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3385.jpg

아직 출시하지 않은 차이기 때문에 사진이 제한적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3시간 좀 넘게 타본 느낌을 요약해서 정리합니다.


<디자인>


모터쇼에서 본 그 강렬한 느낌과 함께 그동안의 국산차들과 연관성을 찾기 힘들 정도로 파격적이고 균형미가 있으며, 디테일이 확실히 돋보이는 그러면서도 복잡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파워가 확실합니다.

거리에 다닐 때 대부분의 보행자들이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다 쳐다보는 그런 수준의 흡수력입니다.


<인테리어>


시트의 형상과 착촤감, 장시간 운전시 허리의 편안함이나 허벅지를 받치는 방석의 길이 등 아주 편안한 자세가 나오는

것은 물론 미끄럽지 않고 와인딩에서도 잘 잡아줍니다.


뒷좌석으로 옮겨가면 질감과 구성이 갑자기 단순해지는 단점이 있지만 버튼의 눌림 질감이 좋고 배치가 복잡하지 않고 직관적이라 아주 편안합니다.


가죽을 많이 사용한 시승차가 고사양임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고급스럽기는 하지만 대시보드 등에 사용한 가죽이 아주 고급스럽다고 보기에는 가죽 특유의 따뜻함이 적습니다.


시트 포지션이 낮아 패달을 밟을 때 다리를 앞으로 쭉 뻗는 느낌이라 앉아 있는 자세부터가 스포티 합니다.

뒷좌석은 아무래도 지상고 때문에 바닥이 좀 높아 무릎이 좀 올라오는 느낌이지만 앞뒤 거리는 소나타와 아반테 중간 정도로 보입니다.


<엔진>


2.0 터보 255마력 사양이었는데, 사운드 제네레이터가 흡기음을 살려 실내에 뿌려주는 연출이 스포티합니다만 공명음을 활용해 울림통이 울리는 느낌이 아니라 상당히 건조한 음색으로 전달됩니다.

즉 흡기 공명울림이 아닌 엔진의 세세한 움직임에 대한 사운드가 좀 더 명확하게 들리게 하고자 했던 기아 기술진의 노력이 보였습니다.


파워는 수치만큼이고 6500rpm까지 도는데, 강력한 부스트의 상승 느낌이 크지 않고 리니어한 느낌으로 상승해 토크나 출력을 더 쓸 수 있는 엔진을 디튠해 놓은 느낌이 들어 좀 더 강하게 다듬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습니다.

물론 3.3터보 370마력 사양이 있기 때문에 구지 2리터 엔진에 모든 것을 투입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변속기>


8단 자동변속기의 성능과 스포츠성 그리고 변속로직을 감안하면 독일차의 최신 고급차에 적용된 토크컨버터의 그것에 비해 부족함이 전혀 없습니다.

직결감이 좋고, 풀가속 시프트업때 재빨리 변속이 마무리되어 늘어지는 느낌이 없고, 단수가 높아질수록 기어비가 촘촘해져 엔진의 부담을 줄여줍니다.


패들로 다운시프트를 쳤을 때 회전수 보상을 일정 부분 해주고 즉각반응하며, 연속으로 쳐도 토크컨버터 베이스 치고는 빠르게 내려주어 일반적인 스포츠 주행시 상황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브레이크>


브렘보 장착되어 있는데, 200km/h이상에서 제동했을 때의 initial bite, 즉 초기 강한 제동을 거는 순간의 꽉 물어주는 느낌이 브레이크 자체는 과장없이 말해 오버스펙으로 봐도 좋을 정도로 가벼운 힘으로도 타이어를 순식간에 잠궈버립니다.

반복적인 제동에도 공도 주행시에 브레이크에서 드드드하는 소음이 있거나 제동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서스펜션>


일단 바디강성감이 상당합니다.

바디에서 느껴지는 비틀림 강성이나 굽힘 강성등이 기대 이상입니다. 즉 서스펜션을 강하게 잡아준다는 느낌이고, 엔진의 위치가 정말 국산차의 시도로 보기에 과감할 정도로 뒤로 함참을 물러나있어 머리의 움직임이 상당히 빠르고 저돌적으로 코너에 찔러 넣을 수 있습니다.


서스펜션 세팅 자체가 언더스티어를 억제한 세팅으로 후륜구동 특유의 뒤를 감으면서 코너를 도는 아주 실력있는 감각에 와인딩 들어가서 한동안 좀 놀랐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기계식 LSD를 사용했거나 다이나믹 디퍼런셜 록을 이용해 코너에서 안쪽 바퀴를 미세하게 제동하여 코너에서 액셀링에 의해 코너의 선회력을 높이는 연출을 시도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최신 독일차들이 초 고성능 모델에 적용한 그 시도를 한 것인데 기계식 LSD라면 상당히 어그레시브한 세팅이며, 전자제어 기반이었다면 섬세한 제어가 일품입니다.


코너 중간에서 언더스티어가 날 것 같은 상황에서 가속패달을 지긋이 밟으면 뒤가 감기는 느낌으로 코너에서 엔진 파워를 이용해 스피드를 높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이 느낌이 좀 과할 정도로 코너 탈출할 때 뒤가 웬만큼 흘러도 차가 그냥 허용해 버립니다.

최종 양산에 이 세팅을 그대로 적용시킬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과감성과 스포츠성에 상당한 비중을 둔 세팅이 분명합니다.


2단을 이용한 코너에서는 코너를 빠져나오는 순간 스티어링을 확실히 일찍 풀어도 좋을 만큼 뒤가 확실히 감깁니다.

운전재미면에서 그동안 운전했던 모든 국산차중에서 최고이고, 적극적이고 정확한 운전에 대해 차가 확실하게 반응해주는 그런 정교한 세팅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정규 양산버젼이 아니라 아마 변동될 것이라 판단되는데, 앞뒤가 같은 사이즈가 적용되어 있어 절대폭이 좁아 타이어의 그립이 서스펜션의 용량에 많이 부족한 편이었습니다.

타이어의 폭과 한등급 높은 UHP타이어 그리고 앞에 비해 넓은 뒷타이어가 있었다면 좀 더 끈끈한 느낌으로 훨씬 빨리 코너를 클리어했을 것입니다.


서스펜션의 기계적 세팅과 전자적 세팅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느낌으로 이 부분은 차를 타면서 전혀 기대도 안했고, 한국차가 이런 수준의 세팅을 해낼 것이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보지 못했는데, 스팅어가 보여준 차량의 다이나믹스는 상당한 수준 그 이상이었습니다.


고속안정성도 상당히 좋았지만 한가지 아주 약간 아쉬운 부분은 고속에서 좀 큰 바운스를 먹었을 때 눌렸다가 펼쳐질 때 좀 튕겨내는 느낌이 있다는 부분입니다.

강하게 조여진 서스펜션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느낌인데 리바운스 댐핑이 좀 과하게 조여진 느낌이지만 크게 문제될 정도의 수준은 아닙니다.


200km/h로 코너를 돌면서 급제동, 차분한 제동, 중간 정도의 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동 밸런스를 테스트했지만 후륜이 쉽게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선회라인을 유지해 고속코너에서 제동이 들어갈 때 스티어링을 수정해야하는 상황이 없습니다. 


<총평>


스팅어는 일반인들이 기대하는 디자인적인 강렬함 그 이상의 실력을 갖추었다고 봅니다.

자동차 주행의 본질에 상당 부분 심혈을 기울였고, 매우 까다로운 제어 관점에서의 세팅을 너무나 잘 처리했다는 부분 그리고 코너에서 운전재미를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상당히 깊이 있는 스터디가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하드웨어 구성을 가진 평범한 세단의 패션카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새로운 강력한 실력자로서 외모는 오히려 덤으로 받은 특혜로 느껴질 정도의 실력입니다. 


국산차의 역사에 아주 중요한 획을 긋는 모델이고, 과감한 시도와 이런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엄청났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전혀 급이 다른 3.3트윈터보 사양의 출력도 잘 받아내어 370마력을 맘놓고 사용할 수 있는 Capacity를 갖추었는지 하루 빨리 확인하고 싶은 맘 간절합니다.


-testdr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