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3101.jpg IMG_3102.jpg

 

벤츠 전문가들이 보는 W210은 벤츠가 엄청난 수준의 원가절감이 차량에 적용되기 바로 직전차라는 점에서 그리고 과감한 프론트 마스크의 적용을 높게 평가한다.

 

W210을 처음 접한 것은 96년으로 당시 E230 150마력 사양으로 계기속 230km/h로 순항했던 기억을 되돌려보면 고속안정성에서 있어서만큼은 유독 높게 평가할 수 있고, 표현방식에 있어서 아우디나 BMW와는 선을 긋는다.

 

긴장감을 주지 않는것이 어쩌면 밋밋하고 조금은 느슨한 세팅이지만 초장거리를 운행할 때 주는 쾌적성과 운전의 피로도는 낮추기 위한 의도가 차량에 잘 반영되어 있다.

 

E420은 97년도에만 생산된 모델로 98년식부터는 E430으로 변경되었다.

4.2리터 V8엔진은 279마력을 생산하는데, 특이한 것은 이때 사용되던 4.2리터 엔진을 끝으로 V8엔진은 모두 3밸브 엔진으로 변경되었다.

DOHC 트윈캠을 가진 E420은 4.3리터로 엔진이 변경되면서 출력이나 토크가 변하지 않았다.

 

시승차는 지인의 애마로 18만킬로를 주행차였고, 사진이 많이 없는 이유는 나중에 밝은 낮시간대에 사진을 제대로 찍을 생각으로 세부컷을 찍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독일 출장중 뒤에서 5톤 트럭이 추돌하는 바람에 공장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척이나 아쉬웠었다.

 

벤츠의 V8은 아우디나 BMW의 그것보다 확실히 매력이 있다.

벤츠다움을 잘 표현하고 6기통까지는 좀 둔하고 지나치게 묵직한 느낌없이 팍팍 치고 나가는 느낌이 출력 이상의 느낌을 준다.

 

3500rpm이 넘어가면서 한번 더 힘이 증폭되는데, 트윈캠을 사용한 엔진이기 때문에 흡기캠 각이 3500rpm에서 바뀌면서 토크 특성이 달라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6000rpm까지 힘의 하강없이 시원하게 뿜어주듯 돌아주는데, 회전한도가 높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은 전혀없다.

 

18만킬로를 달렸지만 엔진에서 느껴지는 압축느낌이라든지 주행의 파워풀함은 여전히 초기 당시의 파워가 나오는 것으로 보였다.

차량은 전반적으로 손볼 곳이 좀 많은 상태였지만 W210은 최신형 E클래스에 비교해도 주행안정성에 있어서만큼은 큰 차이를 주지 않을 정도로 고속에서 편안하고 고속코너에서의 평형성도 아주 뛰어나 차체가 기우는 느낌이 극히 적다.

 

V8 펀치는 어떠한 속도대에서도 제 힘을 발휘해주기 때문에 멋지게 치고나가면서 독일제 6기통 신형차들을 가뿐하게 재끼는 재미도 크다.

 

최상위 버젼으로 354마력의 E55 AMG가 있지만 E420이나 E430도 충분히 V8의 진가를 만끽할 수 있다.

단 국내에는 정식으로 수입된 적이 없기 때문에 구하는 것이 E55 AMG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지금 현저하게 낮아진 W210의 중고차 가격대를 고려했을 때 저렴한 가격에 많은 매물을 접할 수 있긴 하지만 BMW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니어들이 복원하는 용도로 철저한 관리를 받았던 차들이 적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벤츠라는 네임밸류 때문에 저렴하게 구입해서 뭔가 큰 일 터지기 전까지 타다가 내놓는 경우가 많다보니 돈이 많이 들어가는 그러면서도 당장 안바꿔도 차 굴러가는데 지장이 없는 부품들은 상당히 낡았을 가능성이 크다.

 

E420의 연비는 6기통 3리터 언저리의 차들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괜찮은 연비를 발휘했다.

아마 180km/h정도로 항속하는 조건이라면 6기통 모델보다 조금 더 연비가 좋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하게 만들었다.

 

아쉽게도 후방추돌로 인해 E420을 다시 시승해볼 수 있을지 아직 장담할 수 없지만 복원의 의지를 붙태우게 만드는 튼튼한 기본기로 기억에 오래 남을 차종임에는 분명하다.

 

-testkwon-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