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데뷔한 무소 3.2는 체어맨 600에 사용되는 220마력의 직렬 6기통 3.2리터 엔진을 그대로 이식받았다.




테스트 당시 비공식적으로 230km/h를 기록했을 정도로 파워트레인이 뛰어나지만 안전을 위해 193km/h에서 스피드 리미트가 걸리게 설정해둔 것은 당시 오프로드용 차량용 타이어가 TR(안전최고속도 190km/h)급이상이 없었다는 점과 맞물린 쌍용의 배려였다.




풀타임 4륜 구동이라는 점이 디젤 엔진의 무소와 다른 점이며, 시승차는 순정상태로 아무런 치장을 하지 않아 오히려 깔끔하다.




장흥일대를 시승하면서 추월가속과 핸들링을 테스트할 수 있었는데, 기대이상의 성능과 짧은 휠베이스를 감안하고라도 조정이 수월하다.




편도 1차선을 주행할 때 앞서가는 소나타급의 차를 추월할 땐 왠지 쾌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소나타급의 중형차가 뒤의 따라오는 SUV가 그런 엄청난 가속력으로 추월할 것을 과연 기대했을까하는 의구심 때문일 것이다.




홍보용 드라이빙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내친김에 자유로에 올려보았다.
벤츠 구형 S클래스와 E클래스에도 사용되었던 이 엔진은 벤츠의 마지막 직렬 6기통 엔진이다.
고속화도로에 올라오니 엔진이 한껏 더 신나게 돈다.
벤츠에서 온 자동변속기는 킥다운이 국산차나 일본차에 비해 억제되어 있어, 왠만하면 스포츠 모드에서도 킥다운이 잘 안된다.




패달 끝에 밟히는 킥다운 스위치를 밟아야 그제서 뒤늦게 한단씩 다운시프트가 된다.
3단 레드존 6500rpm에서 4단으로 넘어갈 때의 속도가 160km/h이다.
4단으로 이어받은 직후의 가속력에 한치의 주춤거림이 없다.
단숨에 193km/h에 접어들자 연료차단이 들어온다.




놀랐던 것은 연료차단이 되는 와중에서도 남아도는 힘을 억제하지 못해 6-7km/h가 더 가속해 계기판으로 바늘이 200km/h에 꽉 차버린다.




바람소리가 크게 들렸지만 조정성에는 큰 불만이 없었다.
SUV차량으로 160km/h이상을 맘놓고 달릴 수 있는 차종은 그리 흔치 않다.
그간 미제 SUV와 늘 최고의 SUV오프로더 칭송을 받는 래인지로버, 디스커버리를 시승했을 때도 160km/h이후에 이처럼 통쾌하게 가속되는 느낌을 가지진 않았다.




0-100km/h를 8대에 마크하는 스프린터에다가 1.9톤에 이르는 몸무게에 4인 승차로 내달리는 모습이 적토마가 따로 없다.




당시 판매가격이 3천 2백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가격에 벤츠의 6기통 엔진을 포함한 파워트레인을 가질 수 있다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시 독일에서 무소 3.2와 벤츠의 G바겐 300을 비교시승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비교테스트의 결과는 오프로드에선 G바겐의 발꿈치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온로드에선 G바겐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실력을 발휘했었다.




당시 G바겐이 구형 싱글캠 185마력 3리터 엔진이 탑재되었던 점을 감안하고라도 이렇게 빠른 SUV는 처음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무소 3.2는 SUV의 선입견을 깨는 차종이다.
지금은 단종되었지만 거리에서 100의 1의 확률로 마주치는 무소 3.2는 그 실력을 아는 나를 설레이게하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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