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글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제 차는 '출고 첫 날의 현상 유지'가 목적입니다.

물론 자동차라는 것 자체가 소모품으로 인식되어가는 요즈음에 그것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더라구요.. ㅡ,.ㅡa


무릇 블로그에 올려야 할 글이 garage 코너에 올라오게 된 점,
고개를 돌려 얼굴을 모르는 여러 분들께 송구스럽고 감사한 마음 교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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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넌 어디에서 왔니

 

봄이 찾아왔을 무렵, 엔진룸에서 볼트가 하나 발견됩니다.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없던 녀석이 도대체 어디서 나타났을까..
엔진룸에 머리를 쳐박고 아무리 뒤져봐도 모르겠습니다.
차량을 판매한 곳으로 가서 120kg 쯤 되어보이는 정비 담당자를 불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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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디서 나온걸까"
"아마도.. 이태리 애들이 점심식사 하러 가면서 엔진 위에 그냥 놓은게 아닐까?"

 

이따위 형편없는 대답만 듣고 집으로 다시 왔습니다.

 

 

 


# 2. 알 수 없는 잡소리

 

주택가에는 아스팔트 포장이 아닌, 돌로 박아놓은 도로가 깔려있습니다. 진동이 많다는 얘기죠..
기어를 2단에 놓고 20-30km/h 정도로 굴러가게끔 앉아있으면 텅텅텅텅 하면서 앞 차축 쪽에서 무슨 소리가 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조향 축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 합니다. 30km/h 이상으로 밟으면 그 잡소리는 사라집니다.

 

그리고 10-20km/h 정도의 속도에서 90도 턴을 하면 ex) 살짝 턱이 있는 골목이나 주차장 진입시
뿌캉~!! 하는 소리가 차축에서 들립니다. 뭔가 부품들끼리 박치기를 한다는 얘기죠.

 

소세지 5개쯤은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치울 것 같은 그 정비 담당자를 찾아갑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런 소리가 안 납니다. 그의 몸무게가 잡소리를 눌러버린 걸까요..

 

"저 길로 갑시다. 기어를 2단에 놓고 엑셀레이터 밟지 말고 가만히 있어보쇼"
그제서야 제가 매일 듣던 그놈의 잡소리가 납니다. 또 모르겠다는 식으로 잡아 뗍니다.
스태빌라이저 쪽에 부품들이 뭔가 부딪히는게 아닐까라는 서로간의 짐작만 주고 받습니다.
리프트에 차를 한 번 떠서 들어보자 했습니다.


실습생까지 4명이 들러붙어 요리조리 살펴봤습니다.
제가 봐도 육안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뭐 아는게 있어야 보이겠죠)..
소리가 더 커지면 다시 찾아오랍니다. 참 쿨~~하십니다!!!

 

불현듯 아프로 개러지 블로그가 떠오릅니다.
아.. 누가 이 심정을 알아줄까요..
이태리 차를 소유한 사람만이 감정 공유 가능할겁니다 ㅠ.ㅠ


이럴 땐 여자 같습니다.
이쁜 여자 좋다고 막상 덤볐는데 맨날 토라지고 달래느라 힘겹습니다.
연애 상대 결혼 상대 따로 있다고들 하지만, 무덤덤한 조건들의 맞춤식 결혼보다는

연애의 설레임을 평생으로 이어가자는 우직함이 좋은 건지 아닌 건지 분간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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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무사고 경력 10년 깨지다

 

초보 시절 집에 있던 차, 두 번 살짝 범퍼를 긁은 것 빼고는 잔흠집 하나 안 내고 잘 다녔다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무사고 만 10년을 넘겼습니다.


지난 봄에 아이슬란드 화산재가 터진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의전 행사가 계획되었는데 비행기가 뜨지 못하는 덕분에 차를 타고
사방팔방 뛰어다니느라 진을 다 빼버렸습니다. 완전히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와서는
우체통을 열어봤는데 우체국에서 특송으로 뭔가 배달되었다고 합니다.

 

피곤함을 이끌고 한밤중에 너무 궁금해서 찾으러 갔습니다. 그게 화근이었습니다.
무인 우편함은 카페트 상점 주차장 안에 있었는데 그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순간
'푸학!!!' 하면서 차체를 강타하는 느낌입니다. 어 이거 무슨 소리지?

 

내려서 뒤를 돌아보니 길~~~다란 쇠사슬이 넝실넝실 춤을 추고 있습니다.
등에 땀이 쫘악 흐르면서 차 지붕을 봤더니 마치 배고픈 호랑이가 포효한 마냥
흰색 줄이 죽죽죽 생겼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악~~~~~~~~~~~
괴성을 질렀습니다. 그동안 쌓였던 피곤에 대한 울분과

어찌하여 이런 상황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알 수 없는 감정들이 교차한거죠.
그 소리를 들었는지 창문들 사이로 몇몇 머리들이 빼꼼히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무인 자동화 우편함(이런게 독일에 있다는게 신기합니다만)에 가서 바코드를 찍고 우편물을 꺼냅니다.
B. M.... W???

얼마 전에 신청했던 1시리즈 카탈로그가 초특급 우편으로 배송되었던 겁니다.
이딴거 특송으로 안보내도 돼!!!!!!!!!!!!!!! 왜 쓸데없는 데서 과잉 친절인거야!!!!!!!!!!!
카탈로그를 다 집어던지고 차 옆에 주저앉아 멍하니 담배를 피웁니다.

 

다음날 아침에 보험사에 뛰어가고 정비소 알아보고..
보험 회사에서 연결해준 감정 평가원(?)이 차량을 꼼꼼히 살펴보고 사진 촬영 및 기록을 하더니
심각하게 물어봅니다.

"너.. 음주운전한거야?"
이후에도 그런 질문을 2-3번 더 들었던 것 같습니다.
맥주 한 병 마시면 곧바로 취침모드로 전환하는 저를 현장 확인시켜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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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 것은 차량이 좌측으로 U턴을 하며 주차장에 진입했기에 왼쪽 A필러부터 지붕,
오른쪽 C필러에만 상처가 갔다는 겁니다. 전면으로 들이받았으면 앞 유리까지 깨지는 상황이 올 뻔 한거죠.
사선 모양으로 도색을 하고, 뽑혀나간 지붕 안테나 교환, 그것 때문에 살짝 들어간 부분을 덴트..
이것만 하는 줄 알았는데 썬루프까지 교환하잡니다. 그거 그냥 탈 수 있는데..
유리에 10cm 정도 미약한 세 줄 흠집이 있을 뿐이니까 '아디다스 에디션'이라 생각하고 탈 수 있다며
우겼습니다. '네 차는 거의 새 차니까 그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며 고집부리는 그 사람..
고맙지만 참 많이도 미웠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째 견적을 기다리고 있는데.. 어허허
웃음만 나옵니다. 별 것 아니었는데 썬루프 유리 교환까지 들어가니 2,200유로(약 350)라는
방대한 숫자가 찍힌 견적서가 날아옵니다. 방바닥에서 다섯 바퀴쯤 구른 것 같습니다.
일단 보험처리 해버리고 자기부담금 약 50만원 결재하고 차를 입고합니다.
힘겹게 알바 뛰었던 게 이거 돈 내라고 그랬던 걸까 생각도 했습니다.


5일이면 될 것 같았던 수리가 15일이 넘게 걸렸습니다.
차량 출고 1주년 기념일에도 정비소에 있었습니다.
기념으로 미친듯이 왁스칠 해보겠다는 계획도 그놈의 쇠사슬 때문에 다 날아가버렸습니다.
때마침 500 abarth 캔버스 탑이 발표되었습니다.
'출고 1주년 기념으로다가 abarth 캔버스 탑을 만들어 주려는건가?'
오만가지 상상을 다 하고 인내심의 끝을 본 순간 전화가 왔습니다.
차를 찾아가라고..

 

뛰어갔습니다.
그 자리에서 모자 하나 푹~!! 눌러쓰고 뛰었습니다.
중간에 갈아타는 버스를 놓쳤습니다. 20분을 기다려야 한답니다.
뛰어가면 15분이면 갈 것 같습니다. 뛰었습니다.

 

정말이지 웃기게..
출고 첫 날 그 상태였습니다.
도색을 담당한 사람이 짜증나는 투로 저를 맞이했습니다.
차에 적당히 왁스칠하라며.. 색깔 맞추느라 눈 빠지는 줄 알았다고..


뭐 100% 완벽한 건 아닙니다만은..
지붕 덴트 때문에 실내 내장재를 잠시 뜯었는지 단차가 조금 들뜬 부분이 있습니다.
그냥 넘어가야겠습니다. 몇 번 찾아가서 따졌는데 그러다가 스트레스에 제가 죽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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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처럼 구름처럼 살다 가리오.. 마음을 비우렵니다

 

 

 

# 4. 귀차니즘의 시작

 

작년 봄에 차를 받고나서 미친듯이 차를 닦았습니다.
찔끔찔끔 비가 자주 내리는 독일 날씨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죠.
일주일에 평균 1회 세차, 2회 왁스칠 정도로 기억됩니다.


잡생각과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와이셔츠 다림질하는 것만큼 차 닦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걸
새삼 깨닫는 순간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해법은 아닌 듯 합니다.


지난 겨울에 두 달 가까이 한국에 다녀오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사고를 겪고나니 슬슬 귀찮아졌습니다.
주 2회 왁스칠 하던 것이 월 2-3회로 급격히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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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하게 세차하고 왁스칠만 하면 비가 내립니다. 기우제도 아니고 원..

 


가급적이면 차에 다른 사람을 태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매트를 털어내는 것도 지치고, 흠집에 취약한 플라스틱이 자꾸만 생채기가 생깁니다.
더욱이 왁스칠을 하다보니 조수석 로커패널 부분에 군데군데 흠집이 보입니다.
사람들이 오르내리며 무심결에 부딪혔던 자국인거죠. 분노 게이지 조금씩 올라갑니다.

 

 

 

 

# 5. 지름신을 영접하지 못하다

 

이미 풀옵션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ECM 미러 옵션을 넣지 못한 것에 엄청난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앞 범퍼와 후드에 크롬장식 순정 옵션을 넣을까 1년 고민하다가 욕심을 참습니다.
과욕은 항상 금물이지요.. simply the best. 깨끗하고 광빨 날리면 게임 끝입니다.

 

팔걸이가 너무 필요해서 애프터마켓으로 알아봤더니 센터터널에 구멍을 뚫어야 한답니다.
그래서 그냥 쿠션 하나 사다가 팔걸이 대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가끔 알바 때문에 S클래스나 7시리즈를 운전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야간 주행시에 빛을 칼로 가른듯한, 엄청난 광량이 눈 앞에 신세계를 펼쳐주더군요.
그러다가 제 오백이에 올라타면 안경을 쓰지 못한 것마냥 어두침침합니다.
최근 모델에 추가된 제논 램프를 달아볼까, 전구를 바꿔볼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가끔 젊은 아해들이 개념없이 박아놓은 태양광 램프에 눈이 부셔서 포기했습니다.
나도 눈부신데 남에게 피해주진 말자. 그냥 참는 겁니다. 참는게 이기는 겁니다.
조금 어두우면 안개등 켜고 다니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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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 안 부럽습니다. 오백이가 좋아요 ㅇㅎㅎ

 

 


# 6. 월동 준비


어느새 총 주행거리가 2만 km가 넘었습니다.
한국 집에 계신 '그 분'과 통화하다가 '너 공부는 안하고 어딜 맨날 싸돌아다녀' 라는
핀잔만 먹었습니다. 글쎄요.. 놀러다니려고 타고 다녔던 기억은 거의 없는데..
주로 장보러 돌아다닌 것(좋은 배추사러? ㅋ)과 일 때문에 다른 도시 왔다갔다 한 기억밖에..

 

작년 이 맘 때 즈음에 7000km 주행한 후에 엔진오일과 필터를 교환한 후에
전혀 돌봐주질 못했습니다. 그럴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계속 없는거죠.


때마침 정기구독해서 보고 있는 Auto Bild라는 자동차 잡지사에서 한 건 터뜨려줍니다.
500을 빚좋은 개살구라는 식으로 보도하더군요.
panda를 베이스로 만들어졌는데 그 차에 현저히 못 미칠 수준의 품질이라고..
저도 그 내구성을 믿고 구입한거였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기분이었습니다.

 

일단 배기파이프의 부식 문제와 엔진룸 에어 인테이크 파이프 쪽의 리콜이 예상됩니다.
조만간 엔진오일 교환과 동시에 해당 부품도 보증 수리로 맏겨버릴 생각입니다.


유난히 추위가 조금 빨리 찾아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찰나에
어렵사리 비용을 마련해서 보관해두었던 스노우타이어로 교환했습니다.

 

주머니 탈탈 털어 나온 동전으로 셀프 세차장에 가서 알루미늄 휠을 구석구석 다 닦고
왁스칠까지 한 번 해주고 타이어를 맡겨놓은 정비소로 향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거의 숭고한 의식 수준이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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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우내 저를 기다리고 있던 스노우타이어와 스틸휠이 짜잔~ 하고 나타납니다.
바지 위에 팬티를 입은 것마냥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새하얀 휠이 반짝여야만 하는데
작고 시커면 휠이 덩그러니 달려있는게 왠지 안쓰럽습니다. 하지만 왠지 전투력이
향상된 것 같은 기분은 지울 수 없더군요.

 

차를 받고 나오는 길에 물끄러미 저를 바라보던 정비소 직원들의 눈빛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피아트 500은 처음 봤다' 아니면 '비정상적으로 깨끗하다' 둘 중 하나였을 겁니다.
내년 봄에 썸머 타이어를 찾으러 갈 때에는 고맙다는 인사로
차 안에 쥬스라도 두어개 놓아두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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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어이 상실

 

독일 내에 피아트 500 커뮤니티가 있습니다.
그 곳에 올라온 영상 중에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폴란드 공장의 견학 영상이었던거죠.


불현듯 떠오른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폴란드에 1.5세로 있던 친구인데 '감자캐던 사람들이 공장에서 일한다'라는 식으로
간단히 설명한 적이 있죠. 그 영상을 본 후에 무슨 말인지 이해했습니다.


공장의 자동차 조립라인이 놀이터로 돌변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포르셰 라이프찌히, BMW 라이프찌히, VW 본사 조립 라인을 견학했던 저로써는
비상식적인 모습들이 눈에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세 곳에서는 절대 조립라인 안 쪽으로 관람객을 들여보내지 않습니다.
4-5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바라만 볼 수 있게 하는거죠.
그런데 폴란드 공장에서는(Ford Ka 역시 같은 라인에서 생산됩니다)
애들이 뛰어다니고 경적을 누르고 난리가 납니다.

아.. 그냥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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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에서 관련 동영상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만 비추천입니다. 너무 흔들려서 멀미가 우웩ㅠ.ㅠ

 

 

 

# 8. 길들여지다


지난번에 언급했듯이 1.2 모델은 스태빌라이져가 빈약해서, 무리한 움직임시에
뒷꽁무니가 많이 날아갑니다. 안전 모드로 운전을 할 수 밖에요..
주위 흐름에 따라서, 하지만 약간 긴민하게 움직이는 운전으로 바뀌었습니다.
힘이 부치는 관계로 무리한 운전은 어느새 포기하게 됩니다.
제원상 160km/h에 불과하지만 어느새 고속도로에서 180km/h를 찍게 됩니다.
계기판 수치가 항상 오차는 있지만 내비게이션을 켜고 시험해보니 173km/h까지 나옵니다.
신기합니다. 1년 전에는 구경할 수 없었던 숫자였거든요.

 

장거리 운전은 모든 소형차의 공통점이듯이 피곤합니다.
하지만 시내에서는 일품입니다. 왠만한 공간은 대충 눈짐작으로 맞춰보고
바~로 뒷꽁무니부터 집어넣습니다. 들어갑니다. 주차 센서 없이도 큰 불편함이 없습니다.
고급차만 운전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 차에 있는 편의장비들이 괜히 부러워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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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보단 주차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안부럽습니다 ^^V

 

 

 

 

 

# outro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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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신호대기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웃음을 지어줄 때는
세상고민 다 잊어버리게 됩니다.

 

주지사로 계신 아놀드 슈왈츠제네거氏와 검은색 허머가 연상되듯이
사람들이 저를 떠올리면 빨간색 피아트 500을 동시에 매치시킵니다.
학교에서도 제 이름보다는 '빨간색 500 타고다니는 애'라고 하는게 더 빠릅니다.


한겨울이 오기 전에 엔진오일 교환 및 각종 정비를 받아야하지만
잠시 미뤄야 합니다. 타이어도 교환했으니 마음은 조금 편해졌습니다.
그 때문에 앨범란에 사진을 올리는 것 외에는 딱히 올릴만한 내용이 없을꺼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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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간 전 계기판입니다

 

 

잠시 생각해보니 독일 유학생 중에 차를 갖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미국이라면 모를까 독일은 사정이 다르죠. 게다가 새차는 더더욱이나 드문 편입니다.
저는 운 좋은 녀석입니다. 이탈리안 레드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죠.


주변 사람들이 물어봅니다. 언제 한국에 들어오냐고..
모르겠습니다. 내년에 학교 마치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한국에 갖고 갈 생각은 없습니다.


어릴적부터 꿈꿔왔던 내 차이고,
주고 받는 대화를 하진 않지만 많은 교감을 합니다.

 

기쁘고 행복하고 힘들고 우울했던 시간을 모두 같이 보냈습니다.
그래서 이 차에 갖는 애정은 남다릅니다.

 

유럽 땅에 있는 동안에는 지금처럼 계속 같이 할 생각입니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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