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는 현대의 기함으로 개발되었고, 그 탄생배경을 살펴보면 V8을 개발해 냈다는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를 통틀어 V8엔진을 생산하는 메이커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가까운 일본의 혼다의 경우에도 양산차에 V8을 탑재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가 비록 대부분 미쓰비시의 기술력으로 공동개발했다지만 국산차에 V8엔진이 올라간 것은 당시로서 이슈가 되기 충분했다.




가솔린과 공기를 미리 혼합하여 인젝터에서 고압으로 분사시키는 직접분사방식(GDi:Gasoline Direct Injection)은 상당히 진보한 기술로, 혼합기가 연소실에 도달했을 때 이미 고루고루 잘 섞여있어 고른 연소를 돕기 때문에 전반적인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구조를 가진다.




4.5리터 V8엔진은 260마력에 38.8kg의 최대토크를 생산한다.
에쿠스는 데뷔직후 엄청난 품질문제를 안고 태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현대에서 전례없는 특별 서비스 정책을 가동시켜, 여전히 잘 팔리는 대형차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세단에 비해 휠베이스를 25cm늘린 리무진 바디는 세단보다 120kg무거운 2.1톤정도의 몸무게로 태어났다.




4.5모델은 스텝트로닉 기능이 없는 자동 5단 변속기를 탑재한다.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고, D레인지에서 가속패달을 밟았다.
가속패달을 밟을 때 초기 부분이 민감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빗나가고 조금은 무겁게 미끄러지는 부분이 3.5모델과 달랐다.




차의 길이는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았지만 사이드 미러가 조금 더 볼록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각이 크기 때문에 바로 옆에 붙어있는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가 가끔있다.
신호 가장 앞자리에서 급출발을 시도했다. 생각보다 뒤가 푹 가라앉지 않아 자세를 잡는 동작은 불만이 없지만 생각보다 펀치력이 약하고, 4000rpm에서 힘이 한번 더 살아나지만 5000rpm을 넘으면 이내 파워 곡선이 꺽어진다.




시내주행과 100km/h이하의 주행에선 엔진의 힘에 큰 감동을 받긴 힘들다.
2단 6000rpm 120km/h에서 3단으로 넘어가면 180km/h에서 4단으로 변속된다.
이때 4단 4000rpm에서부터 시작되는 가속이 3.5와 뚜렷이 차이를 보이며, 밀어붙이는데, 힘이 좋다는 것을 느끼는 대목은 바로 완만한 오르막에서 220km/h를 치는 모습을 볼 때이다.




고단으로 변속된 직후 한번씩 밀어주는 느낌이 배기량을 상기시키게 하고, 평지에서 최고속도인 230km/h를 찍는다. 약간 내리막에서 235km/h를 끝으로 더 이상의 가속은 없다.




5단 기어비는 배기량과 차의 캐릭터를 고려해 가속과는 상관없는 기어비로 200km/h로 달려도 3200rpm에 머문다.




차의 길이가 길고, 신장 스트록이 큰 서스펜션은 처음부터 핸들링에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의외로 잘 돌고 안정적이었던 것은 VDC(Vehicle Dynimic Control)가 자동으로 작동해 차가 빗나가는 것을 제어해주기 때문이다.




VDC는 끄는 것이 불가능하고, 작동하는 상황에서 계기판에 불이 들어오는 정도인데, 이 역시 생각보다 그 작동이 정교하고, 트랙션 컨트롤과 함께 작동하는지, 고속화도로의 램프와 같이 길게 한쪽 방향으로 연속되는 코너에서 VDC가 작동할 때 가속패달을 끝까지 밟아도 가속이 되지 않다가 스티어링을 풀면 재가속이 된다.




좌측코너에서 언더스티어를 보일 경우 운전석 후륜에 독립적으로 제동을 가해 언더스티어를 상쇄시키는 식의 원리를 가지고 있는 이 장비는 요즘 독일차에 유행처럼 적용되는 상당히 진보된 장비이다.




직각으로 꺽어진 곳을 차를 던지며 진입하면 가속패달을 끝까지 밟았는데도, 코너중간에서는 힘전달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브레이크 패달을 밟지 않아도 제동이 제법 강하게 작동해 속도를 죽여버린다. 결과적으로 저속 턴인 경우 빠른 코너 탈출은 불가능하지만 VDC가 커버하는 영역이 넓은 것만은 사실이다.




제동을 거는 모듈이 힘이 충분한가보다.
에쿠스 리무진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면 브레이크이다.
세단에서 리무진으로 크기를 늘릴 때 브레이크 용량은 제자리에 머문 것 같아 아쉽다.
제동력이 강하고 약하고를 뒤로하고라도 100km/h이하의 속도에서 부드러운 브레이킹에도 패이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조금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고속주행시 브레이크를 밟으면 패드의 마찰력이 떨어진 후 발생하는 '드드드'하는 소음이 실내를 진동시킬 정도로 심해, 브레이크를 밟은 발이 민망할 정도다.
ABS가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소음이 아닌 패드와 로터에서 발생하는 이 소음을 이렇게 크게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무진을 평가하는데, 주행성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억지일 것이다.
이번에는 상석에 앉아보았다.
일단 시트의 형상이 좋고, 특히 전동으로 아래위로 움직이는 헤드레스트의 위치와 머리를 대었을 때 푹신한 것이 기분이 좋다.




장단지쪽에서 나오는 받침대를 작동시키고, 조수석을 앞으로 당기면 키 175cm인 성인이 두다리를 편안하게 끝까지 뻗을 수 있고, 뒷좌석 등받이 각도도 세단에서 연출하지 못할 정도로 눕는다.




멀찌감치 앉은 운전사의 뒷통수를 바라보며, 차의 길이를 가늠케하며, 운전자가 조금 스티어링을 거칠게 다뤄도 뒤가 요동치는 느낌이 기대보다 적었다.




뒷좌석의 안락도는 이정도면 만점을 줘도 좋을 정도로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고, 분리형 뒷좌석은 아예 3인 승차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나 품위를 지키며, 편안한 주행을 기대해도 된다.




빨리 달리지 않는 고급차라도 좀 더 여유있는 파워는 더 나은 승차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작은 힘 때문에 헐덕이고 견인을 위해 힘들게 rpm을 높여야한다면 고급차가 지녀야할 필요충분조건을 갖추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에쿠스 4.5는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한 차종은 아니지만 충분한 파워는 고급차로서 품위를 지키는데 소중히 사용된다.
판매가 많든 적든 이미지리더카의 존재감은 실로 중요하겠다.
에쿠스 4.5는 일반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차종은 아니지만 현대의 기함으로서 손색이 없는 차임에는 틀림없다.
시승할 수 있게 협조 해주신 이 영기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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