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노승진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남기게 되네요.

올해 초에 둘째아이가 태어나면서 기존에 타고 있던 VW Golf Variant로는 한계가 있더군요.

왜건의 편안함과 실용성은 좋지만 차 한대로 집사람과 제가 동시에 쓰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서브 차량을 한 대 생각했습니다서브 차량을 구입하고나면 골프 왜건은 처분하고미니밴으로 메인 차량을 전환하려는 계획이죠.

 

집사람이 시내 위주로 아이 둘을 태우고 다닐 용도라 조건은

1.     5도어 해치백 (버기형 유모차는 어떻게든 구겨서라도 들어가야 함)

2.     차량 길이가 4m가 넘지 않을 것 (주차의 용이함)

3.     1,800cc 미만휘발유자동기어에어컨 장착 (단거리 주행경제성 위주)

4.     가장 중요한.. 정해진 가격 ㅎㅎㅎ

 

구형 피아트 판다가 집사람 눈에 이쁘다고 하여 알아보니상급 트림에는 뒷좌석이 슬라이딩되는터라 트렁크에 유모차는 가까스로 들어갈 수 있겠더라구요문제는 판다에는 오토매틱 매물이 아주 드문 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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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동분서주하며 중고차를 알아보러 다녔는데 (2-3km쯤 돌아다닌 것 같습니다…)

결론은 피아트 판다는 포기한다” 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연식이 10년은 되는데 차량 상태들이 너무 안좋더군요.

같은 플랫폼을 쓰는 피아트 500에는 나름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해서 차를 보러 다녔는데 하체나 엔진룸이 영 아니더라구요연식이 있는만큼 이력 관리가 불분명하고어떤 차는 3년 전의 주행거리와 3,000k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있었으니 (적산거리계 조작이죠).. 처음에는 이 차만 그런거야라고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짜증이 나더군요.

 

그렇게 판다는 포기하고 다른 몇 몇 차량을 보다가..

회사에서 Honda Jazz를 타는 동료가 괜찮다며 추천을 했는데미니밴 스타일이라 차가 크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근데 실제로 보니 VW polo보다 길이가 짧네요 ㅎㅎ (3,845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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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라는 모델로도 알려져있는 2001-2008년식의 Jazz CD가 물색 대상이었습니다.

검은색 몰딩이 포인트라서 이쁘고 괜찮다는 생각에 돌아다녔는데 이 역시 상태들이 좋진 않았습니다.

트렁크에 빗물이 고인 차담비가 엔진룸 배선을 갉아먹은 차 등등..

 

예산에서 1천유로(120만원가량정도 비싼 모델이 눈에 딱 들어왔는데 짧은 시승을 해보자마자 이거다’ 싶었습니다.부분 변경된 모델의 범퍼가 조금 눈에 거슬리긴 했지만 그 정도야 뭐

차량을 세워놓고 30여분 정도 조목조목 보았지만

1.     휠 캡이 없는 애프터마켓 휠.. 그리고 스크래치 (출고시와 동일한 휠을 선호하는 개인적인 성격)

2.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은 실내 (마음먹으면 반나절만에 해결 가능하다는 결론)

3.     뒷 트렁크 내부 손잡이 없음 (까짓거 부품 하나 사면 되는 걸)

4.     약간의 문콕 자국 (9년 된 차량에 이 정도쯤이야)

5.     브레이크 패드는 1년 내로 교환해야 할 듯

이 정도 빼고는 차량 자체에 별다른 흠이 없어서가격 흥정을 하기에 난감했습니다.

뭐 하나라도 제대로 된 게 잡혀야 되는데 별로 눈에 들어오는게 없는거죠.

 

차량 판매자가 일주일 휴가를 간다고 해서 신규 차량 등록을 제가 한다는 조건으로 약 6% 정도 가격을 깎아서 냉큼 집으로 갖고 왔습니다갖고 오자마자 한 일은 실내 세정제로 시트의 오물을 다 벗겨내는 작업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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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차를 말려놓으면서 차량 내부의 모든 구석구석을 다 닦아냈습니다마무리 작업은 연막을 이용한 실내 클리너와 실내 필터 교환으로.. 꼬박 4시간이 걸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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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된 지 10년이 가까워진 이유로 순정 용품을 찾기 힘든터라 ebay에서 일반 애프터 마켓 제품으로 구입한 All weather mat, Trunk liner를 깔아둡니다기존의 오너가 쓰던 헐거워진 저가형 floor mat는 제거 1순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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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 캡은 회사의 동료에게 물어보니 내경이 54mm라며.. 갖고 있던 샘플을 4개 얻었습니다.

다만 샘플에 붙어있던 로고가 모두 달라서 다 제거해버리고다시 또 ebay를 통해 60mm짜리 혼다 엠블럼을 구해서 붙입니다휠 캡을 끼워놓으니 비로소 차량 외관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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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후방 주차 센서였죠운전이 서툰 집사람이 이거는 무조건 있어야 한다며..

딜러에 문의해보니 장착비용까지 500유로를 달라고 합니다 (약 62만원).

동료에게 얘기했더니 믿을만한 애프터마켓 제품이 있다며 추천합니다.

 8만원 정도의 제품을 구매해서차량 색상과 동일하게 도색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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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와 뒷범퍼를 내리고 후방 센서를 장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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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을 잘못 연결해서 시동 걸려있는 내내 센서가 작동되어서신호등 정차시에 한 동안 고생 좀 했네요 ㅋㅋㅋ

(나중에 보니 센서간의 간격도 좀 안맞습니다 ㅋㅋㅋ)

 


대쉬보드 중간에 수납 공간이 있는데 코너시에 물건이 미끄러져서미끄럼 방지 패드를 사다가 잘라서 넣어놓고..

유모차를 넣고 꺼내면서 분명히 범퍼가 긁힐 것 같아서갖고 있던 타 차종의 bumper protection foil 샘플을 잘라서 붙이고.. 페인트 클리어로 도장을 한 번 싹닦아내고 왁스를 3번 먹였습니다광빨이 다시 살아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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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잘 느끼지 못했던 부분이 CVT 변속기의 충격인데..

차량이 출발할 때 10-15 km/h 즈음에 드드득~하면서 큰 충격이 계속 느껴집니다.

동력 전달이 잘 되지 않아서 뭔가 미끌리는 기분인데차량 정체시와 출발시에 엄청난 스트레스더군요.

‘9년된 차에 주행거리 8만인데 미션 오일은 갈아줘야겠다’ 싶어서 교환했는데문제의 95% 정도는 사라지더군요.

클러치 부분의 이상인줄 알고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입니다다만, cvt 미션 오일값이 생각보다 비싸더라구요..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타카타 에어백 리콜 대상인 차량인지라 수리센터에 맡겼는데, 역시나 작업 후에 증명 서류는 안주네요.. 뭔가 증빙을 남기는게 습관이 된터라 ㅎㅎ

 

지금까지 약 700km를 주행했는데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자동기어에 시내 주행 위주의 연비가 리터당 16km정도 나오는 편이라 경제적이고 차량 크기 면에서도 애들 둘을 데리고 시내용으로 다니기엔 딱입니다.

새 차를 사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새 차 수준으로 손을 댔더니 벌써부터 정이 많이 가네요.

아이들이 직접 차 문을 열고 뒷좌석에 앉을만한 나이가 되면, 피아트 500 새차를 꼭 사줄 생각입니다.

 

아직 골프가 팔리지 않아서 당분간 제 출퇴근용 차량으로 쓰고 있는데공차중량이 가벼운만큼 움직임도 경쾌해서 좋습니다장거리용으로 불편한 부분이라면 시트 등받이가 튀어나온 편이라 뭔가 답답하고, foot rest 공간에 여유가 없다는 점독특한 점이라면 연료 탱크가 운전석 아래에 있어서 뒷좌석 바닥 공간에 물건들을 때려넣을 수가 있습니다(뒷좌석을 들어올리는 기능은 크게 필요는 없어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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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유리창은 돌려서 열어야 하는데어차피 3살 미만의 애들이 창문 열 일은 없고.. 개인적으로 돌려서 여는 창문 좋아하긴 합니다 ㅎㅎ

 

골프가 팔리면 그 다음 차량에 대한 내용도 올려보겠습니다.

제 삶 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운용하는 패턴도 이렇게 조금씩 바뀌어가는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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