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가게에서 자동차로 두부 배달을 하는 타꾸미는 일본 아키나 마운틴의 와인딩로드를 매일 넘나들며, 드라이빙 테크닉을 익힌다.




유명한 로드 레이서였던 아버지가 전수한 고급운전기술 덕분에 주변에선 그를 당할자가 없었다.
항상 새벽에 배달을 나가기 전 아버지가 타꾸미에게 전해주는 건 70% 물로 채워진 물잔...




빨리 달리려면 부드러워야한다는 운전의 진리를 알려주기 위해 건네준 물잔에 덧붙인 한마디는"이 물잔이 넘치지 않으면 두부 역시 무사할 것이다"였다.




아키나 마운틴에서 주변의 경쟁자들과 숨막히는 다운 힐 배틀에서 승자는 언제나 다꾸미였고, 타지역에 있는 날고 긴다는 경쟁자들이 고성능차를 타고 타꾸미에게 다운 힐 레이스를 제안한다. 내리막에서 달리는 레이스이기 때문에 강력한 엔진보단 핸들링과 밸런스, 그리고 무엇보다 운전자의 운전실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바로 만화 Initial D의 스토리를 짧게나마 소개해보았다.
실제로 공로에서 있을법한 내용을 소재로 다뤄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명장면의 연출과 함께 작가가 캐릭터들의 대화중에 드라이빙 테크닉이나 자동차에 대한 배경설명등을 자세하게 삽입해 사실감을 높였다.




이 주인공이 만화에서 RX-7, Skyline, Lancer등을 물리칠 때 사용했던 차가 바로 북미에서 코롤라 GT-S라 불리는, 그리고 일본에서 AE86라는 코드네임의 Trueno라 불리는 차종이다.




Initial D는 아시아는 물론이고, 북미에서도 카마니어들에게 인기를 끈 내용의 완성도가 높은 만화이며, 이 만화를 계기로 일본과 대만에서 85, 86년식 코롤라 GT-S의 중고차 가격이 껑충뛰었을 정도로 큰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1600cc 트윈캠 엔진은 도요타 최초의 양산 트윈 캠 엔진으로서 AE86는 후륜구동을 베이스로 한다.
이번에 시승한 특별한 GT-S는 밴쿠버 주변 모터쇼에 여러번 전시되었으며, 만화의 주인공이 타는 애마를 재현해놓은 차종으로서 북미에서 접할 수 있는 가장 상태좋은 AE86였다.




이미 AE86 동호회활동을 하고 있는 대만에서 온 Alfred는 1년 6개월전 구입한 85년식 AE86를 복원하는데 1년 넘는 기간동안 공을 들였다.




이 친구도 Initial D에 빠져들어 15년된 코롤라 GT-S를 중고로 구입하게 되었고, 당시 바디샾에서 근무했던터라 틈나는대로 바디작업과 도색작업으로 차를 원상으로 복원할 수 있었다.




필자는 차의 구입 직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차가 변화하는 과정을 옆에서 봐왔고 작년 우연찮은 기회에 시승한 이후 '빠른차만이 반드시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드림카를 꿈꿀 땐 자동차 전문지나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사진속의 수퍼카를 연상하지만 현실속에서 작은 예산으로 얼마든지 드림카를 소유할 수 있고, 멋진 카라이프를 즐길 수 있음을 이 코롤라 GT-S가 복원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봄으로서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이차가 재미있을 수 있는 조건은 작은 배기량의 고회전 엔진은 숏기어 타입의 변속기와 아주 잘 매치된다는 점, 그리고 960kg의 아주 가벼운 차체의 후륜구동은 각종 실험정신으로 운전을 배우기에 위험부담이 적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이미 20만 킬로가 훌쩍 넘은 엔진에 퍼포먼스 튜닝보단 엔진이 원래 가진 힘을 끌어낼 수 있는쪽의 튜닝이 훨씬 안정적일 수 있겠다.




실내분위기는 확실히 세월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크게 언급할 부분이 없지만 달리고 돌고 설 수 있는 자동차 기본의 기능에 충실하고 이 3박자 속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그깟 전자 장비들이 차를 판단하는데 크게 좌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착된 레이스용 버킷시트는 5점식 벨트의 장착이 가능하며, 타고 내리기 불편하지만 일단 앉으면 스포츠 드라이빙시 그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시동을 걸면 뒤에서 다가오는 배기음은 분명 4기통만이 만들 수 있는 굵은 저음이었다.
숏 시프트 킷을 장착한 체인지레버는 약간의 메탈릭한 잡음과 진동을 만들지만 톱니바퀴의 치합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스포티하다.




1단에 클릭하듯 집어 넣고 가속을 하면, 다음단으로 변속하기 바쁜 것은 차가 빨라서라기 보단 상당히 촘촘한 기어비 때문이다.




7500rpm부터 레드존이 새겨져 있지만 이차의 경우 최고출력을 만드는 6600rpm을 지나면 출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최대가속을 위해서는 레드존보다 약간 이른 시점에서 변속을 해주는 것이 가속이 효율적이다.




낮은 배기량의 엔진, 즉 작은 피스톤을 사용하는 엔진이 고속에서 연소효율이 떨어지는 포인트가 지연되긴 하지만 절대 토크가 크지 않기 때문에 그저 밋밋한 느낌만을 주는 그런 대목이기도 하다.




일본 내수형은 130마력을 만들지만 북미사양은 115마력으로 데뷔했다.
요즘 신형차들의 출력경쟁과 비교하면 이차로 속도를 즐기고 싶은 욕구가 솟아나진 않지만최신형 1.8리터 125마력사양 신형 코롤라의 아무런 특징없는 운전보단 훨씬 재미있다.




약간 거친 엔진이지만 회전이 시원시원해서 5000rpm정도에서 변속을 하며 무리없이 주행할 때 기대보다 경쾌하고, 요즘기준으로 느린차에 속하지만 알맞은 크기의 배기음과 엔진의 기계음이 적당히 조화되어 스포티함을 느끼게 해준다.




종감속비를 바꿔 안그래도 높은 기어비가 약간 더 높아졌다.
2단 7000rpm에서 80km/h, 3단 7000rpm에 120km/h를 발휘하며, 5단 100km/h는 3500rpm에서 발휘한다.




엔진이 돌 때 각파트들이 작동하는 것을 운전자가 몸과 귀로 체험할 수 있다고나 할까?
그간 많은 차를 시승해 보았지만 출력대비로 이렇게 재미있는 차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미 튜닝으로 단단하게 조여진 서스펜션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게 14인치 185/60.14사이즈의 타이어를 가지고 있고, 마모가 많이 되어서 타이어 그립이 부족했다.




만화에서 멋진 드리프트로 다운힐을 내려오는 모습을 재현하는 것은 AE86오너로서 꿈이자 이상이기 때문에 그립이 부족한 타이어는 그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나보다.




거의 투어링 레이스카 수준의 단단함을 보이는 시승차는 코너를 꺽으면 뒤가 못날라가서 안달인 듯 가속패달을 밟은 오른발에 살짝 힘을 풀면 기다렸다는 듯 뒤가 흘러 버린다.




뒤를 흐르게하는 속도 영역대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카운터 스티어링할 준비만 하고 있으면 쉽게 대비할 수 있고, 장착된 기계식 LSD(Limited Slip Differntial)덕분에 뒤가 흐를 때 가속패달을 차분히 밟아주면 후륜의 좌우 두바퀴 모두 견인을 시작하며 하중이 부족한 후륜에 하중을 가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자세를 잡는다.




보는이의 탄성을 자아내는 드리프트주법의 주행방법으론 실제로 그립주행보다 빨리 달릴 수 없다.
타이어와 노면이 미끄러지면서 생기는 마찰은 차의 속도를 줄이기 때문이다.




랠리에선 노면의 마찰력이 극도로 낮은 주행조건이므로 타이어가 미끄러질 때 에너지의 손실이 적고, 언더스티어를 피해야하는 랠리의 특성상 후륜의 슬라이드로 방향을 변환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비포장 랠리를 제외하곤 드리프트 주법은 온로드 레이스에선 사용하지 않는다.




온로드 레이스 중에 테일이 살짝 흘러 카운터 스티어하는 장면을 가끔 볼 수 있지만 이는 코너에서 한계속도를 맞이하다보면 아주 짧은 순간 오버스티어를 경험할 수 있고, 운전자가 순간적으로 이를 만회하기 위한 동작인 경우와 코너에 진입해서 이상적인 속도보다 빨라 언더스티어를 모면하기 위해 가속패달의 힘을 줄이면서 전륜으로 하중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격한 오버스티어를 커버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후륜구동인 경우 코너탈출시 스티어링을 원상복귀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액셀링에 의한 후륜의 슬라이드인 경우로서 탈출속도를 줄이기 때문에 그리 반갑지 않은 순간이다.




만화에서처럼 코너초입부터 드리프트를 걸며 코너를 빠져나오는 장면은 실제 온로드 레이스에선 볼 수 없는 장면이다.




AE86는 일본에서 제작된 테스트 드라이브나 드리프트 컨테스트등에 상당히 많이 소개되는 차종이다.
제대로 세팅된 AE86은 테크니컬 턴이 많은 짧은 서킷에서 페라리를 꺽는 명장면도 연출한다.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질만큼 시간이 흘렀지만 청소년들이 즐겨 읽는 만화를 통해 AE86는 새로운 컨셉으로 부활할 기회를 되찾았고, 당대보다 오히려 더 폭넓은 마니어층을 형성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항상 최신형 고성능차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구형 밀어내기식 신형의 등장이 화제가 되었던 것과 비교해 다양한 형태로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차원에서 신선하고 재미있는 차종이었다.





owner: Alfred
1985 AE 86 Corolla GT-S
Production date: 1984 October
Final drive 4.556
TODA lightweight flywheel (4.0kg)
Cusco LSD 1 way
Cusco Rear Tower bar
Port and polish intake and exhaust
68.5 Thermostat
Tokico HTS damper ( 45 clicks Rebound adjust )
Kg/MM racing spring ( F: 9kg/mm R: 6 kg/mm )
Adjustable Lateral Bar
Front tower bar ( Unknown brand )
Black Racing wheels 14inches
Tyres  Bridgestone
"Tein" Suspension Upper mount
Lower Chamber plate -2.5 degree (Unknown brand)
TRD Short shifter
Momo racing seat (model: Rookie)
Momo steering wheel ( Benetton F-1 limited edition )
APP brake line ( stainless steel with TEFLON )
Hawk brake pad ( street hi-performance )
Wheel spacer adaptor ( F: + 20mm R: +2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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