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초, 행사 참석을 위해 워싱턴DC 근교의 내셔널 하버라는 도시에 방문을 했습니다.
대형 행사에 특화된 신기한 동네였고 행사참석 이외엔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심심한 곳이었습니다.

당시 3살짜리 딸과 아내와 저, 세가족이 방문하였고
첫날부터 딸이 고열로 고생을 하였고 방문의 목적이었던 행사도 내용이 부실해서
3박4일로 계획했던 방문을 2박3일로 줄이고 뉴저지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뉴스에서는 북한의 핵도발이 큰 이슈였고
마침 발생했던 역대 최강이라는 허리케인 '어마'가 또다른 이슈였는데
2011년에 뉴욕, 뉴저지에 큰 피해를 입혔던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차량침수, 2주정도 정전을 겪언던 기억이 있어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플로리다 주지사가 방송에 나와서 최대한 멀리 도망치라고 할 정도로 큰 허리케인이었고
플로리다를 떠나는 피난민들의 행렬이 방송에 나왔습니다.

익스피디아에 전화를 걸어 일정변경을 말하고 하루를 환불받을 수 있는지 물었더니
마침 허리케인 피난민들이 잘곳을 찾고있어 최대한 빨리 방을 비워주면 하루도 아니고 이틀을 환불해준다고 해서
저희 가족은 바로 집으로 향했고 고속도로를 타자마자

뉴스에서만 보던 피난민 행렬과 함께 북쪽으로 가게되었습니다.
평소같으면 2-3분 정도면 통과하는 톨게이트들은 20분 넘게 정체가 되었고
고속도로의 휴게소들은 입구에서 상당히 먼 지점부터 정체가 시작되어
배고픈 저희 가족은 고속도로 밖에있는 작은 마을의 주유소 + 편의점에 들러 기름도 넣고 끼니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저의 발이던 GLC300 옆에 포드 F150 보다 한급 더 큰 F250 슈퍼듀티가 주차를 하였고
안에는 부부와 십대 초반과 중반 두딸, 멋진 개한마리가 있었습니다.

제가 샌드위치를 사려고 줄을 섰더니 F250의 오너도 제 뒤에 개와함께 서있었습니다.
가족들의 샌드위치를 사기위해 피곤을 참고 줄을 서있는 가장의 애환이 인종을 넘어 공감대를 형성했는지

서로 대화가 시작되었는데 40대 후반 백인 아저씨는 플로리다에서 피난을 왔고
직업은 건설업자이고 이번 허리케인으로 집이 완전히 날아갈것 까지 생각을 하고
뉴저지의 누나집으로 향하고 있다고 하면서 GLC300의 연비를 물어보다가

자기집에 테슬라도 있는데 배터리 충전의 불편함, 충전소의 부족때문에 일할때 사용하는 F250을 타고왔다고 하였습니다.
각자의 샌드위치를 받아들고 인사를 하는데 그 아저씨 왈,테슬라의 리스기간이 끝나면 파나메라로 가겠다는 말과 함께
전기차는 평소에는 좋지만 비상시엔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로서 작별인사를 대신핬습니다.

그당시 저도 공영주차장만 가면 가장 좋은 자리에 2-3개씩 전기충전시설이 설치되어 있는것을 보면서
전기차를 구입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허리케인으로 사는곳이 정전이 되고 곳곳이 침수가 된 상태에서
전기차의 충전은 꿈도 못꿀 일이지만

화석연료차는 주유를 위해 몇시간을 기다려야하지만 움직일 수는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