품의 내구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130도에 도달하면 엔진오일의 점도 역시 급속도로 떨어지게 된다.




엔진오일이 한번 어느 특정 온도에 도달하면 온도가 내려가도 오일은 제기능을 못한다고 봐도 될 정도로 오일온도는 엔진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오일온도의 상승은 냉각수 온도 상승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튜닝된 차종에는 오일온도 게이지를 장착해 슬로우 다운할 수 있는 포인트를 운전자가 능동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어야 엔진을 보호할 수 있다.




시승차에는 RGM스프링에 순정 쇽 업소버가 장착된 상태였다.
시승구간이었던 사이프러스 마운틴을 오르내리며 느낄 수 있었던 감각은 전륜구동형 특유의 특성인 차의 앞머리부분의 무게를 덜 느낀다는 것이다.




파워트레인이 전륜에 몰려있는 형태는 무게배분을 아무리 잘 맞추어도 전륜의 무게가 후륜에 비해 훨씬 무겁기 때문에 앞머리의 움직임이 후륜구동형에 비해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인테그라는 무게중심을 낮추기 위해 엔진을 최대한 뒤로 그리고 낮게 배치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코너에서의 인테그라는 복싱의 경량급 선수의 움직임처럼 날쌔고, 코너를 재빠르게 탈출한다.
순정으로 장착되어 있는 LSD(Limited Slip Differential)의 도움으로 급한 코너를 탈출하면서 가속패달을 깊이 밟아도 안쪽 구동륜의 휠스핀이 적고, 결과적으로 지지하는쪽 앞바퀴에 견인력이 추가되어 탈출속도를 높인다.




가벼운 몸놀림은 좌우 정신없이 계속되는 S자 코너에서 아주 경쾌한 몸놀림을 보여주고, 코너에서 바운스를 하지 않는 조건에선 튜닝으로 200마력을 약간 상회하는 현재 출력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실력이 대단하다.




인테그라를 시승하면서 느낄 수 있었던것은, 진화를 거듭하면서 높아지는 완성도에 혼다 동료차종의 활약에 힘입어 아주 구매가치가 높은 차종하나가 창조해내는 소비의 창출이 얼마나 큰지에 대한 것이었다.




북미의 젊은이들은 인테그라라면 사죽을 못쓴다.
인테그라를 구입할 여유가 없는 이들의 상당수는 혼다 시빅을 구입할 정도로 튜닝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혼다'라는 메이커는 과거 미국의 젊은이들에게 콜벳이나 머스탱 이상의 존재가치를 가지고 있다.
type-R은 리터당 108마력을 만드는 고효율의 엔진에 모터스포츠를 통해 얻은 노하우로 쥐어 짜듯 만들어낸 출력을 오랜시간 사용자가 만족하며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류의 차를 구매하는 계층이 대개 젊은 세대이고, 운전을 거칠게하는 것을 감안하고라도 혼다 엔진의 내구성은 상당히 높이 평가할 만 하다.




4기통이 주류를 이루는 국내시장에 잘 만들어진 2리터 이하의 엔진과 2도어 스포츠 쿠페는 메이커의 위상을 몇단계 높이고도 남을만큼 위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판매량을 떠나서 우리의 티뷰론, 투스카니 사이즈의 스포츠 쿠페는 메이커를 선전하는 대표자 역할로서 무시못할 존재인 것이다.




더 나아가 넓은 의미의 세계의 모터스포츠를 바라본다면 소비자의 관심을 끌 이기는 차를 만들어야할 책임의 절반이상은 만드는이의 몫인 셈이다.  





오너:George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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