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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F는 재규어에게는 아주 값진 모델이다.

그동안 전통의 고수를 통해 재규어 나름대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던 재규어의 고집은 결과적으로 시장에서는 그리 환영을 받지 못했다.

 

재규어가 경쟁에서 밀렸던 이유는 제품의 포트폴리오의 구성의 문제라기보다는 각각의 차종이 시대에 맞는 이노베이션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데 있다.

 

유럽차로서 독일차를 늘 신경써야하는 위치였는데도 불구하고 샤시의 능력도 기대밖이었고, 파워트레인도 주류의 최상위 경쟁에 내놓기에는 뭔가 2%부족했었다.

 

XF는 재규어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함과 동시에 앞으로 나올 재규어 모델들이 이전모델들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라는 예고편의 성격도 가지지만 XF자체가 재규어가 진작에 보여주었어야하는 브랜드의 가치를 진정한 실력으로 보여준 차종이다.

 

시승차는 XF 3.0D207마력이었던 2.7D에서 업그레이드 된 엔진으로 트윈터보 240마력의 최대출력에 최대토크는 56.1kgm이다.

 

0->100km/h 7.1초에 끝내고 공인연비는 리터당 13km로서 3리터 디젤엔진으로서 스펙상으로는 최상위 레벨의 최선두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동을 걸면 솟아 오르는 다이얼은 체인지레버를 대신하며, 생각보다 조작이 편안했고, 전통의 J게이트가 아니지만 거부감은 없다.

 

어차피 XF를 통해서 기존 재규어의 전통과 역사를 찾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신형 3리터 디젤엔진의 실력과 수준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재규어의 3리터 디젤 엔진은 좌우 사이즈가 다른 트윈터보 형태의 구성으로 상시 두개의 터보가 작동하지만 두번째 터보가 인테이크로 연결되어 부스트압을 발휘하는 시점은 2800rpm부터로서 시퀜셜 터보 방식이다.

 

보통 디젤엔진들이 4000rpm을 넘어가면 완전히 허당이 되는 것과 달리 XF 3리터 디젤 엔진은 4600rpm회전한도까지 힘의 큰 폭의 하강없이 끈기있게 밀어붙인다.

 

폭스바겐 아우디에서 사용하는 3리터 디젤엔진이 3500rpm부근에서 미세한 진동을 전달하는 것과 달리 재규어의 것은 회전영역에서 진동의 수준이 변하는 일이 없다.

 

56kg의 토크는 다소 폭력적이기도 하지만 다루기가 쉬워 가속패달과 연동되는 fine tuning도 수준급이었다.

이런 훌륭한 엔진에 결합된 변속기도 이야기할 것이 참 많다.

 

XKR 승기에도 언급했던 자동변속기의 빠른 시프트다운과 회전수 보상기능으로 사실 시퀜셜이나 듀얼클러치 타입의 변속기를 써야할 이유를 찾기 힘들며 XF의 그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6단으로 가다가 손가락으로 패들을 3번 튕기면 그 즉시 3단에 위치하고 있다.

혹은 4단으로 가다가 두번 패달을 건드리고 가속패달을 밟으면 시간 지연없이 그대로 2단으로 풀가속이 가능하다.

 

현재 동급의 아우디, BMW, 벤츠에서 사용하는 변속기와 차원이 다르다. 이런 빠른 스피드와 정확성은 수년전에 일반 자동변속기로서 연출하기 불가능한 영역이라 믿었던 것이기 때문에 더욱 더 인상적이었다.

 

변속기의 세팅중 재미있는 것은 수동으로 변속할 때 시프트 업시에 시퀜셜 타입의 변속기와 같은 미세한 변속충격을 일부러 연출하여 박진감을 높였다.

 

그 충격이라는 것은 거부감이 있는 그런 것이 아니라 차가 풀가속 변속시 차가 앞으로 약간 튕겨나가는 듯한 충격을 유발한 것인데 때문에 풀가속시 그저 부드럽고 밋밋하게 변속이 되는 것 보다 훨씬 스포티하게 느껴진다.

 

다운시프트를 할 때 회전수 보상을 위해 타코미터의 바늘이 튕기는 것을 보면 디젤엔진으로서 신기에 가까울 정도다.

 

자신있게 말하고 싶은 점은 현재 재규어에서 사용하는 3리터 디젤엔진과 변속기의 조합은 폭스바겐 그룹이나 BMW, 벤츠에 사용하는 것보다 그 조합의 완성도에서 앞선다는 점이다.

그리고 파워트레인쪽에서 그 어떤 실수나 부족함을 발견할 수 없었다.

 

각단 4600rpm에서 변속되는 풀가속시에

 

2 90km/h

3 130km/h

4 190km/h

5 230km/h 4200rpm

6 250km/h 3700rpm

 

5단으론 4200rpm이상 끌고 가지 않고 6단으로 넘어가고 계기판상 250km/h에서 리미트가 작동하는데 이때 GPS 속도는 240km/h였다.

 

페이톤이 250km/h 6단 상황에서 4200rpm인 것과 비교해 6단의 회전수가 아직 넉넉하고 230km/h에서 6단으로 바톤이 넘어와 비교적 낮은 회전수에서도 가속견인이 된다는 것은 고속빨에 큰 영향을 미친다.

 

230km/h가 넘는 상화에서도 가속은 뚜렷하고 250km/h리미트가 아니라면 내리막에서 265km/h나 그 이상도 나올 것 같은 기세였다.

 

이번 XF시승에서 또 한가지 놀랐던 점은 샤시의 능력이다.

XF 5시리즈의 그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아우디나 벤츠와 비교하면 BMW쪽의 느낌에 조금 더 가깝다.

 

기존의 재규어는 200km/h가 넘어갈 때 노면의 정보를 100%스캔하면서 달린다는 느낌이 적었다. 즉 댐핑스피드가 노면을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 고속으로 갈수록 타이어가 노면을 내리누르는 힘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져 차가 붕뜨는 듯한 느낌으로 가벼워지는 스티어링 감각이 불만이었다.

 

XF 230km/h로 돌아나가는 고속코너의 범프를 완벽하게 소화해낼 수 있고, 고속으로 코너를 돌 때 가속패달을 한번에 확 놓았을 때 뒤에 있던 무게중심이 앞으로 옮겨옴을 느끼면서도 코너링 중 괘도의 변화가 없었다.

 

현행 XJ같았으면 반차선 정도 급격한 궤도변화가 있었을 법한 상황에서도 XF는 흐트러짐이 없다.

목표를 독일차 수준의 고속안정성에 두었고, 그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갈고 다듬었던 것이 분명하다.

 

와인딩을 달려보면 또 한번 까무라치게 된다.

좌우 평형성이 극도로 높아 몸의 쏠림이 적고 코너에 브레이킹을 끌고 들어가도 후륜이 안정적이다.

후륜구동 특유의 밸런스를 장점으로 해도 후륜이 날창되면 결코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것은 진리이다.

 

BMW는 파워오버스티어를 만드는 의도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후륜의 움직임을 마치 말뚝이 박힌 견고함으로 안정성을 연출하는데 XF BMW에 대한 완벽한 해석을 바탕으로 그 수준에 근접시켰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높은 속도로 와인딩을 공략하면서도 컨트롤이 전혀 난해하지 않고 안정적이었다.

 

트랙의 깃발 모양의 버튼을 누르면 슬립앵글을 좀 더 허용하지만 실제로 DSC가 완전히 켜진 상태와 깃발모양 버튼을 눌렀을 때 코너탈출시 파워를 억제해주는 로직은 그다지 큰 차이를 느끼진 못했다.

 

이렇게 140km/h이하의 와인딩에서 패달시프트는 듀얼클러치 타입의 차들 못지 않는 스피드와 운전재미를 주었고, 내가 디젤세단을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스포티했다.

 

XF는 신형 XJ의 수준이 어떨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한다는 차원에서 재규어가 완전히 다른 영역의 차를 탄생시킨 것에 그 의의를 두고 싶다.

이제는 아우디, BMW, 벤츠를 비교할 때 재규어 XF가 포함되어야하는 것이 마땅하다.

 

불만이라면 디자인에서 오는 다소 작은 트렁크공간,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시계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 때문에 실외온도와 주행가능거리, 트립컴퓨터의 주행거리 등이 전부 흩어져있다는 점인데, 실외온도는 중앙모니터에서 밖에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웠다.

 

XF가 데뷔했을 때 나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극복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있었다면 지금 XF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확실한 차이가 있다.

 

XF는 최고수준의 스포츠 세단에 포지셔닝되어 마땅한 차종이고, 독일제 동급 세단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우리가 아우디, BMW, 벤츠를 동등한 위치에서 평가하면서 큰 우열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결국 승패는 각 브랜드의 고유성에 의해 선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재규어가 전혀 다른 색깔의 차를 만들었지만 재규어라고 하는 고유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재규어는 XF를 통해서 프레미엄 세단시장에서 진짜 실력으로 승부할 준비가 되어있다.

 

기존에 품질문제에 대한 부분도 미국에서 JD파워의 높은성적을 바탕으로 본다면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XF와의 12일은 내게는 너무나 특별했고, 운전하는 내내 즐거웠으며 신기하기까지 했다.

 

독일차를 대체할 수 있는 영국차의 탄생의 특별함은 비단 내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차량협조 : 천일오토모빌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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