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크레도스 가지고 한번 이렇게 저렇게 다 해보고 나니 그냥 이제는 벨트만 갈아주고 오일만 넣어주면 가는 그런 차를 타고 싶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6년간 기름밥 먹었던 그 기질이 어디 가질 않더라고요.


요즘 좀 뒤숭숭한 일이 있어서 집에서 쉬는 중인데 차에 좀 관심을 갖기로 했습니다.

작년 3월에 차를 구매한 후에 이런 저런 일로 많이 부려먹느라 13개월 만에 4만4천키로를 돌아다녔습니다.


벨트류 교환하려고 알아보니 권장교환주기가 10만키로. 혹시나 해서 미션오일 교환하면서 (전 차주들의 무관심으로 미션 컨디션이 꽝입니다. 2만키로마다 교환중입니다;;;) 물어봤더니 진짜랍니다;; 벨트류 교환 패스. (벨트류는 중고차 인수하고 64000km에 바로 교환했음.)


점화플러그 한번 교환해보려고 알아보니 이건 1 6만키로 교환주기. 꺼내보니 멀쩡합니다. 


별로 할 게 없더군요. 그래서 캐빈필터 교환해주고 (차 처음 구입했을 때 동호회를 통해 활성탄 필터를 잔뜩 사놨습니다. 근데 글러브 박스 뜯는 법을 몰라 1년채 방치했었습니다.) 그걸로 성이 안차서 (변태인가봅니다.) 스로틀 바디를 뜯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스로틀 바디를 뜯게 된 이유는 두가지인데 하나는 테드 QA 란에 올라온 글이었고 또 하나는 열간 시동시 한번에 아이들 rpm을 유지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뭐 솔직히 열간 시동 문제는 핑계고 테드 QA란에 올라온 글이 제 호기심을 자극한거죠. 


엔진 제원은 쎄타2 2.4 MPI입니다. 연식과 모델에 따라 결빙 방지를 위해 스로틀 바디에 냉각수 라인이 같이 있는 모델도 있다고 하더군요.


공구는 10mm 소켓(복스알이라고 하는..)과 익스텐션 바, 그리고 라쳇입니다. 그리고 가스켓 (개당 1000원) 하나. 친숙한 공구이름을 안쓰고 이상한 공구 이름 쓴다고 가끔 재수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이게 이름 모르고 틀린 공구로 맞아가면서 배운거다 보니 까먹어지질 않네요 ^^;; (KF-16 6년 정비했습니다. ) 


주의 사항은 스로틀 바디 고정하는 4개의 볼트를 푸는데 자세를 잡으려고 하니 라지에타에서 엔진으로 들어가는 냉각수 라인에 팔뚝이 위치하게 됩니다. 주행 후 바로 작업하면 굉장히 뜨겁습니다.


그리고 케이블 커넥터가 잘 안빠집니다. 살살 달래면서 빼내야 합니다.


원래 정석대로라면 때어낸 후 약품을 뿌려서 닦아내고 그래야하는데 그냥 물티슈로 막 닦아냅니다.

생각보다 더럽지는 않은데 그렇게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재순환하는 오일이 섞인 흡기이다보니 기름때가 많습니다. 히라;;; (이건 고참들이 정식명칭을 안쓰더라고요.)로 구석구석 긁어내주고 다시 장착했습니다.


가스켓은 이음새 사이에 와셔같은 역활로 있는 가스켓이 아니라 홈 안에 고무재질의 그런 역활로 끼어져 있어서 굳이 빼내지 않으면 교환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정석은 가스켓류 재사용은 금지이지만 잘 붙어있는 거 억지로 끄집어 내려면 일이 커질 거 같아서 가스켓은 패스 했습니다.


다시 장착 후 일발 시동이 되었고 시동 후 아이들 rpm을 찾는데 좀 나아졌습니다. 예전엔 우웅 하고 시동이 걸린 후 500rpm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해서 아이들을 잡았는데 이제 그런 일은 없더군요. 500rpm까지 내려갈 때 드라이브에 넣고 핸들을 잡아돌리면 시동이 꺼지기 까지 했습니다.


사진은 작업에 집중하느라 딸랑 닦은 후 두 장 밖에 없습니다.

img_xl (4).jpg


img_xl (3).jpg


제가 타던 차 중에 현재 유일하게 이름이 없는 녀석입니다. 이제 이름을 붙여주고 좀 더 아껴주고 정을 줘야겠습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