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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0년만에 카레라 GT를 다시 타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2003~2007년까지 1270대만이 만들어진 카레라 GT는 수집가들에게는 최고의 컬렉터즈 아이템중에 하나입니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가격을 구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차의 특별함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진해집니다.
V10 5.7 612마력 NA엔진은 8500rpm까지 돌릴 수 있고, 6단 수동변속기와의 사이에는 카본 클러치가 있는데, 클러치 교환에 4000만원 정도가 듭니다.

때문에 카레라 GT를 몰 때는 클러치 조작이 아주 아주 능숙하지 않으면 가뜩이나 용량이 빠듯한 이 카본 클러치가 순식간에 아작이 나버립니다.
이런차를 함부로 맡길 수도 없는 여러가지 이유중에 하나겠지요.

10여년전에 몰았을 때는 페라리 458이탈리아와 같은날 시승을 했었는데, 카레라 GT에서 458로 옮겨 탔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마치 레이스카에서 내려 S클래스를 타는 그런 느낌이 들었을 정도로 카레라 GT의 느낌은 정말 강렬합니다.
모던 페라리를 그냥 편한 세단정도로 느끼게 할 정도로 GT의 주행 카리스마는 정말 압도적입니다.

경주용 엔진이기 때문에 회전수의 하강이 빨라 변속할 때 신속하고 과감한 클러칭이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기초적인 주행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절대 카레라 GT를 제대로 변속하면서 몰 수가 없지요.
4000rpm이 넘어서 힘이 솟구침의 강렬함 때문에 6000rpm을 넘어가면서부터 숨을 제대로 쉬기 힘들 정도로 앞에 있는 사물들이 날아오는 느낌인데, 그 요란함 때문에 온몸에 잔잔한 전기가 흐르는 느낌입니다.

창문을 반쯤 열고 터널을 달리 때의 사운드는 V10이라는 점과 고회전으로 갈수록 소리의 깊이가 옹골차 진다는 점 때문에 그 어떤 최신 수퍼카의 그것과 다른 기계 베이스 사운드를 확실히 보여줍니다.

워낙 시끄러워 옆사람과 대화가 힘들 정도로 큰 엔진에 상대적으로 너무 좁은 캐빈은 일단 차가 정차했을 때만 대화가 가능합니다.

엄청난 금전적 가치와 운전자의 실수에 관대함이란 없는 무자비성, 수동 좀 할 줄 안다는 경험으로 이차와 박자를 맞추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점, 앞으로 비슷한 차가 다시는 나올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자동차를 사랑해온 시간의 마일스톤에 이차를 여러번 경험했음은 큰 의미를 가집니다.

더 큰 의미는 제 쌍둥이 아들을 이 차에 태워줄 수 있었다는 점인데, 앞으로 아이들이 자동차와 관련된 커리어를 쌓는다면 평생의 이야기거리가 될 것입니다.

풀액셀로 2,3,4단으로 넘어가면서 너와 내가 대등한 관계가 아닌 내가 널 지배한다는 생각으로 정말 오랜만에 진짜 드라이빙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운전자가 갑이 되지 않으면 카레라 GT를 느낄 수 없습니다.

아마 우리 아들 쌍둥이는 아빠의 손발 동작은 물론 독특한 사운드 그리고 Rev매칭과 더블 클러칭의 그 박자와 가속패달을 밟는 양에 따라 달라지는 사운드를 평생 기억할 것입니다.
그냥 옆에 타고 살살 달리는 것이 아닌 아빠가 카레라 GT를 어떻게 제압하는지를 보았기에 언젠가 미래에 차 좋아하는 친구들과 어릴 때 아빠가 몰았던 카레라 GT의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테드의 예전 기록 중 일부가 소실되어 제가 예전에 적었던 시승기가 존재하지 않아 다시 적으려고 맘만 항상 먹고 있는데 시간이 허락을 안하네요. 혹시라도 예전 제가 적은 카레라 GT의 시승기를 보관하고 계신 분 계시면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언젠가 다시한번 시승기를 적을 시간을 찾고자 합니다. 그 날의 기억이 아이들과 함께해서 더욱 더 값지고 행복했습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