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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클래스가 최고급 세단의 정상의 자리를 한번도 내주지 않고 왕좌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던 근간에는 오랜 역사가 말해주는 헤리티지와 뭔가 앞서가는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적용으로 압축된다.


최근의 차 만들기가 웬만한 기능들은 대중 브랜드의 대중 모델들에서도 쉽게 적용 및 경험할 수 있게 되어,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뭔가 다른 브랜드가 따라 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뭔가를 개발하고 적용하는 부담은 엄청날 것이다.


큰 범주에서 성능, 편의, 안전에 대해서 비교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혁신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S클래스는 항상 최소 한 개 이상의 독보적인 기능들을 선보여왔다.


W222 S클래스는 한국만 기준으로 본다면 벤츠가 BMW의 비정상적인 포지션을 다시 한 계단 아래로 밀어내고 왕좌에 복귀한 케이스가 명백하다.


7시리즈와 비교도 되지 않는 인지도와 선호도가 말해주고, 최신형으로 데뷔한 7시리즈의 판매가 초라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을 보면 이제 S클래스와 7시리즈 심지어 A8 조차도 평행선상에서 경쟁하는 모델이 아닌 듯 보이는 착시까지 불러일으켰다.


시승한 모델인 S63 AMG CoupeCL의 시리즈 네이밍을 계승하지 않고 S클래스의 파생모델로 표기를 바꿨다.


CL이라는 이름이 S클래스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차라는 연상을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사실 CL은 벤츠니까 가능했던 독특한 세그먼트로 BMW나 아우디에 없는 클래스라 차 자체가 주는 만족도나 완성도 그리고 이미지가 제한적 판매에도 불구하고 벤츠의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 제법 기여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벤츠가 이번에 자기들만이 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자랑질로 선보인 MBC(Magic Body Control)V8이상의 모델에 옵션으로 제공되며, 스테레오 카메라를 통해 노면을 스캔해 댐퍼의 압력을 노면에 맞게 미리 준비하는 기능이다.


130km/h이하에서만 제대로 작동하며, 기본적으로 ABC(Active Body Control)에서 진화한 신개념 서스펜션이라 할 수 있다.


V8 5.5리터 585마력, 91.8kg최대토크는 63이라는 뱃지에 걸맞는 파워, 특히 엄청난 토크가 당당함 그 자체이다.


7MCT변속기 듀얼클러치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영리하고 다운시프트시 회전수 보상기능으로 운전의 재미를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디자인은 여성들의 맘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만큼 우아하고 크기에 비해 그리 커 보이지 않으면서도 단단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실내로 들어오면 가죽의 사용이 도어, 대시보드 등으로 폭넓게 사용되어 있지만 질감이 좀 두껍게 느껴지고 표면이 따뜻해 보이지 않아 가죽으로서의 효과를 최대한 연출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은 A필러와 지붕이 일반 모직으로 되어 있는데, 현지에서는 옵션선택이 가능한 사양일 것 같은데, 아무튼 C클래스 수준의 질감이 차의 격을 10단계 이상 떨어 트린다.


알칸타라를 적용해왔던 W220, 221의 최고사양 모델들의 그것과 비교하면 시승차의 고급성은 그냥 대형 모니터의 화려함 이외에 특별할 건 전혀 없다.


시가지 주행을 하거나 저속으로 주행할 때 혹은 정속으로 주행할 때는 엔진의 작동감을 거의 느끼지 못할 만큼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600마력에 가까운 초강력 엔진의 존재감 같은 것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다.


나쁘게 이야기하면 엔진과 운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거의 단절에 가까울 정도로 배기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엔진이 나름 5.5리터의 대형 엔진이지만 촉감이 운전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신경질적으로 풀 가속을 때리면 한 두번은 걸러진 배기음과 폭발적인 가속력이 나오기는 하지만 너무나 부드럽고 배기음의 볼륨이 가속패달의 증감에 미세하게 변하는 느낌이 전혀 없다.


얼마나 빠른지에 대한 묘사는 다양하게 할 수 있지만 빠르기로 말하면 같은 엔진을 사용한 CLS63 AMG525마력 사양에 비해서도 눈에 띌 정도로 200km/h이상의 가속력이 정말 발군으로 250km/h이라는 숫자를 너무나 빠르게 재껴버린다.


W221바디와 비교해 눈에 띄게 좋은 점은 풍절음에 대한 대책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완성도를 높여 실내가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외부와 단절 그 자체일 정도로 고요하다.


어떻게 보면 이런 완벽한 방음을 엔진이 뚫지 못해 엔진과 운전자가 훨씬 더 원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지도 모른다.


이미 검증된 엔진과 변속기는 달려나가는 추진력과 가속력 그리고 맘만 먹으면 도로를 지배할 수 있다는 자신감 등 이 차가 그냥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특별함에 충만하다.


이제 좀 더 차의 깊은 내면으로 한번 들어가보자.


MBC를 내세워 경쟁 브랜드가 따라오지 못하는 신기술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음을 인정받고 싶어했던 벤츠의 신개념 서스펜션은 과연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는가?


결론만 놓고 보면 성공은 커녕 안정성과 편안함을 모두 높은 위치에서 만족시킨다는 벤츠의 야망은 그저 실험실 수준의 졸작으로 평가하고 싶다.


승차감과 편안함 측면에서 보면 20인치 휠 타이어의 거친 느낌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편안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시종일관 주는 것은 사실이다.


평형성을 잘 유지하면서도 댐퍼가 기민하게 움직여주고 어떤 노면에서건 승차감에 있어서 쾅 하는 큰 충격에서부터 거의 완벽하게 자유롭다.


과속방지턱을 말도 안되는 속도로 넘었을 때 사뿐하게 넘어가는 그 느낌으로 MBC는 극찬을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과속방지턱을 과한 속도로 넘었을 때의 부드러움은 2002년 데뷔한 폭스바겐 페이톤의 능력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2013년에 데뷔한 최신형 시스템으로서 더 낫다는 부분을 찾을 수 없다. 사실 W222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페이톤이 승차감 부분에서는 이미 정점을 찍어 이를 뛰어넘게 뭔가를 만드는 것이 워낙 힘들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부드럽고 차분하지만 절대적으로 다른 경쟁사에 비해 더 아니 월등히 좋냐? 전혀 그렇지 않다.


속도를 올려 초고속으로 향하는 과정속에서 느껴지는 서스펜션의 완성도 역시 기대 이하이다.


고속에서 바운스를 먹으면 차가 지나치게 많이 떠오르고 착지할 때 튕겨내는 바람에 수도 없이 많은 차로 반복적으로 지나갔던 노면에서 쓸데 없는 긴장감에 놀라 버릴 정도였다.


급제동할 때 머리가 너무 많이 숙여지는 현상에 강한 제동시 뒤가 가벼워져 후륜이 좌우로 찰랑찰랑 흔들리는 느낌도 과거 AMG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미흡함이다.


1세대 ABC를 장착한 CL55 AMGSL55 AMG의 고속주행 안정감이 S63 AMG보다 낫다고 보면 되고 에어매틱의 W212 E63 AMGS63 AMG보다 우세하다.


와인딩을 한참 타면서 느껴지는 차의 롤 억제 능력도 CL55 AMG보다 못하고 전체적으로 무게중심 이동이 크고, ABC만큼의 시스템 내부 압력이 존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댐퍼의 대응이 지나치게 승차감에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다.


최고 사양의 AMG모델이 A45 AMGC63 AMG가 주는 그런 타이트함이나 쾌감을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잃는 것이 분명해도 나이 많은 고객들이 AMG로 자신있게 넘어올 수 있는 다리를 놓았다고 하는 부분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없다.


참으로 애매하고 다양한 생각이 드는 이유는 벤츠가 순수 미케니컬 방식으로 이미 완벽하게 해결해 놓은 승차감과 안정성 그리고 본인들이 추구하는 철학에 대한 표현, 이런 것들이 이미 W140때 완성이 되었는데, 그 이후에 적용된 최신 시스템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실험작 수준에서 혁신적인 발전은 커녕 뭔가 꼬투리 잡힐 여지가 항상 있다는 부분은 안타까운 사실이다.


우리가 구형차들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기 힘든 이유는 오래된 차들의 상태가 좋지 않아 원래 모습을 가늠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차가 낡아 상태가 후줄근한 차들로 과거 차만들기를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구형 벤츠의 승차감이 참으로 의미가 있었던 이유는 정말 편하고 부드럽지만 고속에서 로드 홀딩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즉 이미 과거에 승차감과 주행안정성을 최상의 위치에서 절충 없이 완성했다는 뜻이다.


90년대 중후반에 브라부스 튜닝된 500마력 오버 차량들이 일반 종발이 타입의 서스펜션으로도330km/h를 넘기며 독일차의 최고의 영광을 누릴 때 독일차의 섀시는 그야말로 보증수표처럼 든든함 그 자체였다.


아우디 역시 D3 A8때의 안정감을 D4에서 느끼기 힘든 것도 뭔가 본질적인 코어를 잘 다듬어서 승차감과 안정성을 완성해왔던 세대별 발전이 멈추고 전기, 전자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적용되어 컨트롤 유닛이 상황을 판단하는 이상한 형태의 진화가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모나코와 같은 도시에 매우 건강한 노부부가 이런 차를 타고 호텔에 발렛 파킹을 맡기는 장면, 혹은 40대의 세련된 도시 커리어 우먼이 비즈니스 용도로 이차를 타는 경우, 자동차가 오너를 이보다 더 돋보이게 하는 경우가 드물 정도로 S63 AMG쿠페는 멋지고 세련되었으며, 강력한 차이다.


시대가 자동차를 좋은 방향으로 진화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설계와 기계, 그리고 이를 보조해주는 전자장비의 혁신적인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계를 보조하는 형태의 전자장비의 역할과 비교해 전자장비가 차의 다이나믹스를 지배하는 형태의 개입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고, 후자의 경우 아주 성공적인 경우가 없음을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시스템을 가진 벤츠가 입증해버린 셈이다.


세계를 리드하는 브랜드가 펼치는 초 현대화된 장비들의 성공 혹은 실패 사례들은 엔지니어링을 내세우는 브랜드들에게 아주 좋은 교훈을 줄 수 있다.


기계식과 전자식의 어감에서 오는 막연히 과거와 미래의 방향성은 실제로 자동차의 영역에서는 절대 우위를 이야기할 수 없다.


고도화되어 가는 기술속에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과물을 바라보면 씁쓸한 맘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63 AMG 쿠페는 멋지고 알차며, 독보적인 세그먼트와 존재감이 확실한 차인 것은 분명하다.

초고속상황에서의 핸디캡에 관심을 가질 고객이 주 타겟층에는 많지 않다는 것도 제대로 된 기술적 평가가 주는 한계성을 분명히 말해준다.


그래서 나의 와이프의 귀에는 나의 이런 세심한 평가가 전혀 귀에 들리지 않고, 듣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만인의 드림카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는 멋진차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매우 그렇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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