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M-net의 홍종호 감독이 그간 지휘했던 뮤직비디오 현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의 삶에서 음악은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인생의 일부이자 프로근성을 자극하는 원천인 셈이다.

그가 음악계에서 유명한만큼 자동차 매니어들에게 홍종호 감독은 뮤직비디오 감독 이상의 존재이기도 하다.





인터넷에서 그의 무한질주 동영상을 한번이라도 본 카매니어라면 홍종호 이름석자를 다시한번 보게 될 정도로 그의 동영상은 전문가의 터치와 그의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발산한다.

음악을 영상으로 승화시키는 일련의 작업이 끝난 후 그의 지친 몸을 보금자리로 초고속으로 바려다주는 차가 있다.





그의 아우디는 국내 최초로 한국땅을 밟은 RS4이며, S8 6단 수동변속기를 얼마전까지 몰다가 수동변속기 최고사양의 아우디인 RS4로 애마를 교체하기에 이른다.

그의 끈질긴 아우디 사랑의 원천은 과연 무엇일까?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스탭들과 카메라 그리고 출연진들을 총지휘하는 사령관 홍감독이  촬영장을 떠나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그의 충복 RS4를 시승했다.





MTM stage-3 사양의 RS4는 순정 380마력의 최고출력에 V뱅크 양쪽에 위치한 K04 스포츠 터빈의 회전수(부스트 업)를 올려 428마력을 발휘한다.





MTM 캣백 배기 시스템은 2.7트윈터보 엔진의 부드럽고 약간 높은 배기음을 증폭 시킨다.

RS4의 야성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패는 MTM에서 제공하는 무지막지한 8피스톤 전륜 캘리퍼다.

RS6나 E55 AMG가 데뷔하기 전에는 RS4가 세계 최고속 왜건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왜건이 그렇게 빠를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은 제발 부탁이지만 가지지 말았으면 한다.

그만큼 왜건이 느려야할 이유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타는 차에 짐도 많이 싣고 빨리 달리고자하는 욕망은 실제로 한대의 차에 여러가지 기능을 바라는 유럽인들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요구가 되어 버렸다.





답력이 범상치 않은 클러치 패달은 탄성이 크고 밟는 맛이 난다. 차의 출력을 모르면 모를까 428마력이나 되는 엔진에 말랑말랑한 가벼운 클러치는 어울리지 않는다.





왜건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선, 그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싶은 이상한 오기가 생겨 짧은 틈이 생기면 나도 모르게 오른발에 힘을 주어 황당한 속도차로 추월하는 것을 즐기게 된다.





3500rpm에서부터 부스트가 급상승하기 시작해 순간 부스트는 1.85바를 사용하고 6000rpm 이후 레드존이 시작되는 7000rpm까지 1.3바를 끈질기게 유지한다.





5500rpm까지는 어떤 단수를 선택해도 힘 좋은 두개의 K04 스포츠 터빈이 풀쓰로틀에 순간적으로 1.7바 이상을 때려주기 때문에 고속 순발력과 펀치가 상당하다.





1단과 2단을 순식간에 요리하고 100km/h에서 3단이 들어가도 순식간에 4단과 5단을 뛰어넘어 250km/h 5단 7000rpm을 채우고 6단에 넣어 더 이상 변속의 기회가 없지만 속도계의 바늘은 쉬지 않고 6단 6900rpm에 300km/h를 점령해 버린다.





제원상 6단 7200rpm 310km/h는 선선한 날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판단된다.

7월말의 열대야에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도 300km/h를 달릴 수 있고, 부하가 큰 운행조건에도 불구하고 엔진 오일온도 역시 120도 부근을 사수해주기 때문에 터보 엔진이 고온에 반드시 취약하다고 하는 고정관념은 세팅의 묘미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보여준다.





충분한 용량의 인터쿨러와 오일쿨러의 세팅은 부스트 업으로 팩토리에서 제시한 출력 이상을 뿜어내는 엔진에도 충분한 용량이었다.





잘 만들어진 차라는 증거는 바로 이와 같이 차에 무지한 사람들이 악조건에서 차를 혹사시켜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8피스톤 브레이크와 호흡을 맞추는 건 빌슈타인 PSS9 감쇄력 조절 코일오버 서스펜션이다.

현재 세팅은 시내주행을 고려했기 때문에 감쇄력 조절로 좀 더 조일 수 있는 여유를 두고 있다.





위화감없는 현재의 감쇄력 세팅은 가족들이 편안하게 드라이브할 수 있는 세팅이지만 고속주행의 빈도가 높아지면 감쇄력을 좀 더 하드한 쪽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는 이유는 8피스톤의 강력한 제동시 앞으로 옮겨진 큰 하중에 전륜이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다.





콰트로 풀타임 4륜 구동은 RS4처럼 출력이 큰 차종에 더 큰 장점을 발휘한다.

고속코너를 내달리면서 지르게 되는 쾌감 섞인 비명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





고속코너를 230km/h로 돌아 스티어링을 풀기 한참 전 풀쓰로틀로 250km/h 5단 7000rpm을 마크한 상태에서 아직도 코너인데 레드존에 바늘이 걸리는 타이밍에 클러치를 밟고 6단으로 변속하기 위해 스티어링위에 있던 오른손을 옮길 땐 잠깐이지만 왼손에 엄청난 악력이 집중된다.





눈깜짝할 찰라의 순간에 왼손목 혼자서 차의 무게를 지탱한 듯한 느낌과 노면의 잔진동을 받아내는 동안 손목의 고충이 상당히 컸다.





250km/h 고속코너를 한손으로 운전하는 얼간이는 없지만 그 무게감을 변속하는 순간 0.3초도 안되는 순간 느껴본 사람이라면 RS4가 고속에서 대응하는 실력과 안정감에 대해 극찬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서킷에서 랩단축을 위해 노력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코너에서 핸들링 브레이크 즉 스티어링을 꺽은 조타각이 커짐으로 인해 저항에 의해 가속을 지연시킨다. 즉 차가 직선에 놓였을 때와 코너를 돌 때 걸리는 저항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





때문에 왠만큼 빠른차라도 타이트한 고속코너에서 속도를 더 높이고 싶어도 쉽게 속도가 붙지 않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RS4가 고속코너에서 속도를 높여나갔던 과정을 경험한 나로서는 수치상 400마력 오버의 진정한 능력에 대한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지칠줄 모르는 터프함은 약간 오르막에서도 280km/h를 유지할 수 있고, 250km/h이하의 고속주행에서는 오르막과 평지의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지속되는 토크의 양이 풍부하다.





RS4의 핸들링은 M3와 같은 날카로움과 예리함에 비해 무디지만 도끼로 찍는 듯 땅을 움켜쥐는 고속 접지력은 카다로그에 단순히 ‘훌륭한 핸들링’이라는 단순한 표현으로 담아내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이다.





콰트로의 핵심부품인 복잡하기 짝이 없는 토센 디퍼렌셜의 원리를 안다면 고속에서 아우디 콰트로가 보여주는 접지력과 고속에서 조정의 난이도를 줄이는 안정감에 높은 점수를 줄 것이다.

RS4는 왜건이다. 하지만 왜건이기 이전에 고성능 승용차이다.





왜건이라는 신분이 스포츠 드라이빙에 제약을 주는 것은 아니다.

RS4를 수치상 성능만으로 수퍼카의 대열에 합류시키자는 쓸데없는 주장도 필요없다.





RS4 그 자체가 하나의 재미있는 장르로 인정해주어도 충분할 정도로 RS4는 강한 개성만큼 강력한 승용 왜건이다.





RS4!! 나의 가슴속에 또 한대의 드림카를 묻었다.

300km/h의 추억과 함께…



*휠 타이어 MTM 19’’ 255/35.19 미쉐린 Pilot Sports 2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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