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GTI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판매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출시후 10개월 동안 300여대가 판매되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4년간 구형 4세대 GTI를 100대도 팔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증가세이다.

5세대 GTI가 4세대까지의 모델들과 가장 크게 차별되는 제품의 컨셉은 접근성이다.
4세대까지는 그야말로 차를 아는 매니어들을 흡수하는 Heritage에 의존했다면 5세대는 GTI의 Heritage를 전혀 모르는 고객들에게도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을 지녔다.

예를들어 디자인과 실내의 분위기에 차별을 둔점은 차가 가진 주행능력의 차이뿐 아니라 좀 더 특별한 차를 탄다는 만족도를 주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리고 GTI는 전통적으로 수동변속기만을 가지고 있었으나 5세대부터 DSG(Direct Shift Gearbox)라는 수동변속기 베이스의 자동변속기를 탑재함으로서 여성고객들도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5세대 GTI가 매력적인 이유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북미나 유럽에서도 판매 목표를 훨씬 상회하는 높은 판매고는 폭스바겐, 아우디 계열의 차를 튜닝하는 튜너들에게 큰 수익을 주는 모델로 위치가 확고해지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남다르며, 엔진이나 기타 GTI가 가진 하드웨어의 높은 완성도로 인해서 소위 “튜닝빨 잘받는 차”의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수요가 많은 차다보니 여러 업체에서 경쟁적으로 제품개발을 하게되고,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된 review들이 쏟아지고 있다.

덕분에 한국에서도 손쉽게 어떤 제품이 믿을 수 있고, 품질과 성능이 좋은 튜닝 제품인지를 구별할 수 있고, 자신의 차를 마루타화시키는 모험적 튜닝이 아닌 안정된 튜닝을 계획 및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은 카매니어들에게는 엄청난 혜택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시승한 차종은 Achtuning Korea(www.achtuning.co.kr)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5세대 GTI의 터빈을 업그레이드 시켜 300마력으로 세팅해 놓은 차량이다.

GTI의 순정 터빈은 K03터빈이며, 순정 200마력에서 칩튜닝과 흡배기로 얻을 수 있는 출력의 크기는 250~260마력 수준이다.

4세대 GTI가 150마력 베이스 1.8터보 엔진에서 순정 터빈으로 210마력 정도를 효율적으로 뽑는것과 비교하면 신형 2.0 TFSI엔진은 그 잠재력이 완전히 다르다.

게다가 DSG가 수동변속기와 동일한 효율로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공도에서의 전투력은 상당하다.

5세대 GTI를 260마력 이상으로 튜닝하기 위해서는 용량이 큰 터빈이 필수이다.
순정 터빈에서 한단계 큰 사이즈의 터빈은 K04사이즈로서 대응토크는 45kgm정도이다.
하지만 이번 APR GTI는 DSG의 토크 한계가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변속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터보의 부스트가 급상승할 때의 토크를 낮춰놓아 최대한 플랫토크가 분출되도록 세팅했다.  

시승을 하면서 내내 느끼는 점은 풍부함과 자연스러움이다.
확실히 큰 터빈으로 밀어주는 풍부한 파워와 초반에 거칠게 급상승하는 토크의 맛보다는 꾸준히 고속에서 밀어주는 끈기를 주어 최대한 complete카의 느낌을 살리려는 튜너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오르막에서도 가뿐하게 250km/h를 마크하고 속도계상으로 275km/h를 점령할 수 있는 파워는 핫해치(Hot Hatch)의 최정상에 서있는 차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승을 할 때 주로 관찰한 부분은 DSG와 순정보다 100마력 높아진 엔진이 제대로 보조를 맞추느냐에 관한 것이었는데, DSG가 수동변속기의 구조와 흡사하며 습식 클러치를 병렬로 두개 가지고 있기 때문에 0.03초의 번개와 같은 시프트업시 습식클러치가 맞물리는 과정에서 슬립이 발생하면 자동적으로 출력을 제한하는 기능이 작동한다.

만약에 엔진의 파워가 클러치의 용량을 넘어선다면 풀가속 시프트업시에 클러치가 짱짱하게 팍팍 붙기가 힘들다.

특히 1단에서 2단으로 넘어갈 때처럼 급격히 속도가 붙을 때 슬립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 시승차는 순정때와 전혀 다르지 않은 감각으로 변속을 유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배기량 차들에 높은 과급압을 사용하는 차들의 급격한 토크상승은 운전의 재미를 주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불필요한 휠스핀을 많이 유발하며 코너에서 다루기 쉽지 않은 점 그리고 가속패달을 살짝 놓으면서 차를 컨트롤해야하는 상황에서 정교함이 떨어지는 편이다.

반면 시승차는 출발할 때 발생하는 휠스핀을 컨트롤할 때조차 마치 NA차를 다루는 것과 같은 정교한 액셀워크가 가능하기 때문에 코너링을 할 때도 굉장히 다루기가 편안하다.

시승차가 순정에 비해서 50%나 출력을 높였고, 18인치로 인치업을 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연비가 순정보다 좋다는 점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최대 120바의 연료분사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2.0 TFSI의 순정 연료공급 시스템이 과급을 충분히 제어하기에 충분한 여유용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높아진 출력에 대응하는 소프트웨어 튜닝이 정밀하게 되었다는 증거이다.

엔진튜닝의 완성도의 성패는 하드웨어의 견고함과 소프트웨어의 안정성에 있다.
아무리 좋은 하드웨어로 시스템을 꾸며놓아도 소프트웨어 완전치 않으면 엔진은 제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내구성에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가게 되는 것이다.

시승차는 현재 순정 스포츠 댐퍼에 로워링만 되어 있는 상태이지만 조만간 4피스톤 캘리퍼와 코일오버로 무장할 예정이다.

전륜구동형 스포츠카들이 후륜구동과 항상 운전의 재미측면에서 대비되는 경향이 많은데, 여러차종을 경험한 필자의 경험으로는 구동륜의 위치와 운전의 재미를 획일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GTI는 전륜구동형 차량중에서 운전의 재미 측면에서 극상의 쾌감을 줄 수 있는 차량이다.
게다가 성인 남성 4명이 편안하게 고속으로 이동하는 도구로서 트렁크에 짐도 제법 많이 실을 수 있다.

끝없는 오너의 욕심은 never ending tuning으로 비용 대비 저효율의 늪으로 빠질 수도 있지만 차의 성격과 거기에 맞는 철저한 계획튜닝,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의 선택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면 순정차 정도의 메인트넌스 노력으로 얼마든지 재미있는 차를 만들어서 탈 수 있다.

300마력 사양 APR GTI는 한대의 차로 일상용도와 스포츠 드라이빙을 동시에 해야하는 매니어나 차를 장르별로 여러대 소유하고 있는 매니어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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