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체로키는 북미에서 리버티라는 이름으로 소개된다.
Jeep이라는 브랜드는 내겐 크라이슬러보다 더 파워풀하게 보인다.




4륜구동형 차량을 '짚'이라고 부르는 원천은 바로 42년도 윌리짚에서 유래된 것이다.
Jeep마크는 4륜구동 자존심으로 보일 정도로 내겐 강렬하게 다가온다.




동그라미를 주제로 디자인된 신형 체로키는 같은 플랫폼의 상위기종 그랜드 체로키와 확실히 차별되어 보이고 좀 더 젊은 감각이다.




실내의 디자인 역시 동그라미를 활용해 멋을 냈지만 요즘 세계적으로 동그라미를 너무 남용하는 추세인 것 같아 그렇게 신선하거나 특이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시트포지션이 높아 다리가 긴 사람들은 패달의 위치나 시트 포지션에 상당히 만족할 것 같다.
뒷좌석에 앉으면 앞시트 밑으로 발을 넣을 공간이 아주 넉넉해 상당히 세워져 있는 등받이를 고려하고라도 편안하다.




탑재된 3.7리터 V6엔진은 5000rpm에서 210마력을 생산한다.




시승을 위해 찾은 중미산 고개길에서 체로키는 기대보다 좋은 핸들링을 보여주었다.
SUV차량을 시승할 때마다 잊어서는 안될 사항은 턱인이 크게 걸린다는 점이다.
즉 코너에서 가속패달을 놓거나 힘을 줄일 때 뒤가 밖으로 빠지는 폭이 크고, 상대적으로 차의 머리가 안쪽으로 급격히 향하는 현상을 말한다.




체로키는 off throttle over steer가 기대보다 억제되어 있었고, 나름대로 턴에는 자신이 있어보였다.
디자인 컨셉상 온로드 전용타이어보단 오프로드용 타이어가 어울리는 차종이다.




장착된 타이어가 오프로용인 점을 감안해도 저, 중속 핸들링에는 좋은 점수를 주고싶다.
스티어링 감각에서 불만은 도로의 충격이 스티어링 컬럼을 통해 운전자의 손에 전달된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오프로드를 달릴 때는 손에 콕콕 쑤시는 듯한 충격이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한가지 더 아쉬운 점은 변속기의 로직이 너무 단순해 와인딩로드에서 D레인지를 이용해 등판을 하는 경우라면 액셀 off에 너무 눈치없이 시프트 업을 행한다. 흔히 시프트 히스테리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변속기의 로직이 80년대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와인딩로드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하지 않는다면 큰 불만은 없지만 크라이슬러가 변속기를 만드는 기술을 짐작컨데, 아직까지 똑똑한 변속기의 출현에 좀 더 시간이 걸릴 듯 싶다.




오프로드를 달릴 때는 손에 콕콕 쑤시는 듯한 충격이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체로키의 최대강점은 앞 뒤 오버행이 극단적으로 짧은 것으로 인해 접근각과 이탈각이 크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미국의 SUV중에 유일하게 험로주파를 고려한 레이아웃이 온로드 주행에도 영향을 미쳐, yawing이 적지 않았나하는 분석도 해볼 수 있겠다.




충분한 지상고와 더불어 직접 테스트해본 경사로 등판에서 접근과 이탈이 상당히 수월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선 제법 속도를 내볼 수 있었다.




엔진은 미제엔진에서 유연성을 기대하지 못한다는 선입견을 어느정도 깰 정도로 5000rpm이후에도 토크의 급격한 하락이 느껴지지 않는다.




와인딩에서 좋은 점수를 기록한 체로키의 고속핸들링은 그런대로 좋았다.
하지만 역시 미국차는 고속으로 가면갈수록 서스펜션 전체에 부담이 느껴지는 것은 바운스를 할 때 그 대처방법이 조금은 부자연스럽다.




와인딩로드에서 탈 때는 서스의 완성도가 높은 듯 보였지만 130-140km/h부근의 속도에선 SUV의 효시로서 기득권을 가져야함에도 불구하고 독일제 SUV가 그리워진다.




한편으론 와인딩에서 그렇게 좋은 실력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온로드 고속주행시 오히려 불만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요지는 와인딩로드와 온로드 고속주행 능력의 갭이 조금 컸다는 쪽으로 이해하고 싶다.




신형 체로키는 겉에서 느껴지는 품질감과 상품성이 높고, Jeep에서 풍기는 고집이 느껴진다.
차의 전반적인 완성도는 차의 단가를 생각해볼 때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아메리칸 SUV를 시승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국산 SUV의 전략에 대한 것이다.
북미에서 팔리는 트럭과 RV, SUV의 판매는 이미 50%를 넘어서고 있다.




SUV는 이제 무시하지 못할 자동차군으로서 우리의 산타페도 북미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국과 제도적인 차이로 인해 가솔린보단 디젤이나 LPG차량이 인기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SUV에 어울리는 엔진은 트윈캠이나 가변흡기 시스템같은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무거운 무게를 극복하기 위해선 롱 스트로크를 가진 저속에서 큰 토크를 낼 수 있는 컨셉이 가장 이상적이지, 저회전 토크가 상대적으로 약한 고회전 고출력 엔진은 SUV가 소화해내기에는 부담되는 엔진인 것이다.




미제 SUV의 강점은 단가가 저렴하고 구조가 간단한 엔진의 탑재에 있다.
SUV에는 오래된 구조의 OHC나 OHV구조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북미 산타페에 탑재되는 181마력의 2.7리터 엔진은 승용차를 위해 개발된 엔진이다.




최고출력이 높고 낮고를 논하기 이전에 북미의 SUV에 주로 탑재되는 엔진보다 진보된 매커니즘의 엔진인 것은 사실이지만 SUV에는 어쩌면 과분한 엔진일지도 모른다.




현대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수도 있다. 산타페를 위해 새엔진을 개발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짓이기 때문이다.




과거 갤로퍼 SOHC V6 3리터 엔진을 지속적으로 개량했다면 어떠했을까하는 상상을 감히 해보았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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