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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3 AMG와의 두번째 만남은 좀 더 큰 기대가 있었다.

순정 C63 AMG의 빌어먹을 속도 제한기는 C63 AMG를 제대로 느끼는데 상당한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다.

 

시승차는 1차 시승때와 달리 Performance package를 가지고 있어 좀 더 사이즈가 큰 브레이크와 단단해진 댐퍼, LSD 그리고 스웨이드가 들어간 스티어링휠이 장착되어 있었다.

 

소문에는 Performance package의 서스펜션이 너무 하드하기 때문에 위화감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시가지에서 타기에 그 정도로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순정의 457마력에서 MKB칩튜닝으로 530마력 이상의 출력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그 차이를 몸으로 느끼기 힘들었던 이유는 이미 C63을 타본지 몇달이나 지나버렸기 때문에 순정과 비교해 얼마나 더 빠르다고 비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300마력대도 아니고 400마력을 훌쩍 넘어 500마력을 넘나드는 차의 출력 변화는 두대를 동시에 타보거나 아니면 다이노에 올려 출력을 재는 방법이 가장 정확한 비교방법이라 믿는다.

 

아무튼 시승차에는 리미터가 없었고, 7단 변속기를 최대치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C63은 과거에도 경험했지만 속도가 미친듯이 올라갔다.

E92 M3와 항상 비교가 되긴 하지만 등판에 느껴지는 체감 가속은 C63쪽이 월등하게 느껴진다.

 

다시 듣고 싶어 미쳐버릴 것 같은 끝내주는 배기음에 실린 엄청난 토크와 묵직함하면서도 통쾌한 가속감은 C63을 소유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시승차는 오르막에서 간단히 300km/h를 넘겨버렸고, 6단 상황에서 계기판상 318km/h를 가르켰다.

이 상태에서 리미터 같은 것이 작동하는 듯 느꼈는데, 사실 6단의 회전수가 아직 좀 더 남은 상태라 MKB자체 리미터가 작동한 것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다시한번 확인을 위해 테스트해보고 싶었지만 아무리 차가 안정적이어도 전방에 차가 한대도 없는 상황이 아니면 이런 초고속주행을 하는 것이 워낙 위험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동일한 속도대로 이 리미터가 작동하는 느낌을 테스트할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다.

 

아무튼 시승차는 엄청나게 빨랐고, 내가 시승했던 가장 빠른차들의 그것에 견줄만한 가속력과 고속주행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Performance package의 하이라이트인 하드한 댐퍼의 능력도 리미터가 없는  C63에서는 제대로 발휘되었다.

 

일반 C63과의 차이점은 좀 더 짧은 스트록과 빠른 리바운스 스피드로 요약할 수 있다.

고속에서 리바운스 스피드가 얼마나 빠르냐면 뒷좌석의 동승자가 만약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다면 노면이 순간 꺼지는 영역으로 280km/h이상으로 지나갈 때 머리를 지붕에 그대로 내리 찍듯이 부딪쳐 목을 다칠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차에 동승하면서 뒷좌석이라고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 것은 미친짓이며, 앞좌석에 탄 승객을 위협하는 위험한 태도다. 게다가 고속주행시에는 엄청난 리바운스 스피드 때문에 목을 다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코너에서 파워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범프를 치면서 가속할 때의 안정감이 엄청났다.

분명 짧은 스트록으로 범프를 칠 때 타이어가 떠버릴 것 같지만 이를 빠른 리바운스 스피드가 모두 해결하기 때문에 고속에서 풀가속으로 달릴 때 접지를 잃을 확률이 거의 없다.

쉽게 말해 노면의 기복에 의해 차가 떠있는 상황 즉 댐퍼가 펼쳐져있는 시간을 극대로 짧게 유지하기 위해 차를 지면방향으로 잡아당기는 힘이 엄청나게 강하단 뜻이다.

 

동일한 구간에서 페라리 F430이나 콜벳 Z06로 달릴 때는 수십번 뒷 타이어가 공중에서 헛도는 상황이 연출되었는데 C63에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다.

 

C63의 가장 큰 핸디캡은 와인딩능력이다.

언더스티어가 많이 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드리프트로 달리지 않는한 재미있는 와인딩을 달리기에 적합한 차종이 아니다.

거대한 엔진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할 수도 있지만 고속주행 능력을 위해 와인딩능력을 일부 포기한 것이 분명하다.

 

C63의 고속주행의 최대 목표는 고속상황에서의 가감속 상황에서 fish tail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타를 예민하게 세팅하면 와인딩 능력은 올라가고 머리가 안쪽으로 파고드는 경쾌한 코너링을 만들 수 있지만 고속에서는 불안해진다.

이러한 세팅으로는 300km/h는 커녕 240km/h대에서의 안정성도 확보하기 힘들다.

 

C63은 고속에서 차선변경이나 고속코너링을 할 때 미세한 언더스티어를 지속적으로 내주기 때문에 고속에서의 조정능력이 쉬우면서도 정확하다. 여기에 가속패달과 브레이크라는 변수가 동반되어도 자세의 변화가 쉽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고속에서 스티어링의 수정을 통해 괘도를 유지하는 노력이 현저히 줄어든다.

 

뒷좌석에 앉으면 C63 AMG오너들이 대부분 바라는 좀 더 크고 박력있는 배기음을 실내에서 듣고 싶은 욕구가 해결된다.

C63에서 트렁크가 존재하는 이유는 배기음을 위한 울림통으로 여겨질 정도로 앞좌석과 뒷좌석의 배기음은 하늘과 땅차이였다.

일부러 앉아본 뒷좌석 어코스틱은 과히 최고수준이고, 운전자가 듣는 그것과 너무나 달랐다.

 

시승차는 20,000km를 조금 넘게 탄 차였는데, 연비가 순정보다 좋게 나왔다. 같은 구간을 달리면서 이전보다 훨씬 빠른 스피드와 페이스로 달린 것을 비교하면 순정 457마력짜리가 칩튜닝된 C63보다 기름을 더 먹는 것으로 느껴졌다.

 

지난 시승기에서 지적한 허접한 실내의 하이라이트를 하나 더 찾았다.

뒷좌석에 앉아 독서등을 켜려고 스위치를 누르면 지붕 내장제 전체가 들썩거렸다.

웃음이 나지만 C63 AMG를 사고말고의 포인트가 아니기 때문에 이쯤해두기로 한다.

 

C63 AMG가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지향하는 E92 M3와 비교하면 너무 고속지향적인면이 없지 않다.

E92 M3가 EDC가 장착된 차와 그렇지 않고 일반 가스댐퍼를 가진차의 고속안정성에서 좀 많은 차이가 나는 것과 비교하면 C63의 가스댐퍼는 그 성능과 능력이 분명 탁월하다.

 

M3와 같이 DCT라는 현란한 변속기는 아니지만 6.2리터나 되는 배기량에 요란하게 다운시프트를 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 즉 진정한 V8대배기량이라면 가속을 원할 때 그냥 걸려있는 그 단수로 밀고 갈 수 있어야하며, 지금의 변속기도 그런면에서 바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듯한 세팅이다.

 

리미터가 풀린 C63 AMG는 내게 벤츠 V8에 대한 욕망을 한층 더 자극하는 그런차였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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