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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톤이 페이스 리프트를 한 이후 정말 오랜만의 시승이었다.

현재는 과거와 비교해 그리 많은 판매를 보이지는 않지만 여전히 국내에는 페이톤의 광팬들이 제법 많은 편이다.

 

주변에 페이톤을 소유한 지인들의 피드백은 그야말로 찬사를 아끼지 않을만큼 차가 가진 기본기와 고급차가 갖춰야할 하드웨어적 완성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부분의 강한 공감이 있다.

 

고급차는 많은 옵션으로만 만들어질 수는 없다.

물론 폭스바겐 브랜드가 BMW, 벤츠, 아우디가 가진 고급차만 만들어온 그 영역에서 싸우는데 필요한 무기를 모두 갖췄다고 할 순 없지만 기계적인 완성도면에서는 위에 나열한 브랜드들의 최고급차들이 페이톤을 능가했다 할 수 없을 정도로 페이톤은 하드웨어적인 자신감이 크다.

 

강한 바디를 완성시키기 위해 투여된 무게는 고스란히 주행안정성에서 혜택을 가져왔고, 2.3톤에 이르는 무게를 버티는 에어서스펜션은 벤틀리 컨티넨탈 GT와 플라잉스퍼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언제고 300km/h이상의 영역을 아무런 무리없이 소화해낼 수 있는 사양이다.

 

가장 사양이 낮은 3.0TDI모델의 브레이크도 전륜 2피스톤 캘리퍼이지만 250km/h에서 급제동을 해도 쉽게 페이드가 오지 않으며, 태백서킷에서 50랩을 달리는 동안에도 제동에 문제가 없었을 정도로 무척이나 무거운 바디이지만 기초체력이나 내구력에 있어서 빈틈이 없다.

 

2005년식 225마력 사양도 250km/h를 달릴 수 있었지만 현재의 240 마력 모델은 훨씬 더 쉽게 250km/h를 점령한다.

 

국내에서는 페이톤급의 고급차들이 초고속을 달리는 상황에 자주 노출되지는 않기 때문에 짧은 시간 페이톤을 타보는 것으로 이차의 잠재력을 느끼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나온지 10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에어서스펜션의 노면의 기복에 대응하는 능력 특히 차가 떠오르는 것을 댐퍼의 수축 이후 절묘한 이완으로 억제하는 능력은 아우디 A8와 함께 동급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스틸 코일스프링을 가진 구성으로는 어차피 연출이 안되기 때문에 BMW나 벤츠처럼 코일 스프링을 가진 차종에는 별로 해당이 안된다.

 

정비사들이 말하는 페이톤의 에어댐퍼의 내구성이 같은 그룹의 아우디 A8(D3대비)보다도 월등히 높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페이톤은 무게도 무겁지만 묵직한 느낌 속에 강한 토크로 밀어붙이는 맛이 일품이다.

2000rpm을 넘어서면서 급격히 상승하는 토크는 시원하게 뿜어내는 타입이고 역시 3000rpm정도만 사용하면서 주행해도 매우 빠른 가속이 가능해 엔진을 무리해서 돌리는 느낌이 전혀 없이 속도가 올라간다.

 

롱휠베이스의 V8 4.2의 경우 노멀 보디에 비해서 12cm가 더 긴데, 고속에서의 핸들링이나 다루는 느낌은 노멀 휠베이스가 월등히 앞선다.

 

요즘 인포테인먼트가 워낙 화려해지는 추세다보니 페이톤의 실내는 어떻게 보면 클래식한 스타일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사용된 재질이나 조립의 완성도에 있어서 빈틈이나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한 흔적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

 

자동열림 트렁크를 탑재한 경우 트렁크의 힌지로 사용된 부분이 단조 알루미늄을 적용한 것만 보아도 비용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무모할 정도의 비용을 들여서 차를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세상의 모든차들이 원가와의 전쟁을 하는 동안 원가에 구애받지 않고 제작된 매우 특수한 배경을 가진 차가 페이톤이다.

 

손익을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초호화 공장을 지어 하루에 30대만 수공으로 만드는 공장을 10년째 운영하면서도 공장을 꾸준히 돌리는 무모함도 폭스바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페이톤이 가진 고급스러움은 크기나 옵션에 의한 의존도 대신 차가 가진 고유의 하드웨어적 강점과 이를 가능하게했던 탄생배경 즉 피에히(현 폭스바겐 감독 이사회 의장, 전 폭스바겐 그룹 회장)가 뭔가 보여주겠다는 개인적 야심을 통해 무모함의 극한에 치달을 정도로 천문학적인 비용과 R&D를 가동시켜 만들었다는 그 사실로 압축된다.

 

이러한 페이톤의 탄생배경은 2세대를 개발해야하는 폭스바겐의 입장에서 대단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역설적으로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1세대를 고집하고 거기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해야하는 명분이 될 수도 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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