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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R32(R32로서는 1세대)수퍼차져는 이번이 두번째 시승이다.

360마력사양으로 계기판상 마지막 숫자를 넘겨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바늘이 지나가며 대략적으로 계기판상 310km/h를 달릴 때는 진짜 끝내주는 기분이었다.

골프로 300km/h이상을 달릴 때의 기분은 수퍼카로 달리는 것과는 다른 통쾌함이 있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일본사양이라 기존에 시승했던 북미형과는 ECU가 미세하게 틀리고, 변속기의 기어비가 유럽형을 따르기 때문에 북미형에 비해 약간 숏기어 타입이다. (6단 7000rpm기준 280km/h, 북미형 6단 7000rpm일 때 300km/h)

 

시승의 목적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매칭이 잘 맞고 VF엔지니어링 스펙대로 350마력의 느낌으로 달려주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R32의 VR6는 2세대 VR6로 초대 2.8리터 172마력에서 3.2리터 240마력으로 상승했고, 엔진자체의 사운드를 제외하고는 컨셉이나 철학이 완전히 다른 엔진이다.

 

약간 묵직하고 둔하면서 고회전에서 확살아나는 구형 VR6엔진과 비교하면 초반부터 우왁스런 토크로 좀 지나치게 민감한 액셀 반응은 나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이지만 그래도 젊은 매니어들 입맛에는 오히려 이런 세팅이 호응이 좋다.

 

VF에서 사용하는  볼텍 수퍼차져도 세월이 흐르는동안 많은 개량이 있어서 완성도와 내구성이 무척 좋아졌다.

작동 소음도 실내에서 미세하게 들리는 정도로 특히나 시승차처럼 배기튜닝이 되어있는 경우 차져소리는 처음에 한동안 운전하면서 감지하기 힘들 정도로 조용했다.

 

2단에서 풀액셀을 하면 4000rpm에 도달하기 살짝 전에 힘이 한번 더 붙고 5000rpm부근에서 한번 더 그리고 6000~7000rpm까지는 마치 점진적으로 계속 솟아나는 듯한 느낌으로 속도가 붙었다.

 

2단은 솔직히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올라가기 때문에 토크밴드를 느끼는 것이 사실 쉽지 않고 3단으로 넘어가면 역시 빠른 회전상승이지만 시원스럽게 속도가 붙고 4단 역시 마찬가지로 200km/h근처까지 순식간에 뻗어버린다.

 

시승차의 소프트웨어가 5속과 6속일 때 풀파워를 사용하지 못하는 제한 같은 것이 느껴져 내리막에서 간신히 275km/h정도를 달렸지만 4단까지 느껴지는 파워로는 6단 7000rpm 280km/h는 순식간에 점령할 것 같다.

 

R32는 폭스바겐에서 만든 차다보니 하드웨어가 충분한 용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명령에 의해 아우디 S3보다 빨라서는 안된다는 태생적 리미트를 달고 나온 차이다.

 

때문에 폭스바겐의 마크를 달고서는 더 빠르고 대단한 차로 팩토리 튜닝이 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난 차이다.

그러다보니 이런 한맺혔던 고출력의 욕구가 애프터마켓에서 봉인이 풀리게 되고 수퍼차져와 터보차져 세팅이 북미를 중심으로 제법 많이 소개되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350마력 수퍼차져 세팅이 R32순정으로서는 가장 어울리는 출력과 VR6자체의 아이덴티티에 적합하다고 본다.

350마력 사양을 타다가 240마력 순정으로 옮겨타면 그놈의 빌어먹을 봉인 같은 것이 느껴져 회전이 가볍고 빠르지만 거기에 힘이 실려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350마력 수퍼차져 세팅은 연비에서도 큰 손해가 없고 순정 엔진이 워낙 정속주행시 탁월한 연비주행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차져가 달려있어도 정속주행으로 탈 경우 연비변화가 거의 없다.

 

하체의 구성이나 부품도 일반 골프와는 다른 부품을 사용하는 R32는 코너와 와인딩에 아주 잘어울리는 세팅이고 풀타임 4륜구동도 5세대보다 오히려 좀 더 전투력에 초점을 맞춘 세팅으로 뒤가 나를 것 같은 느낌을 항상 동반하기 때문에 중속 이상에서는 5세대보다 긴장감이 큰 편이다.

 

VR6가 폭스바겐 그룹에서는 서서히 사라져가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그 존재나 가치는 오랜시간 유지될 것이고, 단순하고 단단한 구성과 드라이브 샤프트나 클러치등의 용량이 왠만한 튜닝에는 끄떡없다는 점도 R32의 매력이다.

 

개인적으로 골프의 역사상 가장 이쁜 바디를 가지고 있다는 점과 1세대 R32라는 점 그리고 레무스 가변 배기시스템, 쾨니히 시트, H&R스프링, 빌슈타인 댐퍼등의 애프터마켓 부품이 많이 투입되었다는 점도 이차의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수퍼차져로 400마력까지 만들 수 있다고하니 400마력짜리는 어떤 느낌일까 상당히 궁금하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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