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tta 1.9 TDi

북미에서 디젤차량의 인기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7,8년전과 비교해 북미역시 기름값이 두배정도 띈상황에서, 구미에 당기는 디젤엔진을 그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어졌다.
폴크스바겐은 북미의 디젤승용차 시장이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메이커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종은 제타 1.9리터 터보디젤 사양으로 90마력을 3750rpm에서 발휘한다.
디젤의 장점은 저속토크가 크고 연비가 좋다는 점이다.
토크가 크기 때문에 변속기의 기어비를 낮게 세팅할 수 있어, 회전이 짧은 핸디캡을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고, 효율이 좋아 연비도 가솔린엔진보다 뛰어나다.
이 차량은 스펙상으론 고속도로에서 리터당 20킬로를 약간 상회하는 주행능력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밴쿠버 시내주행시 리터당 12km이상을 주행할 수 있었다.
낮은 연료비를 감안한다면 연료비의 절약폭이 크다.




작은 터보는 1500rpm에서부터 부스트가 상승해 4000rpm까지 회전의 기복없이 돌아주고, 디젤엔진의 약간 쿵쾅거리는 소음이 들리지만 회전진동억제는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약간 아쉬운 부분은 공회전시 느껴지는 진동인데, 압축비가 높은 디젤엔진의 특성상 1000rpm이하의 저rpm에서 발생하는 진동의 억제가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
90마력을 보이지만 가솔린 2리터 115마력사양보다 시내주행에선 보다 경쾌하고, 특히 오르막길에서 큰 토크덕을 많이 본다.
그렇다고 고속도로에서 주행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160km/h는 부담없이 오르내릴 수 있으며, 140km/h로 순항하면서도 회전이 짧은 엔진의 핸디캡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참고로 4단 100km/h 정속은 2200rpm을 마크한다.
예전에 수동변속기 사양 시승때 느낀 점이기도 하지만 rpm을 높게 사용하지 못하는 특성상 다운시프트에 의한 급가속시 재미가 덜하기 때문에 시승차의 자동변속기는 오히려 디젤엔진과 잘 매치되어 운전이 수월했다.




재미로 BMW 525i와 스탠딩스타트에서 대결을 해보았다.
가속패달을 때리는 동시에 제타가 차량 1/3정도 앞서나가는 것이 느껴지고 제타가 2단으로 변속되는 시점에, BMW는 아직 남아있는 회전의 여분으로 견인이 가능하기에 여기서 거리가 벌어진다. 180마력의 525i도 TDi가 돌지 못하는 높은 회전에 오르기 전까진 따돌리는 것이 힘들었다.
90마력이 3750rpm에서 발휘되는 이 디젤엔진은 180마력을 두배의 회전수인 7500rpm에서 발휘되는 가솔린엔진과 3750rpm까지의 출력은 비슷하며, 토크는 디젤이 훨씬 높다.
즉 4000rpm이하로 주행할 경우 180마력 정도의 출력을 7500rpm에서 발휘하는 가솔린엔진의 주행성능이 비슷하다는 이야기이다.
때문에 최고출력을 이야기할 때는 산출되는 rpm이 회전과 비례해 출력이 증가하는 엔진의 특성상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골프의 언더바디를 사용하는 제타는 근본적으로 골프와 주행성능이 같다.
물론 무거운 무게와 긴 오버행을 고려하면 구조적으로 골프에 비해 불리하지만 핸들링이 상당히 안정적이고, 특히 후륜의 전륜추종이 믿음직스럽다.
언더스티어를 보이는 특성은 특히 빗길에서 과감한 주행시 밸런스가 쉽게 깨지지 않는 큰 장점이 있다.
너무 일관적인 언더스티어는 운전의 재미를 떨어트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제타는 여기에 해당이 안된다. 이유는 코너의 진입속도가 높기 때문이다.




4세대로 진화하면서 브레이크의 답력이 3세대보다 좋아졌다. 가볍게 밟히고, 제동력이 좋아진 느낌을 강하게 받지만 아쉬운 점을 구지 언급하라면, 패달의 반발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패달을 밟았다가 살짝 놓고 싶을 때 끈적끈적거리는 느낌이 약간 거슬린다.
밟는 힘조절은 어렵지 않지만 패달을 놓는 힘조절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브레이킹 테크닉을 이야기할 땐 밟는 테크닉 못지 않게 놓는 테크닉 역시 중요하다.
패달을 놓는 과정속에서 타이어가 잠기는 것에 저항할 수 있고, 강력한 제동 후 정교한 컨트롤은 패달을 푸는 과정속에서 운전자마다 큰 차이가 난다.




4세대 제타는 3세대와 비교해 디자인의 계승이 없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품질의 향상과 실내의 질감이 아주 높아졌다.
제타에 탑재된 효율이 높은 터보디젤엔진은 폴크스바겐에서 오랜동안 만들어 왔던 엔진이라 내구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내의 실정을 감안한다면 이 차를 무한정 한국에 공급하고 싶은 심정이 간절할만큼 매달 차계부를 쓰면서 행복해 할 수 있는 그런 차종이었다.
-testkwon-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