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족의 국토 여행기에서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제가 처음으로 시승해본 독일차종이 바로 아우디였습니다.




당시 서울에서 삼촌이 계시던 구미까지 차를 몰고가면서 느꼈던 느낌과 6년이 지난 지금 느껴지는 느낌, 즉 당시 제가 써놓은 시승기를 읽어보고 며칠 전 다시 타본 그 느낌을 비교해 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구형 A6는 당시 BMW 5시리즈와 비교하면 가격적인 메리트가 컸던 차종입니다.
아우디의 인지도가 지금보다 낮았던 당시에는 독일차로서는 벤츠나 BMW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지요.




2밸브 싱클캠 V6 2.6리터 엔진은 윗급으로 2.8리터(174마력)사양을 가지고 있으며, 이때까지만해도 아우디는 트윈캠 4밸브 아니라도 기계적인 정밀도만으로 충분히 출력과 고속주행성능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점을 인정하며 통상적인 개념을 깬 기술력을 존경합니다.




구형 A6를 평가할 때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은 변속기입니다.
클러치 록 업이 시속 30km/h에서도 이루어지는 특이한 로직으로 쓰로틀 개도 50%부근에서 답력이 두부분으로 나누어진 가속패달이 밟히는 깊이에 따라 아주 똘똘하게 반응합니다.




2단에서 1단으로 다운시프트 될 때에도 앞으로 움찔하는 느낌없이 rpm이 솟구치고 클러치가 붙는 느낌으로 주춤하지 않고 그대로 펀치를 실어 밀어부치는 기분이 초창기 신형 5시리즈나 신형 E클래스에 사용되었던 변속기보다 우수한 성능입니다.




대부분 중형차용 4단 자동변속기는 2단 6000rpm에서 120km/h정도를 마크하는 기어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나타 급의 국산 중형차도 2단 기어비가 이와 같지요.
A6는 2단 6500rpm에서 110km/h를 보일 정도로 왠만한 수동변속기 2단보다 아주 미세하기 낮은 기어비를 그러니까 자동변속기로서는 높은 기어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3단 6500rpm에 170km/h를 마크하니까 소나타 3단 6000rpm에 180km/h를 마크하는 것보다 역시 낮으며, 톱기어인 4단에서 100km/h는 2700rpm을 보일 정도로 높은 4단 기어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왠만한 수동변속기의 5단기어비와 비슷하지요.
참고로 소나타의 경우 2200rpm입니다.
속도가 줄어 45km/h가 되면 예외없이 가속패달을 밟지 않아도 알아서 2단으로 다운시프트를 해주기 때문에 재가속시에 늘 예민한 레스폰스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그때의 감동을 100%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2단 110km/h에서 3단으로 변속, 그리고 3단 170km/h에서 4단으로 변속되는 시점, 즉 시프트 업된 직후의 펀치력과 속도상승력이 아주 일품입니다.




변속을 끝마치는 동작이 재빠르고 단수가 높아지면 자연히 탄력이 줄어드는 느낌을 기대하지만 A6는 점점 더 강하게 밀어부치는 느낌을 줍니다.




평지에서 220km/h를 마크하는 6000rpm까지 한번도 쉬지 않고 일관되게 상승합니다.
체감으로 느끼는 출력은 국산차 230마력 정도로 봐집니다.
아카디아보다 빠르게 느껴지니까요.




아카디아가 200km/h이상에서 탄력을 받지 못하면 조금 고전하는 영역을 150마력의 A6는 단숨이 넘어버립니다.




약간 내리막에서 4단 레드존에 걸치면 속도계는 235km/h를 가르키지요.
160km/h로 순항하다가도 가속패달의 답력이 단단해지는 중간깊이 부근을 건드리면 차는 꿈틀거리며 패달에 힘을 주지 않아도 180-190km/h를 가볍게 넘나들며, 쓰로틀 개도 60-70%로 지긋이 밟고 있어도 200-



210km/h는 어렵지 않게 오르내립니다.
우수한 브레이크성능에서 다시한번 독일차임을 깨닫게 합니다.
서스펜션의 스트록이 상당히 큰 구조라 고속에서 바운스할 때 움직임이 약간 부자연스럽다는 점이 단점이고, 고속진진성과 핸들링은 쉽지만 노면이 좋은 곳에서의 고속주행과 노면이 약간 거친 노면에서 주행시 감각적인 차이가 BMW보다 크다는 점이 아쉽지만 일단 시내에서 묵직한 감각을 느끼는 것과 비교하면 고속도로에 올리면 차의 성격은 180도 달라집니다.




2.6리터 V6엔진에 바랄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완벽한 밸런스에 연비도 XG 2.5와 비슷한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유리가 닫힐 때 이음새에 틈이 생겼는지 고속에서 바람새는 소리가 커진 것을 제외하고는 새차나 다름없는 상태였습니다.
신형 5밸브 아우디 엔진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아주 묘한 쾌감이 구형 6기통 2밸브 싱클캠 엔진에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아주 신나는 시승이었습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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