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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엔의 1세대 코드네임 955가 페이스리프트 된 모델이 957입니다.
955때는 MPI엔진만을 사용했고, 957이 되면서 직분사로 바뀌고 4.5리터 8기통이 4.8리터 8기통으로 엔진 블럭도 바뀌었습니다. 

GTS가 추가된 것도 957부터이고, 터보엔진보다는 NA의 직선적인 엔진느낌이나 사운드에 초점을 둔다면
이 400마력 957GTS는 정말 좋은 선택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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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400대만 만든 957 GTS가 국내에 2대가 들어왔는데, 그 중 한대를 제가 2017년도에 시승했었고, SKN ECU튜닝까지 진행했었습니다.
오랜만에 또 다시 만났는데, 4년전과 비교해 이런 차의 희귀성은 한층 높아진 요즘입니다.
아마 다른 한대의 수동 GTS역시 테드 회원분이 오랫동안 소장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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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엔 수동의 체인지레버는 길이가 제법 길어보이지만 작동 거리는 보기보다 길지 않습니다.
기어의 체결감이 정말 일품이고 클러치 패달의 답력도 적당해 운전이 정말 편합니다.

클러치를 미트시킬 때 묵직하게 연결되어 차가 움직이는데, 회전수가 올라가면 갈수록 힘이 붙는 형태라 차의 무게를 크게 의식하지 않으며 단수를 잘 선택하면 제법 날렵하게 운전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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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보는 것보다는 직접보는 것이, 눈으로만 보는 것보다는 만져보는 것이, 만져보는 것보다는 타보는 것이, 타보는 것보다는 직접 운전대를 잡아보는 것이 훨씬 몸에 생생히 기억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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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카이엔이 제법 길어져 4.8m정도의 957의 전장은 차를 상당히 단단하게 보이게 합니다.
극상으로 관리되어 신차에 가까운 수준으로 탈 수 있고, 이차를 소유하신 분께서는 아내분의 차 한대를 제외하고 모두 수동인데 그중 997 MK2 GT3, 991 MK2 GT3, 1M, E39 M5, 아반테 N등의 수동 모델들도 역시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높아질 차들입니다.

얼마전 산타페 수동을 타시는 중년의 회원분을 소개해드렸었는데, 그분과 함께 수동에 대한 애착으로는 국내 최고이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들이 점차로 전자화되어가고 동력원의 전동화는 분명히 운전의 재미를 떨어트리는 요인입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은 바로 이런차를 타보면 바로 알게 됩니다.

생동감 있던 엔진도 각종 배기가스 관련 장치들이 붙으면서 사운드와 고유의 질감이 희석되는데, 이때 포르쉐에서 만든 V8엔진은 정말 사운드가 좋고 고회전에서 날카롭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니 다행인 것은 수입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던 2000년대 초반부터 가파르게 제법 골고루 많은 수입차들이 국내에 팔렸다는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보석과도 같은 차들이 제법 좋은 가격대에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차가 바뀌고 진화해도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는 차에 대한 열망이 제법 강하며 은근히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또한 그런 순수한 마음에 불을 지피고 좋은 차를 만드는 과정이 엄청나게 보람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면 포기하는 것이 많아진다고들 말하지만 전 최근 몇 년 동안 반대의 경우를 훨씬 더 많이 보았습니다.
저도 테니스 등의 운동을 하지만 자동차보다 더 오래할 수 있는 취미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대부분 80세를 넘어 90세 이상을 살 수 있는 환경에서 40~50대 청춘에 이렇게 재미있는 것들을 미리 포기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