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태리차를 타보았습니다.

란치아 카파는 96년도 제가 피이트 쿠페를 시승할 때 동행했었는데, 피아트 쿠페가 너무 재미있어서 카파는 제대로 시승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장시간 시승을 한 것이 아니라 차의 전체를 이야기하기는 좀 힘들 것 같구요.

느낀 점을 토대로 몇자 적어봅니다.

일단 알파로메오와 공유하는 204마력짜리 6기통 3리터 엔진은 가로배치이고, 무엇보다 사운드가 독특합니다.

머슬엔진처럼 으르렁거림이 아주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공조장치를 표시해주는 창이 너무 어두워 낮에 잘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너무 가볍고, 세게 닫으면 부서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주행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4단 변속기의 기어비인데요.

아주 재미난 기어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1단 7000rpm 90km/h

2단 7000rpm 170km/h

3단 5600rpm 200km/h



상당히 낮은 기어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해 초반 스타트가 약간 무겁지만 그래도 크게 의식하지 않으면 이거 왜이렇게 무겁게 나가?할 정도는 아닙니다.



배기량이 있고, 토크가 좋으니 큰 부족함없이 밀어부칩니다.

2단 120km/h부터 3단 200km/h까지의 가속력이 상당히 일품입니다.

2단에서 3단으로 변속되는 170부근에서부터의 가속도가 솔직히 조금 놀랄 정도였습니다.

기어비자체의 컨셉이 고속주행을 고려한 세팅이라 7000rpm을 돌릴 수 있는 엔진으로 200km/h를 5600rpm으로 커버한다면 200km/h를 넘는 순간 엔진힘을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세팅입니다.



200km/h까지 올라가는 가속력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섀시는 80000만 킬로 정도를 달렸고, 96년식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관리가 잘된 차였지만 고속에서 약간 헐거움이 느껴집니다.



하부의 부싱이 낡아서라는 느낌보단 차 자체가 가지는 어떤 타이트함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직선 고속주행의 가속감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지만 고속에서 차선을 바꿀 때와 다시 되돌아올 때의 느낌에서 차가 조금 떠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스포츠카에 어울리는 엔진음은 작년 알파로메오를 시승했을 때의 추억을 되살릴만큼 아름답고, 엔진의 회전특성은 체조선수처럼 유연합니다.



국내에 카파가 많이 수입되지 않았고, 그중에서도 3.0모델은 찾기 힘들지요.

이태리차는 독일차와 비교하면 좀 반항아같은 기질이 있고, 뭔가 튀려는 개성이 강하지요.

이태리차도 독일차만큼 빨리 달리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엔진힘을 최대한 고속에서 쏟아붙게 만들기 위한 그들의 시도가 정말 화끈한 그들의 정열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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