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골프 GTI가 벌써 5세대째를 맞이했다.

2.0 FSI엔진에 K03 터보 차져를 장착하고 200마력을 가진 역대 최고의 GTI로서 소개된 것은 현재 폭스바겐 그룹의 총수인 피셰츠 리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피셰츠 리더가 언급했듯이 그동안 조금 밋밋한 느낌의 순정 GTI들의 이미지를 쇄신시키기 위해 실내의 각종 인테리어에 과감한 차별을 가했고, 겉모습에서도 확연히 구별될만큼 눈에 띄는 모습으로 변신을 가한 것이다.





1세대부터 4세대까지의 GTI가 과연 그렇게 밋밋한 존재였던가?

필자는 1세대를 제외하고 2세대부터 4세대까지 GTI만 100여차례 이상 시승했었다.





다양하게 튜닝된 차량을 다양한 조건에서 시승했었고, 때문에 현재 3세대 GTI VR6를 소유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GTI가 사람을 끄는 매력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자부한다.





GTI가 화려해지고 있는 것은 시대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구형모델들의 수수했던 이미지에 부정적인 멘트를 달고 싶지는 않다.





GTI는 스포츠카의 개념으로 탄생한 차가 아닌 실용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운전의 재미를 선사하는 차량이고 역시 불특정 다수가 GTI의 고객이 될 수 있다.

GTI를 튜닝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분명 오너가 만들어서 타는 장난감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태생이 어떻건 순정이 몇마력이건 그것이 매니어들이 차를 관리하고 운영하는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진 못한다.





GTI순정 차대에 550마력 이상으로 튜닝을 가하는 튜너들이 GTI를 선호하는 이유는 역사상 GTI의 차대는 항상 그 시대가 요구하는 강성을 훨씬 상회했고, 튼튼한 차대의 단단한 기초설계는 순정 출력의 두배는 차의 밸런스를 깨지 않고 확보가능한 출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승한 MK2 1.8터보는 순정 1.8 16V DOHC엔진대신 MK4 1.8T엔진을 스왑해서 만든 차이다.





K03 순정 터빈 대신 K04 터빈에 대용량 인터쿨러가 접목되어 있어 제원상 235마력을 발휘하며, 경량 플라이휠을 장착해 중속 리스폰스가 살기가 느껴질만큼 날이 바짝 서있다.





17년이나 된 차대가 녹하나 없이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10몇 년이 더 앞선 엔진을 올리는데 엔진과 변속기의 매치에 이르기까지 마운트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동일 블록을 오래 사용하는 폭스바겐의 차만들기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4기통 엔진간의 스왑은 상당히 수월한 편이고 때문에 북미와 유럽에서도 1.8터보 엔진을 MK2에 올리는 작업은 인기가 높다.





MK2의 몸무게가 1톤 남짓한 것을 고려했을 때 MK4에 비해서 350kg가까이 경량화가 이루어졌고, 순정 123마력짜리 16V엔진 대신 플러스 100마력을 얻은 행운의 MK2는 더 이상 무서울 것이 없었다.





차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3차례 시승을 시도했다.

시승차의 튜닝은 단순히 엔진만을 스왑한 것이 아니다.

엔진과 변속기의 매칭을 할 때 고려했던 내용은 MK2 16V의 순정 변속기는 고회전 엔진에 맞게 숏기어 세팅이고, 때문에 펀치가 큰 엔진과는 매칭이 원활하지 않다.





기어비가 낮은 변속기를 수소문 하던 중 MK2 GL의 변속기가 롱기어 세팅으로 기어비가 GTI것에 비해 낮다는 것을 발견하고 GL의 변속기를 장착했다.





여기에 동판 클러치와 경량 플라이휠을 장착하고, 나머지 드라이브 샤프트나 기타 동력전달장치는 순정을 그대로 활용했다.





워낙 폭스바겐의 동력전달장치의 강성이 크기 때문에 순정 엔진 마운트를 개조해서 강성을 약간 높인 것만으로도 엔진룸에 엔진이 제대로 고정되었다.

브레이크는 윌우드 4피스톤 캘리퍼로 조합했으며, 서스펜션은 코니 압력조절식 컵킷을 장착하고 있다.





시동을 걸고 천천히 움직여 보았다.

엔진을 완전히 갈아치운 차처럼 느껴지지 않고 자연스럽고 태연하게 굴러간다.

1단에서 조금 힘을 주어 가속패달을 밟자 예상했던 대로 2500rpm이 넘어가면서 살벌한 휠스핀을 발휘하고, 2단으로 60km/h로 항속하고 있다가 풀쓰로틀을 할 때조차 205/45.16 요코하마 네오바 타이어가 헛돌아버린다.





가속패달을 어느 경계이상만 밟지 않으면 엔진을 충분히 달래면서 탈 수 있기 때문에 시가지 주행에서 너무 빈번한 휠스핀의 노예가 될 정도는 아니다.

2단으로 그립을 잘 잡아 풀가속을 하고 3단에 들어가면 엔진의 힘을 필터링 없이 모조리 쓸 수 있다.





MK4 1.8터보 터빈 업그레이드 된차들과 MK3 VR6 수퍼차져와의 롤링 배틀에서 증명된 바이기도 하지만 100km/h에서 순간가속을 했을 때 순간적으로 멀어지는 MK2 1.8T를 잡는 것은 불가능했다.





270마력 MK3 VR6로 결국은 잡긴 했지만 190km/h가까이 가서였다.

결론만 놓고보았을 때 rpm이 3000rpm이상만 유지하고 있다면 풀부스트를 쓰면서 가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서킷에서의 코너탈출후 재가속시나 공도에서처럼 제동과 가속을 반복해야하는 상황에서 엄청난 순간가속 전투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급가속과 제동을 반복해도 엔진룸이 뒤틀린다거나 차대가 삐걱거린다거나 하는 동작이 전혀없고 여전히 묵직하고 단단한 느낌을 선사했다.

현재 속도계가 장착되어 있지 않아 네비게이션으로 측정되는 최고속을 참고한다면

235km/h정도를 어렵지 않게 마크한다.





측정된 속도치가 실속도에 가장 근접한 데이터인 것을 감안했을 때 아주 훌륭한 주행성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엄청나게 변한 MK2 1.8T를 타면서 가장 만족하는 이는 누가뭐래도 오너 자신이다.





회사에 휴가까지 얻어내면서 엔진이 스왑되는 전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심장이식 수술을 하는 애마의 곁에서 온갖 돌발상황들을 미케닉과 함께 해쳐나갔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그 소중한 추억도 애마와 장기간 오래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며, 애마의 역사에서 한주인이 쏟은 땀과 열정은 차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내용이기도 하다.





MK2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하고 MK2 최강의 모습으로 다시 탄생한 MK2 1.8T의 올해 서킷에서의 활약도 기대해본다.



P.S. 첫번째 오너 사진은 오너이신 김성범님



2005년 모터매거진 4월호에 나간 기사에 필자가 제 이름 대신 김태천 부장으로 잘못 표기되었습니다. 테스트 드라이브에 올라온 글은 원문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사진협조 : 모터매거진 이승용 팀장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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