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4 GTI의 국내에서의 튜닝 행보가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폭스바겐의 1.8터보 엔진을 베이스로 한 튜닝은 북미와 유럽에서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워낙 하드웨어가 강한 엔진이기 때문에 튜닝이 수월하고 쉽게 출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매니어들이 GTI의 튜닝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순정 150마력의 5밸브 1.8터보엔진은 K03사이즈의 터빈을 가지고 있으며, 터빈을 교체하지 않고 발휘할 수 있는 최고출력은 210마력 부근을 한계로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 튜닝으로 부스트 압을 높여 출력을 높이는 방식인데, 터빈을 교체하지 않고 실시하는 칩튜닝은 비용대비 효과가 상당히 큰 편이다.



여기에 터빈 교체와 대형 인터쿨러를 포함한 파이핑이 들어가면 K04 스포츠 터빈을 응용할 경우 엔진 출력 280마력부근까지 출력을 높일 수 있고, 이정도의 출력까지는 헤드를 열지 않고도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이 이야기는 헤드 개스킷을 두꺼운 놈으로 바꿔 압축비를 낮추거나 피스톤을 교환하는 internal tuning이 전혀 필요없다는 이야기이다.



이번에 시승한 APR stage-3 GTI는 Peak에서 튜닝한 차종으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튜닝된 1.8터보 엔진을 베이스로한 GTI중에서 출력이 가장 높아 휠에서 270마력을 약간 상회하는 출력을 발휘한다.



K04스포츠 터빈 대신 300마력까지 대응하는 가레트 028터빈을 사용하는데, K04스포츠보다 약간 더 큰 사이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타임 랙은 약간 더 느껴지지만 5500rpm이후의 펀치에선 K04스포츠 터빈을 앞선다.



현재 최대부스트를 1바를 사용하고 있으며, 스포츠 촉매와 회전특성을 좀 더 고회전 영역에 집중하기 위해 압축비를 순정 9.5:1에서 8.5:1로 낮춘 상태이다.



초반에 약간 무거운 반응이 있지만 2500rpm이후에선 묵직한 토크가 밀려오고, 1바에 고정된 부스트 압은 변동없이 레드존인 6500rpm까지 유지된다.



강력해진 엔진 파워에 부흥하기 위해 Eibach Pro street coilover가 장착되어 있고, 타이어는 요꼬하마 네오바 225/40.18을 신고 있었다.



GTI의 강한 바디강성은 하드한 서스펜션을 무리없이 소화해내고, 전륜 구동 고출력이지만 하이그립 타이어와 서스펜션 튜닝으로 피칭만 잡아주면 스타트할 때 생기는 기분나쁜 휠스핀은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즉 1단 풀쓰로틀로 스타트를 해도 부스트가 터지면서 생기는 힘에 전륜이 맥없이 스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튜닝된 차종마다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이번에 시승한 GTI는 스타트시에 그립이 완벽에 가깝게 잡혔다.



하드한 서스펜션이 피칭을 허용하지 않은 이유와 강한 그립의 타이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부스트의 상승이 3000rpm에 도달했을 때 최대를 치기 때문에 중속에서 점진적인 힘전달로 인해 쓸데없는 힘손실 없이 저단에서 힘이 효율적으로 전달된 때문이다.



이러한 높은 출력을 순정클러치가 무리없이 소화해낸다는 것 또한 주목할 일이다.

처음부터 강하게 설게된 파워트레인의 구성부품은 튜너들의 수고를 덜고 운전자에게 차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만든다.



시승은 고속주행위주로 실시하였고, 코너링은 중속턴보다는 고속턴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았다.

GTI는 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내달리는 맛이 일품이고, 단단하고 묵직한 무게감 때문에 초고속으로 달려도 불안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



혼다 씨빅이나 인테크라와 같이 면도칼과 같은 날카로운 핸들링은 아니지만 예측가능한 모션과 코너에서 느껴지는 우직함은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시키고 단순히 랩타임에 연연한 주행보단 고속에서 누구나 감탄하는 차체강성을 즐기는 운전을 하게 된다.



시승차의 서스펜션은 고속 바운싱에 빠르게 반응하고 쓸데없이 단단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잔충격에 유연하기 때문에 장시간 시내에서 운전해도 피곤하지 않았다.



220km/h로 돌아나가는 우측 코너의 도로 이음새를 지날 때 튕겨도 착지가 안정감 있고, 롤에 대한 저항감이 크기 때문에 고속에 자신 있는 운전자라면 망설이지 않고 고속 코너를 공략하게 만든다.



220km/h로 항속하다가 오르막을 만나서 뒤늦게 풀가속을 해도 완만한 오르막에서 240km/h를 어렵지 않게 마크하는 터프함은 약간 내리막에서 250km/h를 끝으로 회전한도에 부딪쳐 더 이상의 가속은 없지만 200km/h오버 영역을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호쾌함이 있다.



전반적인 토크 분포가 5500rpm이후에도 큰 힘을 쓸 수 있게 퍼져있어 레드존까지 올리는 재미가 크다.

터빈이 대응하는 영역이 넓은데다가 압축비를 떨어트려 배기온과 노킹에 대한 부담을 줄였고, 더불어 토크 분포 역시 약간 더 뒤로 옮겨갔다.



GTI의 기어비는 1,2,3단이 약간 롱기어 타입이고, 3,4,5단은 거리가 가까운 편이라 GTI의 외모는 크지 않지만 스프린터의 성격보단 고속에서 더 재미있다.



순정 1.8터보 엔진은 운전성의 확보를 위해 워낙 중속 영역이 강조된 성격이라 순정 터빈을 사용해 칩튜닝을 해도 토크가 상승해 가속은 좋아지지만 6000rpm이상의 영역으로 가면 힘이 풀리면서 뒷심이 약해져 최고속에선 큰 차이를 못벌리는 특징이 있다.



터보 엔진의 토크 분포는 출력을 키울수록 좁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즉 저,중속에 강조된 엔진을 고속까지 좋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면 고속에 초점을 두다보면 저,중속 영역이 약간 취약해지는 것 역시 당연한 이치이다.



GTI로 City drivibility를 강조한다면 순정 터빈을 활용한 칩튜닝으로 충분히 만족할 만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의 빈도가 많고, 고속주행에 의미를 둔다면 터빈 업그레이드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튜닝이다.



GTI는 운전자가 만들어서 탈 수 있는 장점이 크다.

자신의 취향대로 만들어타고 싶어도 파트가 없으면 의지가 꺽이기 마련이지만 GTI의 튜닝 파트는 무궁무진하고 현재 굴러다니는 국내의 GTI가 모두 제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로 무장된 튜닝카는 그야말로 무서울 것이 없다.

내구성과 강성에 대한 자질구레한 걱정없이 맘껏 튜닝을 시도할 수 있는 GTI는 오너들을 환자로 만들어버리는 마력이 있다.



필자 역시 그런 환자들 중 하나이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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