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의 웹사이트 방문인지 모르겠네요.

2016년 귀국 후 출퇴근용 스파크와 가족용 시에나를 장만하였고, 정신없이 일하며 안정을 찾고보니 중장거리 출장시 운전이 싫어 KTX 예약을 하는 모습에 '언제부터 내가 운전을 싫어했었나...' 싶어 새삼 testdrive에 접속 해 봅니다.

미국에서 떠나오기 전까지는 나름 주말마다 정성들여 자가정비 한 2004년식 e46 330i를 타고 신나게 출퇴근을 했었지요.
저는 핸들링, 엔진의 회전질감, 코너링이나 넘치는 힘, 배기 사운드 이런 것은 잘 모르지만 120% 만족했었습니다. 
엉덩이 밑에 충분한 힘을 묻어놓은 채 60 mph (100km/h) 부근의 속도에서 유유자적 달리는 그 느낌에 출근하는 기분이 상쾌해지고 퇴근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리고는 했습니다. M3가 아니어도, AMG가 아니어도 e46 330i 정도면 제게는 충분했습니다.

사실, 저 정도의 자동차 문외한이 두어시간 100km/h 항속을 하며 기분을 내기에는 스파크도 충분합니다만, 엉덩이 밑에 숨겨놓은 힘이 있고 없고 기분의 차이랄까요, 그리고 노면을 누르면서 달린다기보다는 노면을 타면서 달린다랄까요, 뭔가 방방거리면서 달리는 스파크의 느낌보다는 좀 더 묵직한 차를 몰고 달리고 여유를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차를 사고 싶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출장 가는 길, 왕복 400km 정도를 창문을 열고 새벽 바람을 쐬며 노면을 꾸욱 눌러 100km/h 항속 해 줄 수 있는 자동차.

제가 나이에 비해 고지식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주머니 비우며 차를 운용하는 것은 내키지가 않기에 일회성 구입 비용으로 3천만원을 준비하고 매년 천만원의 maintenance 비용으로 안정적인 유지가 가능한 차량을 입양하고 싶습니다. 어차피 한 달 한 두번 타는 차량일 것이고, 유사시 이용할 다른 차량이 있으니 경제적 조건 외에 maintenence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에 대한 stress까지 감안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어떤 자동차를 맞을까...가 남았습니다.
성격상 이번에 구입하면 팔지않고 연 1,000만원 이내의 꾸준한 정비를 하며 면허를 반납 할 때까지 탈 것 같습니다. 차와 휘발유 공급망만 잘 버텨준다면요.
서두에 말씀 드렸듯이, 제가 운전을 하며 희열을 느끼는 지점이 '소리없는 으르렁을 엉덩이에 깔고 앉은 100km/h 항속'이어서, 2000년대 초반 차량도 제게는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큰 문제가 없다면 저는 향후 30년간 차량을 바꾸고 싶은 유혹에 빠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대적 자동차 디자인에 쓰이는 풍성한 곡선미에 대한 포비아를 가지고 있어 그닥 세련된 디자인에 끌리지도 않습니다(누구나 꿈꾸는 포르쉐는 예외이지만 아직은 제가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e46 330i에 대한 향수가 있지만 이제 저는 뒷자리 없는 차도 괜찮기에 e46 M3도 생각 해 보았는데, 그 정도 영타이머까지는 사실 정성을 쏟을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e92 M3를 생각 해 보고 있습니다. 혹자는 제게 GT성향이라 M3와 같은 코너링이 좋은 퍼포먼스카는 맞지 않는다는 말씀을 주시지만, e92 M3가 제 기준에서는 AMG 못지 않은 충분한 GT 성향과 주행감을 느끼게 해 주는 차량일 것 같습니다. W204 C63AMG는 제 기준에는 너무 시끄럽기도 하구요. 

복잡한 서울 길 출퇴근은 계속 경차를 사용 할 것이고, 가족 나들이는 미니밴을 사용 할 것이고, 아내는 아내대로 편한 국산 승용차를 타고 다니고, 한 달 한 번 정도 있을 새벽 드라이브용 차를 구합니다. 오랜 만에 와 보니 TRS 수퍼 패키지 서비스도 진행하시기에 개인적인 결정만 필요한 상황이네요. 

한국에서 e92 M3를 3천에 구입하여 연 1천을 투자하며 유지하는 것에 대해 경험있는 분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초기 구입비용을 조금 더 늘려 잡는 것이 좋을지, 연간 정비비용을 더 여유있게 잡아야 할지, 혹은 다른 추천 차량이 있으신지...어떤 조언이든 지금 단계에서는 open된 상태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가난한 mechnical perfectionist에 가까운 성향이라 porche 지향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