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주제로, 그것도 레이스가 주된 내용인 영화로서 포드 V 페라리의 기대 이상의 성공은 앞으로도 자동차 영화 혹은 전설적인 카레이서의 삶을 영화화하는데 있어서 영화인들이나 투자자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우리가 자동차와 관련된 좋은 영화를 앞으로도 보기 위해서는 그냥 이렇게 바램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영화관에 가서 직접 보는 노력도 소중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쌍둥이 아들들과 보고 나서 2시간 이상 수십가지의 질문을 커버하느라 진땀을 흘렸는데, 초등학교 아이들의 질문이지만 이를 답하면서 현재의 차와 과거의 차의 차이점이나 레이스를 운영하는 방식등에 대해서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켄 마일즈가 워크샾에서 어떤 고객과 언쟁을 벌이는 장면에서 이런 스포츠카는 고회전을 사용해야지 할머니 처럼 운전하면 안된다고 한 장면은 캬브레타를 장착한 구형 차들의 특성을 좀 이해하면 왜 그 조언이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카브레타의 연료제어는 전자식이 아니라 순수 기계식입니다. 공기가 어떤 좁은 관을 빠르게 흘러 갈 때 벤튜리 원리로 연료가 공기가 지나갈 때 다른 별도의 파이프를 통해 딸려가서 서로 섞이는 구조라 정교한 제어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일반 도로용 자동차는 전체적으로 출력보다는 안정성을 위주로 세팅하게 되고, 스포츠카나 레이스카는 엔진이 부하를 많이 받았을 때를 위주로 세팅되게 됩니다.

아주 극단적인 세팅이 바로 레이싱 카트인데, 레이싱 카트가 주행하는 조건은 전부하 즉 가속패달을 끝까지 밟고 주행하는 시간이 매우 긴 편에 해당합니다. 코너에서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하지만 일단 틈만나면 풀가속을 해야하지요.

이렇게 설계된 레이싱 카트를 정속으로 달리게 되면 회전수도 낮고 가속패달의 전개량도 작은 그런 상황에서 연료과다로 인해 플러그가 젖어 달리다가 시동이 꺼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엔진은 이상 공연비인 공기와 연료 비율이 14.7:1을 목표(물론 실제로는 전부하 초고회전으로 가면 이보다 비율이 떨어지게 세팅함)로 모든 회전수, 모든 부하 상황에서 이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만 극단적인 용도로 만들어진 레이스 엔진이나 특히 카트 엔진은 엔진의 최대출력이 발휘되는 부근 즉 가장 많이 사용되는 그 영역에서의 파워가 생명이기 때문에 그 외의 영역에서의 정교함은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레이싱 카트는 일단 달리면 회전수를 높게 그리고 과감한 주행을 해야 신나게 돌지 저속으로 달리는 것에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에서의 상황은 회전수를 높게 사용해 엔진이 최적의 가장 좋아하는 영역을 자주 사용해주지 않으면 엔진이 답답하고 느리고 공연비(Air fuel mixture)가 정확하게 잘 맞지 않아 엔진내부가 오염되거나 플러그가 상하거나 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대학생 때 탔던 스텔라 88도 카브레타 방식이었는데, 고속도로에서 과속으로 장거리를 달리고 나면 엔진이 정말 부드럽고 조용하게 돌지만 시내만 타고 다니면 소리가 거칠어지고 했던 것이 차이가 극명했었지요.

요즘 차량들의 정교한 연료제어와 Emission control은 정말 대단히 발전한 것으로서 상대적으로 60년대의 차가 얼마나 불편한 부분이 많았는지를 예상하게 합니다.

일본의 자동차 평론가들이 80년대나 그 이전 스포츠카들을 시승할 때 그들의 표현으로 "캠을 탄다."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캬브레타 엔진이 가장 최족화된 영역에서 회전할 때 엔진이 힘차고 가볍고 부드럽게 돌 때의 그 느낌을 표현한 것입니다. 왜 거기에 캠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 느낌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독일에서 탔던 73년식 포르쉐 카레라 RS에 웨버 트윈카브레타를 장착한 차를 독일의 고속국도에서 한시간 이상 시승한 적이 있는데, 전자제어 엔진들이 주지 못하는 엔진의 초반 말도 안되는 레스폰스와 사운드 등등 카브레타 엔진을 장착한 차와는 이런저런 추억이 있습니다.

To be continued...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