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28iS로 한가한 고속도로를 180km/h로 달리는 운전자의 전방엔 오직 지평선만이 그의 목적지이다.
오직 차선을 벗삼아 콧노래를 부르며, 실키식스의 부드러움을 즐기는데, 갑자기 룸미러에 뭔가 꽉찬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우디.




A4라고 생각한 운전자는 바이에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차선을 내주지 않고, 재가속을 시작하지만 룸미러에 비친 아우디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좀처럼 멀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230km/h에 이르자 BMW의 2.8엔진은 조금씩 힘들어하게 되고, 더 이상 경쟁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우디는 차선을 바꿔 보일 듯 말듯한 S4 배지를 멀리한 체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버린다.




타도 BMW를 외치며 데뷔한 S4는 콰트로 시스템을 앞세워 위협적인 성능과 잠재력으로 무장한체 선보였다.




NA엔진의 신형 E46 M3가 333마력을 만드는 것은 S4에게 전혀 자극이 되지 못한다.




6기통 2.7리터 트윈터보를 장착한 S4는 팩토리에서 250마력을 부여받았지만, 독일에 RS4라는 아우디 수퍼왜건은 같은엔진에 부스트와 엔진매니지먼트 튜닝으로 380마력으로 변신한다. 차세대 S4에 이 엔진이 올려질 예정이다.




450마력까진 별다른 보강없이 소화해 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아우디의 트윈터보 엔진은 강한 실린더블럭을 가진 덕에 내구성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맘껏 출력을 높일 수 있다.




A4와 스타일링을 비교해보면, 약간 더 두툼한 프론트 범퍼이외엔 전혀 구별되는 부분이 없다.
다만 앞뒤로 붙은 가로 3cm, 세로 2cm의 S4 배지만이 스페셜 아우디임을 나타내는 전부이다.




독일의  하이 퍼포먼스카의 특징이라면 이와같은 절재의 미일 것이다.
요란한 외모를 지양하는 그들의 철학은 오직 아우토반과 서킷에서 실력으로 승부하며, 결코 과장과 거짓이 없다.




검정색 외모를 가진 S4는 H&R 스프링으로 지상고를 3.5cm정도 낮춰, 공격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이밖에 ECU칩의 교환으로 엔진은 320마력을 생산하고 있었으며, 늘어난 70마력의 출력은 칩의 교환이외엔 아무런 작업이 필요하지 않을만큼 스톡 상태의 엔진은 추가된 출력을 받아들일 준비가 이미 되어있다.




현재의 조건에서 달리기 실력은 최고속도 280km/h이상, 0→100km/h 4.8초, 0→400m 13.5초를 마크한다.
이는 메이커에서 발표한 수치가 아닌 오너가 서킷에서 직접 테스트한 수치이기 때문에 보다 실용적인 데이터이다.




320마력의 컴팩트 세단 S4는 정말 위풍당당했다.
300마력이 넘는 차는 항상 출발할 때 트랙션에 신경을 많이 써야하지만 콰트로 시스템과 225/45.17ZR 타이어는 1단부터 엔진의 힘을 모두 소화할 준비가 되어있다.




터보엔진이지만 압축비가 그리 낮지 않기 때문에 1000rpm부근에서도 제법 실용적인 토크를 만들고, 운전이 정말 쉽다.




다만 4000rpm에서부터 급격히 커지는 토크를 운전자의 몸이 적응하지 못하면, 이내 변속타이밍을 잃게 되므로, 레드존에서 정확히 변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감각이 필수일 것이다.




2단 6500rpm에 100km/h를 마크하고 3단 바톤터치할 때까진 정말 변속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동승자는 물론 운전자의 목이 헤드레스트와 거리를 유지할 틈을 주지 않는다.




3단은 100km/h에서 150km/h까지 커버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나서도 시트에 파묻힌 몸에 여전히 긴장감이 떠나지 못한다.




4단으로 넘어가, 160km/h를 넘어서도 정신없이 솟구치는 속도계를 응시할 맘의 여유는 아직없다.
200이라는 숫자는 그냥 상징일 뿐 S4에겐 아무런 특별함이 없다.
동일한 출력의 엔진이라도 터보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웅크리고 있다가 한꺼번에 터지는 힘이기 때문에 체감가속도가 훨씬 좋다.




트랙션이 완벽하기 때문에 낮은 속도에서도 휠 스핀으로 위험한 순간을 맞이할 가능성이 적고, 맘놓고 쓰로틀을 열 수 있다.




풀타임 4륜 구동은 특성상 타이어가 지면과 마찰을 일으키며, 슬립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급출발할 때 걸리는 모든 토크가 클러치에 집중된다.




운전에 특히 신경을 쓰지 않으면 일단 클러치의 내구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클러치가 타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운전자가 클러치를 미트시키는 시점에서 클러치의 힘이 약하게 되면 토크의 손실이 느껴지지만 S4의 순정 클러치는 움쳐잡는 힘이 대단했다.




급출발할 때 왼발로 느끼는 클러치의 능력이 충분했고, 패달을 떼는 것에 비례해 힘이 지면에 전달된다.
구형 A6바디를 가진 선대 S4 역시 달리기 실력이 대단했었다. 5기통 2.2 터보엔진에서 225마력을 만들었는데, 이 역시 잠재력이 큰 스프린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만 핸들링과 브레이크가 엔진에 더 큰 힘을 부여받기엔 약간의 보강이 필요하다.
신세대 S4가 선대모델과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개선사항이라면 브레이크이다.
캘리퍼의 힘이 두배는 좋아진 느낌이고, 고속으로 운행하는 운전자를 심리적으로 상당히 안정시킬 만큼 정확하고, 제동시 차의 자세 또한 안정적이다.




S4의 경쟁상대가 되는 유일한 차종인 M3와 비교해보면, 일단 달리기 실력에선 출력을 쉽게 높일 수 있는 터보의 성격상 S4가 유리하다.




품질과 내구성이 좋기로 정평이 나있는 요즘의 아우디 차만들기이지만 여전히 숙제로 남는 것은 바로 스티어링 감각이다.




차를 평가할 때 특히 핸들링을 거론할 때 고려해야할 것 두 가지는 바로 코너링 스피드와 스티어링 감각 즉 감성 핸들링이다.




코너에서 빨리 달리는 차가 운전자를 반드시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라는 쇳덩어리는 생각보다 감성적이기 때문에 말과 글로 표현하기 정말 힘든 묘한 무엇이 있다.
특정차량의 마니어를 형성하는 마력의 원천이 바로 그것이다.




  S4는 분명 코너에서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감성 핸들링에서 M3의 핸들링에 대한 카리스마를 깨기엔 약간 부족하다.




M3와 비교해 고속주행시 노면의 기복으로 인한 바운싱후 착지하는 순간의 자세이완에 걸리는 시간 역시 여전히 아우디가 해결해야할 과제일 것이다.




S4는 다른 여느 세단처럼 4명의 승차자를 편안하게 목적지로 인도하고, 충분한 짐을 싣고도, 왠만한 스포츠카를 약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뒷좌석에 승차해보면, 고속주행을 위한 배려가 특히 눈에 띈다.
등받이가 상당히 세워진 뒷좌석은 그리 넉넉하진 않지만 엉성한 자세를 용납하지 않을만큼 제대로 자세를 잡고 앉으면 몸의 구석구석이 시트와 정확히 밀착한다.




여기에 안전밸트까지 매주면 뒷좌석 승차자는 250km/h를 맞이할 준비를 마친다.
운전자의 능력이 좋다는 가정하에 차를 아무리 몰아붙여도 불안하거나 요동치는 느낌이 없고 헤드레스트는 자연스럽게 머리와 닿기 때문에 300마력 이상의 가속력을 목으로 견디는 부담이 덜하다.




헤드레스트가 이렇게 고마운 존재인 줄은 미쳐 몰랐을 정도다.
S4는 독일식 차만들기의 기본을 보여주는 차종이다.
항상 그들의 차량 제조 컨셉은 운전자가 요구하는 필요충분조건 이상을 제공하고, 극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여유요소들을 둔다는 것이다. 곧 튜닝에 대한 잠재력이 대단하다는 얘기이다. 고성능 스포츠 세단이란 장르는 오직 Made in Germany일 때 빛을 발한다.




BMW와 아우디의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메르세데스 벤츠는 AMG에서 손을 댄 C클래스마져도 3.2리터 사양이상은 수동변속기를 아예 준비하지 않는다.
메르세데스에서 S4와 M3에 대항할 스페셜버젼을 준비할 때인 것 같다.

P.S. 제가 쓴 글에 자극을 받았는지 결국은 메르세데스의 명령에 따라 AMG에서 3.2리터엔진에 수퍼차져를 올려 354마력짜리 C32를 얼마전 데뷔시켰고, SLK와 CLK에도 같은 엔진이 올려집니다.

이렇다면 2003년 데뷔예정인 신형 S4의 대안은 코스워스 튜닝된 RS4의 380마력엔진을 RS4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350마력선으로 디튠되어 데뷔하지 않을까하는데요. 아우디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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