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지 게시판에 올려볼까 했지만, 이미 지난 간 모드이기에, 가라지 게시판은 나중에 셀리카에 더 업데이트가 있으면 그때 쓰도록 하겠습니다. 앨범 게시판에 제 셀리카에 대한 사진들을 더 올려놓았으니, 관심이 생기신다면 가서 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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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60-70년대에 태어난 사람도 아니고, 이미 2017년 기준으로 클래식(70대 이전)이라면 폐차가 되었어야할 시기인 95년에 태어난 사람 입니다.  그래서 사실 대부분의 어른들이 클래식카를 모는 이유인 노스텔지아가 저에겐 60-70년대 자동차에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자동차에 빠지면 빠질수록 60년대-70년대의 황금기에 점점 환상을 가지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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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동차 모두, 뒤에 보이는 요즘 차들에게서 볼수 없는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죠,)

 

컴퓨터 없이 디자인한 사람에 의한 순수한 디자인(컴퓨터나 로봇이 없진 않았겠지만 CAD는 70년대 이후에 보급 되었습니다), 안전규제를 고려하지 않은 엔지니어링 등등. 뭔 그 당시 개발자들이 생각하던 "자동차"라는 의미가 현재의 개발자들에게 "자동차"라는 의미가 확실히 다르기 때문에, 저는 거기서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에야 에어로다 뭐다 하면서 유선형과 고만고만한 디자인이지만, 당시 자동차들은 핀 테인 같은 날개도 달아보고, 에어로 씹어먹고 그냥 엔진빨로 빨리 달릴려는 각진 선들이 쭉쭉 뻗은 머슬카들 이라던가, 헤드라이트가 후드 위로 숨어있다가 밑으로 덜컥 내려오는 도발 적인 디자인까지... 뭔가 더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 아무튼 저에게 지금 셀리카를 탄다는 것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광기가 서린 로망이라고 할수 있죠.

 

약간 똘끼가 필요한 작업니다. 특히 대학생이라서 돈도 별로 없고 시간도 별로 없고, 가족들 눈치보면서 해야한다면요. 딱히 셀리카는 제 수준에 기술로 리스토어, 모딩을 해봤자 나중에 돈을 더 받고 팔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얻는거라곤 자동차에 대한 지식인데, 자동차 쪽으로 나갈 생각은 없는지라 주변 사람들은 그걸 답답해 하더군요.

 

셀리카를 샀을때, 제가 정신적으로 좀 몰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인생이 잘 풀리지 않았었거든요. 지금도 뭐 잘 풀리지는 않지만. 그래서 뭔가 맘이 항상 허전했었습니다. 그 허전한 마음을 뭔가로 항상 채우려고 했습니다.

 

옛날 차를 덜컥 질러버리니, 가족들이 반대했습니다. 돈 쏟아붓는것도 그렇지만, 물건으로 텅빈걸 치유한다는게 그렇게 좋은게 아니라고 가족들이 말려되더군요. 게다가 옛날 차라서 사고나면 즉사 가능성도 굉장히 높기에 친구부터 가족들까지 다들 말렸습니다. 

 

대학생인데 공부나 해라, 공부시간 줄이면서 알바비 버는걸로 돈 낭비를 그렇게 하냐, 알바로 모아 뒀던 돈들 하늘로 버렸네 뭐네해도. 이게 제 맘에 안식 입니다.

 

이성이 마비되고, 감정만으로 생각을 한 그런 로망이라는 완벽한 개념을 따른게 앞뒤 생각 안하고, 제가 선택한 자동차의 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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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분전환으로 쾌적한 곳으로 드라이빙 가면 기분이 꽤나 좋습니다. 수동 특유의 재미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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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문가나 퓨어리스트들이 제 자동차 작업기를 보면 욕할 겁니다.

 

부품 수급이 힘들기 때문에, 가끔 혼자서 창작 엔지니어링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죠. 

 

그렇다고 완전히 불가능한건 아닌데, 솔직히 돈만 있으면 뭐든지 해결되는게 자동차 작업의 세계라고 봅니다. 제가 비싼 OEM 부품들을 사서 고칠순 있죠. 아니면 제가 아시는 분처럼 셀리카 5개를 사재기해서, 완벽한 1개로 조립하거나. 

 

아무튼 왜 전문가나 퓨어리스트들이 제 자동차 작업기를 보면 욕할거냐면.

 

할아버지에게 퓰 딜리버리 시스템을 제가 고쳤을때, 무슨 매드맥스에서 나오는 자동차냐고 놀리셨었죠.

 

83년도 셀리카에서 뜯어온 퓰 펌프가 덜컥 죽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토 파츠 스토어에 가서 퓰 시스템 견적을 내보니, 퓰 펌프 200불 + 퓰라인 70불, 그외 잡 필요한것들 50불로 300불 좀 넘게 나오더군요. 

 

 

그래서 차라리 정크야드(폐차장)에 가서 비슷한 부품을 뜯어오자! 해서 여차저차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카탈로그 뒤지면서, 제 22RE 퓰펌프 압력과 비슷한 퓰 펌프를 가진 자동차들을 물색하면서, Pick N Pull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했죠. 크레이그리스트 뒤지는건 두말할것도 없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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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할아버지가 무슨 매드 맥스 자동차냐고 부른 이유입니다. 바로, 전에 쓰던 퓰 탱크로 이어지는 퓰 라인이 좀 짧아서, 그냥 가든 호스 재질인 호스를 사서 달아버렸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가족이 그리 유복하지도 않고,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TV나 영화처럼 프로 메카닉들처럼 부품들 경험과 생각으로만 디자인하고, 부품들을 척척 만들어내거나, 돈으로 필요한 부품들을 사지를 못 합니다.

 

그래서 300불이라는 어른에게는 별로 아니어도 전 당시에 19살이었고, 셀리카 구입 + 개조에다가 돈을 다 쏟아 부은 바람에 이런 문제가 생길때 바로 고칠수 있는 돈이 없어서, 결국 호스, 각종 볼트, 집타이 같은걸로 10불정도 쓰고, 정크야드(폐차장)에서 퓰펌프 30불, 총 40불로 때워 버렸습니다.

 

이 퓰 딜리버리 시스템 구축  할때만 해도. 20150909_143306.jpg

퓰 탱크 한번 내렸다가, 이렇게 주유구 호스가 틀어져서 가라지에서 주유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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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단이 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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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펌프 퓨즈가 계속 타버리길래, 뭐지? 하면서 몇일을 고민하다가. 퓨즈 연결 한 줄을 옛날 인터널 퓰펌프에도 연결이 되어서 과부하가 되서 계속 퓨즈를 펑펑 터트렸던걸 나중에서야 발견해서 인터널 퓰 펌프를 제거해버리기도 하고. 

 

항상 시행과 착오를 겪으며 자동차를 고치고 있습니다. 

 

막 제가 요령이 좋아서 옛날 자동차를 요리조리 다루는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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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O 스티어링 휠 같은 경우도 마운트가 필요한데, 딱 77년도 셀리카. 즉 RA나 TA 시리즈에 디자인되서 없습니다.(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인제 찾을수가 없죠) 하지만 다행이게도 토요타들은 스티어링 휠이 다 비슷하기에 80년대 코롤라(AE86같은거)쪽으로 눈을 돌리면 파츠를 빌려 쓸수 있는게 있죠.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제 차를 그냥 프랑켄슈타인 같은 차라고도 부릅니다. 작업 방식이 말 그대로 거지 같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구요.(가든 호스라던가, 주요 부품중 다른 자동차 부품들 빌려와서 쓰는 것들)
 
근데 저는 이게 제 자동차만에 개성이다하고, 이렇게 작업하는게 좋습니다.
 
뭐, 비주류 컬트의 비애이기도 하죠. 예를 들면 클래식 머스탱들은 맨처음 나왔을때부터 인기가 어마어마해서 아직도 부품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애프터 마켓들은 말할것도 없고. 포르쉐도 마찬가지죠. 같은 토요타의 AE86만해도 이니셜D 빨로 부품이 구하기가 쉽고, 비교적으로 저렴합니다.
 
셀리카의 경우는 70년대 당시에 토요타 자동차들은 타다가 버리는 차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미국에서 90년대의 현대 자동차들과 마찬가지로요.  
 
그래서 셀리카들은 동남아 같은 곳에선 비교적 넘쳐나는데, 머스탱이나 AE86같은 거에 비해선 북미에선 꽤나 레어합니다. 구형 스카이라인처럼 완전히 유니콘인것 까지는 아니지만, 240Z처럼 넘쳐나지는 않죠. 
 
로망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레트로 감성의 미친듯한 주행성을 이야기 해봅시다.
 
좋은 의미가 아니라, 그냥 말 그대로 미치지 않으면 탈수 없는 주행성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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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서 전후 댐퍼가 맛이 가서 상태가 너무 메롱한것일수도 있습니다만 (이번 여름에는 시간과 예산 초과로 쇼크를 교체하진 못 했습니다) 그래도 살때 사진과 같이 코일 오버 컨버젼이 되있는걸 보면, 전 주인이 나름대로 신경쓴것 같긴한데. 싸구려 KYB 브랜드 앞, 그리고 Monroe를 뒤에 쇼크로 달아놨네요. 누수 같은건 안보이니, 그냥 차 자체의 특성인가 생각 들기도 하는데, 내년 여름에 돈모아서 좋은 AE86쪽꺼 가지고 와서 달아봐야겠습니다. Koni나 Bilstein쪽을 알아봐야겠군요. 
 
아무튼 이 차의 환상적인 핸들링 옵션들을 설명해보자면...
 
ABS 없음, TCS 없음, 파워 스티어링 없음, LSD 없음, IRS 없음(솔리드 액슬입니다), 리어 디스크 브레이크 없음, RWD인데 뒤가 너무 가벼움(비오는날 가파른 언덕 못 올라갑니다. 뒤가 너무 가벼워서, 타이어가 눌리질 않아 접지력이 잘 안 생깁니다)이라는 환상적인 조합의 과부 제조기 입니다.
 

 

초반 4초쯤 처렁 스키드(비디오의 경우에는 보시면 아시듯, 커브를 따라 돌아야하는데 일직선으로 탈선하는 언더스티어), 즉 미끄러지는 현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뭐 비오는 날이었기도 해서 특히 더 잘 미끄러졌지만. 

 

가끔 고속도로에서 출구 나갈때 한번 도는 커브 있잖습니까, 그때 60mph에서 감속하면서 커브 돌면 가끔 타이어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뭐, 생각해보면 좀 좋은 여름 타이어 신기면 해결되지 않나 생각도 들지만, 현재로썬 아직 자동차가 프로젝트로써 다 완성이 된게 아니기에, 좋은 타이어는 나중에 신겨줄 예정입니다. 

 

뭐 다른 차에서 나오는 비싼 스포츠나 레이싱형 부품들 달아주면 코너링 같은건 해결이 되긴 하겠죠. 

 

사실 차가 1166kg로 꽤나 가벼운 편이라서 (1세대 셀리카 쿱 모델은 890kg로, 940kg인 1세대 미아타 보다 가볍습니다!!) 아예 레이스 목적 스포츠카로 만들어볼까도 했지만, 그냥 저는 빨리 달리거나 드리프트하는것 보다는, 자동차 자체를 즐기고 싶어서 그랜드 투어링 카로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무튼 40년된 차를 소유한다는게 이렇습니다. 고생스럽기도 하고, 막상 스포츠하게 운전할려면 엄청나게 안전성 문제도 고려 해봐야하고(에어백 없고, 크럼블존이 없으니 40마일 이상으로 달리다가 어디에 박는다면 죽는다고 보면 되죠), 고민할게 많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사서 돈 낭비와 고생이라고 하고, 저도 사서 고생이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가끔 돈 없어서 점심 굶을때도 있지만...

 

뭔가 마약처럼, 제 손으로 자동차를 전보다 업그레이드 시킬때마다 제 맘을 사로 잡는 것이 있습니다. 

저는 제 자동차가 고쳐지면, 제 맘에 상처도 고쳐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계속 손이 가게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은 무슨 이유로 자동차에 계속 손에 가기 되시는지 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