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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MK2를 시승했다.

그간 다양한 차를 탔던터라 분명 MK2는 여러번 타본 차종이었지만 상당히 이색적이기까지 했다.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20년 가까이 된 올드 모델이라서가 아니라 그동안 빠르지만 크고 무거운 차들을 많이 시승했기 때문에 MK2가 가진 가벼운 몸무게로 인해 주행중 느끼는 물리력의 차이가 너무도 극명했기 때문이다.

 

시승차는 1.8 DOHC 16V 136마력 엔진대신 MK3 GTI에서 가져온 2.0 16V 150마력 엔진이 장착되어 있었다.

1.1톤 정도의 공차중량을 가진 MK2에 150마력이면 진짜 신나게 차를 몰 수 있다.

 

고회전 특성을 가진 폭스바겐의 구형 4기통 16V엔진은 이 엔진이 단종된 이후 그 어떤 폭스바겐 그룹의 엔진도 이런

레이시한 4기통 엔진특성을 보여주지 못했을 정도로 고회전에서 쥐어짜는 맛과 4000rpm을 넘어서 점진적으로 파워가 살아나는 맛이 일품이다.

 

MK2의 1.8 16V엔진은 연료분사장치로 K제트로닉을 장착하고 있는데 요즘의 MPI와 비교하면 내구성이 약하고 이놈의 K제트로닉 때문에 애를 많이 먹는다.

때문에 2.0으로 엔진을 교체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혜는 연료분사장치로 인한 골치아픈 문제가 사라졌다는 점이고, 20만킬로를 달린 엔진이었지만 엔진의 압축느낌은 아주 좋았다.

 

워낙 가벼워 1~5단까지 가속패달을 밟는데로 쭉쭉 뻗는 느낌으로 내달리고, 6500rpm이후의 밸런스도 아주 훌륭했다.

전륜구동이지만 MK2는 스티어링을 꺽으면 뒤가 빠지는 듯 한 느낌으로 코너를 돌기 때문에 언더스티어의 성향이 극히 낮은 세팅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좌우로 연속으로 굽이치는 코너를 2,3단으로 달릴 때는 무게중심의 이동량을 액셀로 조절하면서 뒤를 밖으로 던지듯 운전하는 것이 가능한데, 이러한 특성은 4,5세대 골프로 가면서 후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억제되어 있어 운전의 재미로 보면 MK2가 확실히 한 수 위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84년도부터 만들어진 MK2의 샤시는 최신형 골프와 같은 극한의 강성과 고속안정성과는 물론 차이가 있지만 그당시의 소형 해치백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고속안정성의 최상위 등급의 차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지금도 210km/h로 고속주행을 해보면 차의 움직임이나 바디와 서스펜션이 노면을 대처하는 느낌이 철저히 계산된 상황하에서 운전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하고 불안한 느낌이 없다.

단 80년대 차량의 세팅이 고속에서 제동과 조향을 함께 할 때 요즘차와 전혀 다른 제동배분력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어야한다.

 

즉 이때 차들은 조향상황에 급제동이 들어가면 차의 모션이 급격히 안쪽으로 말리는 특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요즘차만 타다가 MK2를 타면 깜짝 놀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당시의 바디가 보여줄 수 있는 비틀림강성과 굽힘 강성의 수치가  요즘차들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낮겠지만 고속주행 상황에서의 절대적 안정감은 요즘 세대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만큼 훌륭하다.

 

MK2가 허접한 배선구성이 좀 아쉬운 단점이 있지만 여전히 차크기에 비해 타고 내리기 편하고 뒷좌석이 넓다는 점과 명품 16V엔진은 항상 한번쯤 경험해야할 독일차 1순위에서 빠지지 않는다.

 

지금 MK2의 DNA는 오히려 폴로쪽으로 옮겨간 듯한 인상으로 골프는 좀 더 고급스럽고 안정적인 포지션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MK2는 GTI의 뿌리와 의미에 오리지널에 가장 가까운 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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