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건강했던 올해 3월에 갑자기 픽 쓰러져 중환자실 신세를 지다 깨어

27살의 젊은 나이에 당뇨병을 진단 받았죠, 심한 편이라서 빡빡하게 관리 하지 않으면

10년만 넘어도 손끝 발끝에 문제가 생길수 있다고도 하고... 안과에서는 이대로 라면 곧 노안이 올꺼라고 하네요

 

진짜 한동안은 밥 먹을때 마다 울었어요, 이렇게 맛없는걸 강제로 평생 먹어야 하고

이거 말곤 아무것도 먹어선 안됀다니ㅋㅋ

 

그렇게 절망속에서 병원과 집만 반복하며 아무 의미 없는 날들 우울하게 살다가

더 늦기전에 꿈에 도전을 해보겠다는 생각에 방 밖으로 나왔어요.

차가 가지고 싶단 생각에 방밖으로 나왔어요.

 

우연히 인터넷을 하다가 언더100 레이스에 대해 보게 되었거든요.

그날로 2년간의 백수생활 접고 취직해서 차를 샀죠.

1시간 이라도 더 빨리 차를 가지고 싶고, 잘못 돼거나 내가 감당 할수 없게 된다면

차라리 그냥 빨리 폐차하기 위해서 직거래 눈여겨 보고 있다가

1.6이하 가솔린 수동 나오자 마자 1분 고민하고 바로 가지러 갔죠.

 

아반떼XD 1.5 2001 세단

한달전 자동차검사 불합격으로 재검해서 합격했고...

마일리지 95000km... 120만원을 100으로 협의...

카히스토리 사고 한건...

만나서 차 보니 일단 산소센서 맵센서 TPS ISC 스로틀바디 교환 되어 있고

외벨트는 최근 교환 되었고 촉매 아래부터 끝까지 얼마전 교환 했는지 광이 살아 있고 

하부로 누유 안보이고, 타이어 만져서 날선것 없는걸 보니 얼라이먼트 신경 썼던것 같고

양쪽 로우 컨트롤암, 활대링크, 타이로드 엔드 교환 되어 있고

웜기어 만도 제품인것을 보니 재생품으로 교환 했고, 등속축 교환 되어 있고

 

앞범퍼 운전석 휀다 운전석 문짝 단차가 있는걸 보니 접촉사고가 있었던것 같고

부식이야 뭐 당연한거고.... 아무튼 100만원 짜리인데 이정도 수리 되어있고 수리해서 검사 통과 했으면 됐지~

하고 가져왔는데..................

 

 

제 차를 가지기 전 까지만 해도 제가 상상 하는 것 들이 있었거든요.

 

그냥 차가 너무 좋아서 자동차 일이 하고 싶어서 대학교 그만두고

산업인력 공단에서 진행 하는 자동차 정비 1년과정 수료 하면서

세상에 공부가 그렇게 재미 있더라구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 했었고

수많은 실습 차들과 실습 장비들 뜯고 조립하고

실습차 고장 상황 만들어서 원인을 찾아 고치는 수업도 있었고

그렇게 자격증도 하나 손에 쥐고.

그래서 많이 안다고 생각 했어요.

(현장 시다생활도 했었는데, 좋아하는거랑 잘 하는 거랑은 다르구나 싶어서 직업으로는 6개월 만에 마음 접었지만요ㅋㅋ)

 

 

 

근데 막상 제 차를 가져와 보니까 다르더라구요ㅋㅋㅋ.....

자가정비 하려고 했었는데 제가 사는 동네는 언덕진 곳이라 평평한 곳도 없고

스토퍼 있는 주차칸이 있어서 거기다 밀리지 않게 받쳐놓을수도 없고

 

뭐가 문제가 있으면 어디가 문제가 있겠다 의심은 가는데

그걸 확인할 방법도, 장비도 공구도 없거니와

실제론 진짜 별 쓸모가 없더군요, 어디다가 물어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계속 테드에 질문 글만 올리고 있구요...ㅋㅋ....

 

나름 군대 자동차 정비병이었고

자동차정비 실습 1년에

시다생활 6개월 이라서 엄청나게 자만하고

난 프로페셔널 해! 하고 내 차 간단한 정비 정돈 내가 할수있겠지! 하고 혼자 착각에 빠져 있었는데 

 

제 경험들은 거의 차가 아닌 특정 부품들을 잘라서 틀 안에 넣어놓은 것들에서 겪은 것들이고

실제 차에서 작업 공간이 안나올 것이라는걸 생각을 못 하고 있었고

정비소 다닐때도 항상 리프트만 쓰다보니 리프트 없이 작업 할껄 생각도 못 해봤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비 지침서와 예전에 공부하던 책과 노트와 사진들만 열심히 뒤적여 보고 있네요

사이드 브레이크 수리를 못해서 차 고정이 안돼니 아무것도 못 하고

뭐 자키도 없고 받쳐둘 자키도 없고 이번달에 차 사는데 있는 재산 다 털어서 그거 살돈도 없고

그와중에 복스세트만 구해서 엔진커버 열어서 보니 냉각수 새는 흔적 있고...

 

아버지차 사실때 제 지분도 들어가서 꾸준히 타고 다니던 시절만 해도 북악산 와인딩 가끔 갔었는데

제 차가 생기니 이런저런 문제들로 더 카라이프를 못 즐기네요

 

아 정말 상상 한것관 너무나도 판이한 카 라이프의 시작 이네요...

뭐 다들 이렇게 하시겠죠....?

모두가 여기 글 올리시는 차 3대 4대씩 가지신 분은 아닐꺼에요 그쵸....?

 

 

 

 

........ 혹시 다 읽으셨다면 감사합니다.

아무도 제가 어떤 마음으로 100만원 짜리 차를 가져 왔는지 이해 못하더라구요.

다른 커뮤니티에 100만원 차산다고 하니까 다 미쳤다고만 하죠, 차라리 할부로 더나은 차를 사라고....

그래서 친한 친구 외엔 아무한테도 차 샀단 얘기 안했어요.

 

제가 생각 해도 실수 같긴 해요.

가진것 없이 허덕이면서 차의 노예가 될줄 알면서 차 가져 왔구요.

고장나고 썩어서 얼마 못탈 차 인거 알고 가져 왔구요.

오래되서 부품 구하기도 어려울 꺼란거 알고 가져 왔어요.

 

근데 저는 지금 아니면 안돼고

지금이 아니면 못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지금 행복해요 되게, 아마 이렇게 행복 해본적이 제 기억엔 없던것 같아요.

군대 전역날 기분...?

 

매일 출근이 기다려지고 퇴근이 기다려 져요

물론 냉각수 줄어들고 이런거 보면서 통장 잔고랑 카드값 보면 머리는 아프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