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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60 M5와 E38 740iL은 어쩌면 공통점이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먼저 다른 점부터 살펴보면

 

- 세그먼트 : 중형과 대형

- 컨셉 : Pure sports vs Pure comfort

- 디자인 : 크리스 뱅글의 디자인 파격의 전후

- 엔진 : V10 vs V8

- 변속기 : 5단 자동 vs 수동 기반 싱글 클러치 SMG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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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차종이 은근한 공통점들도 많습니다.

BMW의 NA엔진의 특징은 날카로움입니다.

과급이 파워는 해결해주지만 날카로움을 좀 무디게 하는 특성이 있어 NA시절 BMW의 엔진이 연출하는 날카로움에 비교가 될만한 엔진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혼다의 VTEC엔진이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8기통 이상의 엔진이 과거에는 없었기 때문에 언급하는 BMW의 심장과는 직접 비교가 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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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0 5.0 507마력 엔진은 싱글클러치 기반의 SMG3와 매칭되었기 때문에 더욱 더 그 진가를 발휘했다고 봅니다.

람보르기니가 아벤타도르에 싱글클러치 기반 변속기를 고집하는 이유는 엄밀히 말하면 듀얼클러치와 비교하면 싱글클러치가 수치적인 이득은 전혀 없지만 감성적으로 훨씬 수동에 가까운 느낌을 주고 운전자가 변속에 오른발 재주를 부려 개입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한층 부각시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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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를 뽑아내는 기술을 현대의 터보기술과 비교하면 과거NA를 베이스로 토크곡선을 변화를 주기 위한 그 노력과 기술은 어마어마했다고 봅니다.

터보는 부스트압으로 거의 모든 것을 결정지을 수 있지만 NA엔진은 캠타이밍, 가변 흡기 등의 미세한 세팅이 엔진의 성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세팅의 최적점을 찾기 위한 테스트나 노력도 엄청났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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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점은 NA엔진의 이쁜 토크 곡선을 만드는 기술적 노하우는 F1엔진을 조련할 때의 노력과 매우 흡사할 수 있어 파워와 토크에만 중점을 두게 되는 터보 엔진과 비교하면 NA엔진의 조율은 훨씬 섬세한 엔진의 탄생을 의미합니다.

 

블럭 하나로 수십개의 엔진을 트림별로 적용시켜 엔진만들기가 쉬워진 요즘과 비교하면 BMW 특유의 네이밍 그 숫자하나하나만큼의 엔진 가지수를 만들어야했던 시절은 개발 과정의 난이도나 긴장감이 훨씬 높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E60 M5와 같이 전용엔진을 부여받아 이런 차를 개발해야했던 당시의 연구원들의 자부심도 지금의 범용엔진을 베이스로 M엔진을 짜집기 하듯 만들던 시절과는 분명 달랐을 것입니다.

 

E38의 주행감성은 부드럽지만 상당한 운동신경을 가진 바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몸집과 무게에 비하면 민첩성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뚱보나 다름없는 UFC마크헌터 선수가 체급에 비해 상상을 초월하는 반사신경과 스피드를 가지고 있음에 놀라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여기에는 날카로운 엔진 반응과 두텁게 살아있는 토크감이 크게 한 몫합니다.

 

E60은 이시대에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BMW뱃지를 장착한  차종 중 F1엔진의 기술을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차종입니다.

수동을 몰 줄 아느냐와 모르냐에 따라 SMG3를 다루는 방법과 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의 차이가 크다는 점도 이차를 몰 때의 자부심의 크기의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 예전에 고치기 힘든 문제들도 이제는 너무 쉽게 해결해버릴 수 있을만큼 데이터가 많다는 점도 이런 차를 즐길 때 미궁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혜택 아닌 혜택일 수 있습니다.

 

다른 듯 비슷한 두 차종에 대한 해석과 이야기는 책한편을 다 적어도 모자를 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요즘차들에 비해 과거의 차들이 할 이야기가 많아 좋습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