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5 4.4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SUV(Sports Utility Vehicle)바람이 불면서 다양한 차종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어느정도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미국 GM과 포드는 렉서스를 선두로 한 일본 완성차 메이커는 물론이고, 벤츠와 BMW 그리고 포르쉐까지 뛰어들 준비가 끝난 이 시장에서 결코 유리한 위치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부동의 최고의 오프로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레인지로버 역시 메르세데스 벤츠 ML과 BMW X5, 그리고 렉서스로 인해 상당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예전에 G바겐이라고 하는 오프로더를 만들었던 경험이 있었던것과 비교해 BMW의 경우 처음으로 SUV를 선보이게 되었다.
5시리즈의 언더바디를 빌려왔으며, 시승차에 얹혀진 8기통 4.4리터 엔진은 540i와 740i에 탑재되는 그것과 같은 엔진이다.




이번에 시승했던 X5는 오너의 각별한 관리하에 BMW의 애프터마켓 튜닝 용품을 만드는 MVR 바디킷과 머플러 그리고 Hamman 20인치 휠을 장착하고 있었다.
MVR이라는 브랜드가 북미에 소개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로서 이번에 시승한 X5는 북미에서 최초로 MVR바디킷을 장착한 X5이기도 하다.
BMW의 디자인을 보고 있노라면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을 눈치채기 힘들게 할만큼 디자인의 생명력이 길고, 특히 데뷔한지 5년이 지난 5시리즈는 여전히 신선하고 매력적이다.
X5 역시 타겟은 분명 벤츠 ML과 레인지로버인만큼 카리스마에서 절대로 밀려선 안된다는 남다른 각오같은 것이 외모에서 강하게 풍긴다.
시승차는 호화롭고 고급스런 실내에 오너의 취향에 맞게 세팅된 오디오, VCD, 네비게이션, DVD플레이어 거기에 어린이들이 놀 수 있도록 플레이스테이션까지 장착하고 있었다.
오디오는 가벼운 경음악과 영화에 초점이 맞춰져 세팅되어 있기 때문에 록이나 매탈과 같이 강한 비트의 음악보단 머라이어 캐리와 같은 종류의 음악에 초점이 맞춰져 세팅되어 있었다.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를 통해 도로정보를 전달하는 알파인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전혀 기계에서 나오는 목소리같지 않고 상당히 자연스러우며, 우회전과 죄회전의 안내는 물론 차선의 선택까지 안내 해주는 세심함으로 인해 특히 편도 8차선 이상의 넓은 고속도로에서 갑작스레 나타난 출구를 놓치는 일이 없게 돕는다.




독일차의 가죽시트는 고급성은 말할 것도 없고, 내구성이 좋다는 점이 맘에 든다.
오래되면 갈라지고, 탄력을 잃는 것이 가죽시트의 단점이라면, 독일차의 그것은 내구성에서 경쟁상대가 없다하겠다.
메탈그레인으로 둘러싸인 실내는 약간 차가운 듯한 느낌이 우드그레인과 차별되는 내용일 것이다.
계기판의 스타일은 여느 BMW와 같으며, 수동겸용 자동변속기의 체인지레버 역시 모양이 친숙하다.
양쪽으로 뻗은 MVR 배기 시스템은 Hamman 스포츠의 것과 비교해 저음이 강하고, 아메리칸 V8의 바로 그 낮고 굵은 사운드를 연출시킨다.
실내에서 들을 수 있는 이 아름다운 배기음은 6기통이나 12기통에서 들을 수 없는 V8만의 사운드로서 그간 감춰두었던 엔진에서 직접 만드는 원음을 그대로 재생시킨다.
실내에서 듣는 마일드한 배기음은 차의 성격을 고려하면 그냥 은은하지만 외부에서 들리는 음색은 그보다 강하게 들린다.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은 이제 더 이상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특이한 장비가 아니며, 요즘의 SUV는 아예 제작될 때부터 온로드를 고려해서 만들어진다.
탑재된 현재의 V8엔진은 94년 V8 3리터와 4리터가 등장될 때 제작된 엔진으로서 4리터 엔진은 96년 4.4리터로 개량되면서 740i에 탑재되게 되었다.
종전의 4리터 엔진은 완성도가 높은 엔진이지만 고회전에서 강한반면 저, 중속 펀치가 기대보다 약한 엔진이었다.
개량된 4.4리터 엔진은 정말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실용역역 토크는 물론이고 내구성에서 이미 정평이 나있다.




5단 자동변속기의 D레인지에 위치시키며 시승이 시작된다.
전통의 길게 세워져 있는 가속패달은 답력이 강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발을 세워서 패달의 상단부분을 다루는 것이 예민하게 조작하는 것을 돕는다.
독일차는 최고출력에 관계없이 차가 운전자에게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282마력을 생산하는 4.4리터 V8엔진이지만 미국차의 V8에서처럼 껑충껑충거리는 초기 액셀 반응은 느끼기 힘들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생각보다 스트로크가 길지 않아 결코 출렁거리지 않으며, 승차감이나 소음의 유입정도를 언급하자면 분명 X5는 오프로더이기 이전에 고급차임에 틀림없다.
295/40.20ZR 던롭 SP9000타이어의 로드 홀딩에 적응하는 서스펜션에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타이어의 그립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차는 코너에서 슬립앵글이 작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롤이 심해지기 마련인데, 이런 인치업을 감안하더라도 순정상태 X5의 코너에서의 평형성은 SUV군에서 최고수준으로 생각된다.
0-100km/h 8초를 보일 정도로 헤비급이지만 민첩하고, 고속에서 차를 다루는 재미가 SUV로서의 한계를 느끼지 못하게 한다.
일단 손쉽게 180km/h를 점령하고, 스티어링 휠의 반응속도는 속도가 높아질수록 빨라진다.
차의 지상고를 고려한다면 극도로 낮은 무게중심을 느낄 수 있으며, 제동 평형성은 BMW 전차종에 걸쳐 정평이 나있는 대목이다.
스테빌리티 컨트롤의 일종인 DSC장비는 액튜에이터가 각 바퀴의 브레이크를 운전자의 패달 조작없이도 작동시켜, 코너에서 미끄러지는 모션을 억제한다.
이 장비를 시험하기 위해 택한 와인딩로드에서의 느낌은 극한상황에서 운전자의 스티어링 휠 조작을 최소화시킨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운전자는 아주 작은 범위내에서 가속패달과 스티어링휠을 이용해 수정을 감각에 의존해 하게 되는데, DSC는 운전자의 이러한 수고를 크게 덜어주었다.
기존의 SUV차종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었던 코너에서 가속패달을 갑자기 놓으면서 발생하는 off throttle oversteer 즉 턱인현상 역시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X5를 현재 최고의 럭셔리 오프로더로 인식되어져 있는 레인지로버와 비교해 본다면 오프로드에서의 강인함은 레인지로버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근본적으로 5시리즈의 언더바디를 사용하는 X5의 특성상 험로에서 경험하게 되는 큰 충격에 대한 저항력이 강철 프레임을 가진 레인지로버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거 디스커버리를 이용해 1m 50cm이상 점프를 시도한 경험이 있어서 필자는 랜드로버에서 만들어진 오프로더의 하부가 얼마나 강하게 만들어져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5%미만의 오프로드 주행에 대한 만족도에서 오프로더 본질에 대한 것에 한치의 양보가 있었다면 온로드 주행성능을 포함한 차량의 기계적인 완성도에선 X5가 압도적인 차이로 앞선다.
항상 레인지로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있던 온로드 주행성능은 여전히 실망스럽고, 직진안정성과 코너에서의 평형성에 강도 높은 보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BMW와 메르세데스가 오프로더에 뛰어들기 이전까지만 해도 레인지로버에 감히 도전할 만한 오프로더가 존재하지 않았다. 오프로더는 많았지만 레인지로버에 대항할 만큼의 브랜드 파워를 가진 차종이 없었다는 얘기이다.
X5는 BMW뱃지를 달았다는 이유만으로도 레인지로버에 대항할 만한 자격이 충분할만큼 카리스마에 절대 밀리지 않을 뿐 아니라 아우토반에서 배운 고속주행에 대한 실전 데이터를 플러스 알파로 얻었다.
역사와 전통 역시 무시되어져선 안되지만 최고의 오프로더의 타이틀을 레인지로버가 더 이상 보유하긴 좀 힘들어 보인다.



   2001 BMW X5
   Jet black
   4.4 liter  282 h/p
   0-60 mph in 8 sec.
   Exterior:  MVR wide fenders
                   MVR chrome bars
                   MVR twin oval exhaust (cat back)
                   Hammon's 3 piece chrome wheels 20"x 9.5"  
                   Dunlop 9000 tires 295x40zr20
                   Design by Super Racing Auto Technik
                   Body work by No.1 Collision

  Interior:  Alpine CVA1005 6 1/2"center monitor
                  Alpine TME-M750 6 1/2" head rest monitors
                  Alpine NVE-NB51A navigation system
                  Alpine DVA-5200 dvd player
                  Alpine VPA-5001 6 dics vcd changer
                  Phoenix Gold ZX600 amp. 600watts
                  Phoenix Gold ZX475 amp. 250wattsx2
                  Phoenix Gold Xmax12 12" 500watts carbon fiber subwoofers (two pieces)
                  Phoenix Gold cross over (4 pieces)
                  Sony Playstation 2
                  design and install by Extreme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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