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 참 좋다.

 

안방에서 마우스만 몇 번 클릭하면 원하는 정보는 거의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네이년이라는 대류권을 벗어나 구글이라는 성층권에 접어들면 훨씬 넓은 시야로 세상을 내다볼 수 있는데,

 

여기서 필자는 처음으로 OEM이라는 신세계를 접하게 된다.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 VW차가 팔려나갔고 그에 발맞춰 수많은 회사에서 OEM 부품을 제작하고 있었다...공급원이 많고 다양하면 그만큼 가격도 저렴하다는 사실.

 

필자는 그 중에서 신뢰할 수 있는 업체만 골라서 직구하면 되는 거다.

 

이미 순정품의 가격은 안드로메다에 가 있으니 차선책으로는 그만인 셈이다.

 

물론 다들 잘 아시다시피 미국현지에서의 정품 가격은 꽤나 저렴한 편이다.

 

예를 들어 인터쿨러의 경우 현지 정품 가격은 200$ 수준이다. (국내 정식 수입업체는 그의 2.5배 수준)

 

그럼 당연히 정품을 직구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200$이상은 관부가세가 부가되므로 비용부담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우선 라지에이터와 인터쿨러 메이커를 조사해보았다.

 

이베이를 뒤져보니 말도 안되게 저렴한 제품들도 제법 있었으나 일단 제껴두고

 

덴마크의 Nissens와 독일의 BEHR가 냉각계통 OEM 제조사로써 꽤나 유명한데...

 

     behr.jpg    nissnes.jpg

 

특히 BEHR는 독일 3사를 비롯한 유수 자동차 메이커에 순정품을 공급할 만큼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을 가졌고 포럼에서도 꽤나 평판이 좋은 회사였으며그래서 인지 가격대도 Nissens보다 다소 높게 형성되어 있었다.

 

 

가격은 미국 현지 정품가격의 약 75% 수준.

 

그럼 고민할 게 뭐 있겠나

 

라지에이터와 인터쿨러는 BEHR 낙찰.

 

 

 

 

다음은 최전방에서 전사한 콘덴서 차례.

 

 

콘덴서 역시 BEHR社와 Nissen社 제품군이 있었으나 우리에게 점화플러그 메이커로 잘 알려진 Denso 제품이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denso.jpg

 

(Denso는 전장품 외 공조장치 메이커로도 유명하다.)

 

 

사실 미국 현지 정품가는 136$에 현지 배송비가 별도여서 바로 직구해도 되지만

 

흰둥이에서 떼어낸 정품 콘덴서는 체코산이더라.(멕시코 산이었나가물가물...)

 

 

Denso도 뭐 86$이라는 가격에 일본에서 만들었을리 있겠느냐마는 차량 워런티도 한창 지난 마당에 굳이 70$ 더주고 정품을 구입할 이유가 없었다.

 

 

고로 콘덴서는 Denso 제품으로 낙찰.

 

 

 

 

 

 

다음은 슈라우드와 냉각팬().

 

 

이거 참 고민을 많이 한 파츠다.

 

 

슈라우드가 뭐냐고?

 

 

우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실물사진 한 장 나가신다.

 

shroud.jpg

 

 

 

 

이거다냉각팬 지지대부동액 냉각을 위해 라지에이터 뒤에 붙는다.

 

 

필자의 슈라우드는 중간 상단부위에 10cm가량 크랙이 갔다그냥 써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흰둥이의 장래를 생각해봐라...

 

훗날 다음 주인이 정비를 맡겼는데 저기에 금간걸 알면 얼마나 정 떨어지겠는가...

 
 
 

 

근데 저 플라스틱 판때기의 미국 현지 정품가격이 얼만지 아는가?

 

 

무려 100$이다.

 

 

회원님들은 어떻게 판단하시는가

 

 

저 판때기에 뭔가 외계인을 생포했다는 절머니 부라더들의 슈퍼 울트라 아토믹하게 썸띵 스페셜한 폭스박흔 다스아우토 쏘울이 100불어치나 진드윽히 녹아있을거라 생각되는가?

 

 

천만에.

 

 

저건 전형적인 정품 딱지 장사다.

 

 

국내 정식수입업체도 양심은 있는지 저건 눈탱이를 덜쳤다. (2.5배가 아닌 1.5 배 수준)

 

 

근데 더 유감스러운 점은...

 

 

딱 저렇게 생긴건 OEM이 없다기능품이 아닌 구조물이기 때문에 중국산이라도 웰컴이겠지만 중국산은 우측 상단에 벤트가 없이 막힌 타입밖에 없더라...

 

 

저 벤트가 딱히 필요해 보이진않지만 그래도...없으면 이상하자나...편에서 속옷도멋져야 한다고 큰소리 빵빵쳤는데...안될 일이다.

 

 

 

어쨌든 추측컨데.

 

 

우리 절머니 부라더들이 저런 단순해 빠진 단품은 단가도 싸고 품질비용도 적으니 타사에 OEM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닐까...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본다.

(객관적인 내막을 아시는 분은 태클 환영.)

 

 

일단 저건 보류.

 

 

 

 

 

 

다음은 냉각팬. 

 

 

슈라우드 사진을 보고 감잡았겠지만 대부분의 폭스바겐 계열 승용차에는 팬이 두 개가 들어간다. 

 

 

하나는 라지에이터 냉각팬(), 다른 하나는 에어컨콘덴서 냉각팬().

 

 

대짜 냉각팬은 말그대로 라지에이터의 냉각수가 일정 온도(90몇도이상 상승하면 작동하고 그래도 역부족이면 소짜 냉각팬이 도와준다물론 에어컨을 켜면 소짜 냉각팬이 돈다.

 

 

손상된 냉각팬은 대짜로써블레이드 구석에 희미한 크랙이 한군데 가 있는 상태...

 

 

당초 블레이드만 교체하면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왜냐면...

 

 

mobis_fan.jpg

 

 

우리와 애증의 관계에 있는 현기차의 경우 친절하게도 저렇게 블레이드만 별도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격도 만원대로 저렴하다.

 

 

 

 

그러나...여기에도 역시 반전이 있다.

 

 

 

 

gen_fan.jpg

 

 

저거 풀 줄 아는 분???

 

 

...조립품이니 어떻게든 분해야 되겠지...근데 풀어봐야 소용없다.

 

 

더 큰 문제는 ...

 

 

팬만 안 판다...

 

 

무조건 앗세이로 사야 한다.

 

 

 

더 슬픈 소식은 대짜 팬의경우 5세대부터 팬과 컨트롤 모듈이 일체형이라 몸값이 헤비한데다

 

모터,모듈요 셋 중 하나만 돌아가셔도 통짜로 폐기해야 한다.

 

 

지들이 무슨 도원결의라도 했는지 굳이 한날 한시에 죽겠단다참나...

 

 

그럼 얼마냐고?

 

 

230$... (정식 수입업체 가격은 역시 2.5배 수준)

 

 

 

물론 이해는 한다.

 

파츠의 모듈화는 이미 밀레니엄 이전부터 일반화된 추세이며, 물류 관리나 메인터넌스 공수 절감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메이커 지들이 좋은 거지 막상 지갑을 열어야 하는 필자로써는 썩 달갑지는 않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이베이를 뒤져보니...

 

 

 

호오...

 

 

 

fan_assy.jpg

 

미국의 썬벨트라는 곳에서 만든 팬 앗세이인데 (물론 생산은 제3국에서 했겠지)

 

 

단돈 98불에 평생 워런티란다. 

 

 

말이 되나 ㅋㅋ 저 가격에 평생 워런티라니ㅋㅋㅋ

 

 

근데

 

 

98불이면 슈라우드보다 저렴하다.

 

 

그러니까... 슈라우드 가격에 팬 두 개가 덤인 셈이지

 

 

팬은 전 판넬을 내리지 않아도 교체가 가능하고 탈거해 둔 작은 팬이 있으니 팬이 고장나면 교체하면 될 일 아닌가큰 팬이 고장나면 뭐...그땐 실한 놈으로 사야지.

 

 

큰 팬이 나가면 금방 오버히트 할거라 생각하겠지만 그땐 작은 팬이 백업해준다.

 

 

물론 작은 팬도 혼자 열심히돌다 결국 힘에 부쳐 죽겠지.

 

 

하지만 큰 팬이 죽으면 경고등이 뜰테니까 정비소로 갈 시간은 벌 수 있다.

 

 

..그건 어디까지나 극단적인 상황이고

 

 

얘네들 말대로 평생 버텨주면 더 좋고.

 

 

좋았어 팬은 저걸로 낙찰.

 

 

 

 

 

다음은 이빨이 나간 엔진 커버.

 

 

역시 예상대로 였다.

 

 

eg_cover_assy.jpg

 

 

VW마크가 있는 회색커버만 따로 안 판다. 

 

 

게다가 친절하게도 당장은 필요없는 흡기 필터까지 끼워 판다...너네들 진짜 인정

 

 

뭐 당연히 가격은 절망적이다.

 

 

혹시나 해서 이베이를 뒤져보던 중... 

 

 

 

 

 

...

 

 

 

 

 

 

eg_cover.jpg

 

 

있다

 

역시 세상은 넓다

 

 

녀석은 꽤 오랜기간 저 머나먼 러시아에서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솔직히 저것만 필요한 수요처가 잘 있겠나

 

 

그러니...그냥 넙죽사면 재미없자나?

 

 

이 세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딨겠나

 

 

러시아 친구들이 좀 거칠어서 그렇지 마음을 좀 나누다 보면 나름 의리있고 배려심 돋는다.

 

 

곧 흰둥이 사진을 보여주며 동정심(?)에 호소했고판매자인 세르게이(세르게이는 러시아의 철수 격인가보다)는 흔쾌히 응해줬다.

 

 

게다가 이 세르게이라는 친구... mkV GTI에 대해 꽤나 박식한 지식을 갖고 있었는데...

 

 

특히 전장관련 문제는 이후에도 이 친구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

 

(반 토막 난 자국 경제 난에 프로그래머인 그의 연봉은 4,000$ 남짓이라는데...그래도 GTI를 타고 다닐 정도면 얘도 어지간히 덕후다깎아서 미안...;;;)

 

 

 

 

다음은 노이즈 파이프.

 

 

노이즈 파이프가 뭐냐면...

 

 

 

noise_pipe.jpg

 

 

인터쿨러를 지나온 흡입공기는 스로틀 바디를 거쳐 엔진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GTI의 경우 스로틀 바디 전 Y자 파이프(사진상 6번 파츠)에서 분기하여 대쉬보드 안쪽에 위치한 울림통 (사진상 44)으로 흡기음을 전달한다. (뭐 흡기음을 들려줌으로써 스포티한 주행필링이 어쩌고 하던데 필자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악셀을 전개하면 나는 '고오오오옹'하는 소리는 얘 때문이다.

 

근데 공대 출신 회원이라면 잘 알겠지만 공기는 압축성 물질이라 과급 엔진의 경우 악셀 전개 시 저 (쓸데없는구간 만큼 반응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 (물론 순정 부스트라면 뭐 그리 차이 있겠나)

 

 

그래서 혹자들은 저 노이즈 파이프를걷어내고 사진 상 32번을 막아버리거나 분기하지 않는 6번 파츠로 교환한다. (설명이 좀 부실한데 이해해달라... 아직갈 길이 멀다..;;)

 

결론은...동호회에서 저 걷어낸 노이즈 파이프를 구할 수 있을 거라는 뜻.

 

 

자꾸 얘기하면 입 아프지만 저 아무것도 아닌 플라스틱 빠이뿌 역시 가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이건 쉽게 중고품을 구할 수 있었다.

 

 

 

 

 

다음은 전 판넬과 헤드라이트.

 

 

전 판넬 얘는 부피가 있어서 해외배송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해서 없는게 없다던 장안평에 중고품을 알아보다가 대만제 OEM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격도 정품의 절반 가까운 가격이다.

 

 

어차피 기능품이 아닌 구조물이기 때문에 이 녀석으로 결정.

 

 

이 과정에서 A급 정품 헤드라이트 중고도 신품 절반 값에 Get하는 행운을 누렸다.

 

 

 

 

 

다음은 흡기온도 센서

 

 

스로틀 바디로 가는 길목에 흡기의 온도를 측정하여 ECU에서 실제 흡기의 유량을 보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이다.

 

 

IAT.jpg

 

 

요렇게 생긴건데

 

 

필자가 종사하고 있는 연구직 특성상 센서를 접할 기회가 많다. 

 

 

상용화된 온도 센서 기술 중이 써미스터라는 센서는 그야 말로 가장 흔한 종류이다. 

 

 

저 구리색의 번데기 같이 생긴 저항이 온도에 따라 저항값이 달라지는 소재 특성을 이용한 원리인데

 

 

딱히 보상회로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제작 단가는 장담컨데 천원도 안 한다.

 

 

근데 저 핫바리 센서의 미국현지 정품 가격은 무려 58

(모비스의 경우 만원도 안한다.)

 

 

필자가 최초 우리의 절머니 부라더들의 빠꼼이 장사질을 눈치챈 것도 얘 때문이었다. 

 

 

분노의 검색 결과 어엄청나게 저렴한 대륙의 제품들은 패스하고

 

독일 Topran의 센서가 Made in Germany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정품의1/3 수준이었다.

 

 

untitled.png

 

 

Topran社의 제품은 국내 사설 정비업체에서도 꽤 많이 다루고 있는 파츠이기도 하다.

 

 

 

그릴은 중고를 못 구해서 신품을 구입하였고

 

 

나머지 자잘한 브라켓류같은 부품들은 OEM이고 머고 없어서 정품을 구매하였다자잘한 건 미국 현지나 국내나 비슷하더라.

(가격만큼은 결코 자잘하지 않더라.)

 

 

 

 

그리고 대망의 후드.

 

 

얘는 애시당초 직구라는게 불가능했기 때문에 무조건 국내에서 수급해야 했는데

 

 

그럼 대만제와 중고정품(신품이렇게 세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중고는 장안평을 다 뒤졌지만 온전한 녀석이 없어서 포기했고

 

 

정품가격의 50%인 대만제를 사야 하나 싶었지만

 

 

수입차 전문 도장 공장에 문의해보니 대만제는 조금씩 단차가 있단다허접하다 이거지...

 

 

그래도 이제껏 젊은이들의 베짱장사를 요리죠리 잘 피해왔는데 여기서 주저 앉자니 아쉽기도 하고

 

 

무엇보다 50%저렴한 OEM의 가격이 달콤하기 그지 없었다.

 

 

 

그렇게 미련을 못 버리고 있던중 정품과 대만제의 차이점에 대하여 문의하는 글을 동호회에 게재했는데

 

 

백마 타고 나타난 회원 한 분이 도색만 해놓고 보관해둔 A급 후드를 OEM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쿨하게 주셨다.

 

 

색상이 블랙이긴 했지만 뭐 더 이상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덕분에 초기 예산대로 모든 부품을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주문한 부품들은 속속 집으로 도착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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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드래곤볼은 모두 모아졌다.

 

 

고 발생 후 40여일이 흘러간 시점이었다.

 

 

...

 

 

 

이제 소원만 빌면 되는 것이다.

 

 

 

4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