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린 첫번째 글이 너무나도 좋은 답글을 달아주신 정원우 회원님 덕분에 좀 더 다양한 각도에서 이 이슈를 바라보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하여 답글로 달은 글을 게시글로 옮겨왔습니다.

아래의 글은 어제 남긴 글에 대한 부연을 포함하고 있고, 자율주행시대로 가는 과정속에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일지 비현실적일지에 대한 저의 견해, 마지막으로 새롭게 짜여진 판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는 정부(정치인), 메이커, 언론이 취할 수밖에 없는 포지션 등에 대한 제 견해를 포함했습니다.

건전한 토론을 위해 테드에 많은 전문가 혹은 전문가 이상의 식견을 가지신 분들의 또다른  훌륭한 답글 혹은 반론도 환영합니다.

제가 어제도 4년전에 포스팅한 글을 올리면서 우리가 예측했던 우려들 중 우리가 바이패스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확신을 표현했듯이 우리의 이런 광범위한 토론은 분명 수년 후에 다시 되짚어보다라도 의미있는 토론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P.S. 토론에 참여하길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첫번째 글에 있는 두개의 링크의 글을 정독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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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글에 남겨진 답글..


약간 부연의 글을 달자면, 인간 세상에 자동차라는 운송수단으로 얻은 혜택과 불의의 사고로 인해 사망 혹은 불구가 되신 분들의 슬픔, 크게 이 두가지 상반되는 결과의 경중을 측정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기계화되고 자동화된다는 것을 반기는 입장에서는 사고율 저하가 가장 큰 명분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 제 생각에 훈련된 운전자 수준으로 자율주행차가 아주 미세한 움직임을 기계스스로가 과감하게 구현할 시점이 과연 2030에도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는 정원우님께서 언급하신 철학적인 면과도 연결되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설계하는 사람이 여유마진을 얼마나 타이트하게 설정하느냐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자율주행차가 일반 운전자가 사고를 내지 않는 상황에서 사고를 과연 내지 않을 수준이라고 자평할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얼마나 걸릴까입니다. 목표는 물론 일반 운전자들이 운전하는 세상보다 모든 지표가 긍정적이야야 겠지요.

두번째, 인간의 불완전한 운전을 완벽한 형태가 될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문제는 사실 완전 자율주행차를 설계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는 인간의 변수는 일반화하여 데이터화하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합니다.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될 것이다? 데이터가 많이 쌓인다는 것은 인간의 주행 패턴을 5가지로 분류했던 것이 10가지가 되고 20가지가 됨을 의미합니다. 결국 무한대의 데이터가 쌓여도 이 운전자 변수를 모두 만족시키는 무한대의 주행패턴을 표준화하여 입력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약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자율주행차가 주는 희망적이고 과장된 스토리들은 정치인들이 좋아하는 내용이고 현혹되기 딱 좋은 주제입니다.

메이커 입장에서는 궁여지책으로 따라가야하는 입장인 것이고, 엔지니어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새롭게 판이 짜여지는 마당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쟁탈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실현 가능한 기술적 한계나 사회적 합의를 고려하지 않고 앞서나가는 주장과 가설을 던지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치고나가는 떠벌이들이 많아지고 언론에 이슈가 되어 마치 금방 실현될 것 같은 기대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실제로 벌어질 부작용에 대한 각종 주장들은 큰 힘을 받기 힘들어집니다.
이유는 이미 눈치 빠른 정치인들이 시민들에게 뭔가 큰 혜택을 주는 모습으로 이 이슈를 포장하는 작업들이 진행되어 엄청난 예산들이 이 불확실한 산업에 투입되어 과장의 과장을 거듭하는 프로세스가 상상 이상의 속도로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즉 누가 나서서 찬물 끼얹는 발언이나 주장을 하는 분위기 형성이 어렵다는 부분, 더불어 이런 의견은 언론 입장에서도 별로 반기는 형태가 될 수도 없다는 부분이겠지요.

인간과 자동차 그리고 운전이라는 행위는 그리 쉽게 대체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고 봅니다. 즉 자율주행차들이 돌아다니는 시대를 맞이해도 대부분의 자동차는 최소 수십년은 인간이 운전하게 될 것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