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한지도 얼마 되지 않은 부산, 울산지역을 돌아다니는 29살 신입 회원입니다.


빚지는걸 싫어하는 성격 탓에 월급을 모으고 모아, 작년 12월에 i30 디젤 수동 신차를 현금 일시불로 마련하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겨울, 고양이 로드킬로 조수석쪽 안개등 부분 범퍼가 쭉 금이 갔습니다. 누가 이자리에 꿍 하고 박아줬으면 좋겠다 싶은 나쁜 맘을 먹고 지내던 도중, 오늘 그 꿈(?)이 이루어진듯 합니다.


모 지역의 Mc도날드 주차장에 주차를 해놓고 차안에서 폰을 만지작거리며 여자친구와의 조우를 기다리던 중, 검은색의 거대한 체어맨w 한대가 제 옆 빈자리를 발견합니다. 전진주차를 한방에도 꽂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넓은 주차장인데, 이 거대한 검은색이 유독 제차와 극성이 반대인지 달라붙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제 차가 흔들~ 누군가 민듯 앞뒤로 흔들립니다. 클락션을 울리고 바로 내리려는데, 거대한 검은색은 하려던 주차를 마저 하느라 제가 문을 열지 못합니다. 어쩔수없이 주차가 다 끝난 뒤 내렸습니다. (갑을이 뒤바뀔수 있기에 문콕에 주의하며...)

내려서 들은 첫마디는, "닿았나요?" 였고, 저는 '내 소중한 차를 긁고도 그걸 모르다니?' 싶어 기분이 상한 나머지 "네, 닿았으니 제가 내렸지요?" 라고 불쾌하게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그 후의 대화를 요약하자면, 자신은 긁은걸 못느꼈다. 보험을 부르겠다. 라는 반응이셨고, 저는 이에 대응하여 분명히 부딪혔다. 블랙박스를 보겠느냐. 라는 대응을 하였습니다.

긁힌 부위는 제 차에만 있었습니다. 지난 로드킬과 정 반대방향, 운전석측 안개등 아랫부분 약 2cm에 페인트가 온데간데없이 까만 플라스틱 속살을 드러내었습니다. 이정도로는 블랙박스의 충격센서를 건드릴 힘이 없지요...블랙박스 작전은 실패입니다.(근데 왜 제가 작전을 세우고 있는건지...)


계속 저를 의심하는듯합니다. 그저 시비를 거는걸로 생각하셨겠지요.

카메라와 센서가 다 보고있다며, 저를 자신의 거대한 검은색에 타보라고 하십니다.... 아늑하고 좋더군요.

다시 차를 빼고 아까와 비슷하게 제차 가까이에 차를 붙이며 후진을 하는데, 후진기어에 넣으니 사이드미러가 아래로 자동으로 내려가더군요!! 이런 기능이 있다니...신기할 따름입니다. 아무튼 제차가 훤히 다 보입니다.

그런데도 제 차를 긁었다니...이분 후진실력을 대~충 알듯합니다.


곧 보험아저씨가 옵니다. 그전까지 저는 뭔가 명백한 증거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거짓말쟁이가 될 순 없기에... 실례가 될진 모르겠지만, 쭈그려 앉아 핸드폰 후레쉬를 켜고 거대한 검은색 차체를 훑기 시작하였습니다. 차체는 정말 깨끗합니다....

보험레카차가 주차장에 진입하는 그순간!! 뒷바퀴 휠에서 빨간색 페인트가루를 발견합니다. 휠이 차를 긁고 간것이었지요. 어쩐지 페인트가 칼로 자른듯 깔끔하게 사라졌다 싶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돼지꼬리처럼 말려 매달려있던제 차의 일부....보험아저씨와 그 아저씨를 불러 이부분을 확인 시켰고, 그 체어맨 차주 아저씨는 "말씀하신대로 닿은게 맞네요. 연락주세요" 하고 명함을 주십니다. 


질문입니다.

1. 저를 마지막 순간까지 믿지 않았던 아저씨를 위해! 양심상 가책은 있지만 범퍼를 새것으로 교체한다.(그런데 이게 가능한가요?)

2. 붓펜정도로 마무리하고 적당히 합의한다.(5만원, 여자친구와 데이트 전 기분을 다운시킨 값)

3. 그냥 없던일로 하며, "다른분이 경미한 사고를 내더라도 저처럼 용서해주세요." 라고 한마디 던지며 자존심을 지킨다.


그분께서 처음부터 제말을 믿어주시고, 보험도 안불렀다면 전 3번이었을것입니다.

그런데 상황은 그 반대였기에, 저는 제가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설득을 해야했고, 상관은 없는 일이지만, 작은 기업체의 CEO시더군요... 제가 당황한 것을 생각하면 1번 또는 그에 대응되는(범퍼 전체도색) 것을 요구할까 싶기도 합니다.


테드에는 거의 90% 이상의 회원분들이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인생 선배 및 운전 선배님들의 의견을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