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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밴쿠버에서 시승했던 89년식 초대 시로코는 1.8 16V 130마력을 발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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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코는 2세대 골프를 베이스로 했던 선대모델을 추억하는 모델로서 지금은 자리를 떠난 폭스바겐 브랜드그룹의 수장이었던 베른하르트의 작품이다.

 

컨셉으로 소개되었을 때부터 파란을 일으킨 파격적인 디자인은 양산에 오면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변화를 가져왔다.

 

피에히에 의해 베른하르트가 제거된 후 피에히는 모든 폭스바겐 모델은 폭스바겐다운 마스크를 가져야한다는 디자인 철학을 강조해 양산단계에서 시로코의 얼굴을 수정하고 절충하느라 디자이너들이 아주 고생했다는 후문이 있다.

 

내가 2007년도 폭스바겐 독일 본사에서 미국시장 컨트리매니저를 할 때 시로코의 미국진입에 대한 내용을 다뤘기 때문에 미국시장에서 시로코를 거부한 이유를 정확히 안다 말할 수 있다.

 

VW of America에서 시로코로 가져올 수 없었던 사정은 GTI보다 7%정도 비싼 concept price때문이었다.

브랜드별로 모델별 가격을 사다리 형식으로 나열한 것을 price ladder라고 하는데 모델간 가격이 너무 가까우면 서로 간섭이 생겨 total volume이라 불리는 전체판매대수를 늘리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제품을 기획하는 플래너들은 바로 이 점을 조심스럽게 잘 다뤄야 한다.

 

미국같이 가격경쟁이 치열한 나라에선 7%의 컨셉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포지셔닝이 상당히 어려웠고, 나중에 나올 골프 R모델을 생각하면 시로코를 포지션 시킬 공간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고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분명 좋지만 모델 하나를 추가로 투입시켰는데 incremental volume(추가 판매수량)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선듯 들여오기가 망설여지는 것이다.

 

덕분에 시로코의 미국형 OBD2엔진이 개발되지 않았고, 한국에도 들어올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에서 시로코를 가져가고 한국에서도 수입할 수만 있다면 미국은 예외지만 한국에서만큼은 소량 특수모델로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아무튼 폭스바겐 매니어들 입장에서 시로코가 공식으로 한국에 들어올 수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시로코는 골프 5세대를 베이스로 만들어졌고, 하드웨어를 모두 공유하기 때문에 사실 골프 냄새가 많이 날 수 있는 차이다.

 

다만 실제로 차를 살펴보거나 타보면 골프와의 연관성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낮은 시트포지션은 운전자체를 상당히 진지하게 받아들이게하며, 달라진 시트포지션만으로도 골프와는 분명히 다른 움직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시승차는 2.0TSI모델로 200마력에 28.6kgm토크를 발휘하지만 외팅거에서 칩튠을 한 결과 240마력을 발휘했다.

 

KW코일오버와 바디킷, 머플러, 19인치 휠타이어로 무장했고, 실내의 디자인도 흰색으로 액센트를 준 작업 모두 외팅거에서 진행되었다.

 

시승시간이 짧아 많은 것을 파악했다 말할 순 없지만 시로코는 운전의 재미와 독특한 스타일의 차를 몬다는 특별함이 강한차였다.

 

차주 Achim 40대중반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DSG는 좋은 선택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Achim은 수동이 너무나 그립다면서 DSG가 역시 수동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독일인들의 변속기에 대한 선호도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연비나 빠른변속 등으로 수동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지만 왼발을 놀려야한다는 점과 수리비가 비쌀 수 있다는 점은 실용성을 강조하는 독일인들에게 여전히 거부감도 많다는 점은 아시아 국가들과 하드웨어를 대하는 태도나 관점이 완전히 다름을 의미한다.

 

잘 세팅된 배기음과 밟으면 그 즉시 반응하는 직분사 엔진은 터보래그를 혁신적으로 줄였고, 덕분에 코너에서도 아주 다루기 쉽고 정교하다.

 

칩튜닝된 시로코는 아우토반에서 속도가 시원스럽게 붙고 220km/h전후의 가속력이나 가속패달에 대한 반응도 충분해 손쉽게 속도를 오르내릴 수 있었다.

 

특히 변속이 된 직후에 순간적인 오버부스트를 짧게 사용하는 느낌으로 변속된 직후에 순간 등을 쑤욱 밀어주는 펀치까지 선사하는데, 독일의 최고급 옥탄 100짜리 연료가 있기에 가능한 연출이 아닐까 생각된다.

 

빗길 2단으로 조심스럽게 풀가속을 하고 3단이 넘어간 직후에 바로 휠스핀을 하는 것을 보면 변속된 직후 오버부스트로 토크를 살짝 끌어올리는 세팅이 미끄러운 빗길에서는 그립의 한계를 살짝 넘겨버렸던 것 같다.

 

묵직하게 세팅된 스티어링 감각도 골프와는 다른 세팅으로 스포티한 감각을 증폭시켰다.

선대모델과는 다르게 신형 시로코는 디젤엔진으로도 출시가 된다.

 

아우디 TT도 현지에서는 디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스포츠 모델에 디젤엔진은 더 이상 이상한 조합이 아니다.

 

해치백의 DNA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트렁크의 공간도 그리 황당한 수준은 아니다.

뒷좌석은 오버펜더 느낌을 위해 캐빈의 폭을 줄여 2인승으로 제한되지만 일단 앉았을 때 레그룸이 그리 답답한 느낌은 아니다. 단 들락날락할 때는 낮은 루프라인 때문에 골프 2도어보다 훨씬 힘겹다.

 

시로코는 선대의 4기통 16V NA컨셉을 계승하진 않았지만 직분사 터보가 있었기에 현대의 차만들기 분위기상 그 위상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사실 GTI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도 없었을 것이고 시로코만을 위한 파워트레인을 얹을 이유나 명분도 부족했을 것이다.

 

시로코는 잘익고 제대로 숙성된 해치백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운전재미를 보여주는 차종이다.

한국도 수입차 점유율이 6%가 넘어 얼마안되 연판매 10만대 규모로 계속 상승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 규모를 생각했을 때 말도 안되는 이상한 법규로 인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선택을 제한하고 미국에 판매되는 대배기량 위주의 차량만을 허용하는 친환경 녹색정책에 실제로 반하는 규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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