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대자동차의 차량평가 엔지니어를 꿈꾸며 지금까지 국내외 약 50대정도 차량을 시승하며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중국차에 대한 호기심에서  켄보 600을 시승했습니다만 그야말로 쇼킹 그 자체더군요...

기존 국내외 자동차에서 느낄 수 없었던 너무나도 뒤떨어지는 품질과 편의성에 첫번째로 놀랐고,  반대로 또 놀란건 너무 많은부분이 어린아이 장난감을 연상시키듯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준수한 주행감각이였습니다.

우선 단점부터 이야기하자면 너무 많습니다. 1500cc 터보+CVT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저회전에서 많이 답답한 가속력과 매우 나쁜 연비. 디젤엔진보다도 실내 소음유입이 클 정도로 형편없는 방음대책. 사용편의성이 매우 떨어지며 불편한 핸들리모컨 스위치. 시인성과 조작성이 매우 떨어지는 계기판 내 원형 LCD모니터. 형편없는 실내 센터페시아 버튼배열. 정말 싼티나며 허접한 실내 버튼조작감. 중형SUV인데도 소형SUV수준의 매우 좁은 트렁크 적재공간(이건 심각합니다), 매우 좁고 보기 불편한 후방시야(충격). 위치적으로 너무나도 열고 닫고 불편한 센터콘솔 장치. 열고닫기 불편한 도어핸들 위치. 주행중 항상 켜져있어 시시때때로 경고음이 들리는 후측방 경고장치....

이게 끝이 아닙니다. 1만키로밖에 주행하지 않은차가 무슨 문제인지 뒷자석 문이 잘 열리지 않고, 트렁크는 고장나서 그냥 열리지가 않습니다. 도어는 Full로 개폐 시 유격이 있어 고장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될 정도구요.

장담컨대 제품 완성도로 치자면 92년에 나온 쏘나타2보다도 못할 완성도의, 굳이 비유하자면 고장도 많고 품질이 형편 없었다던 현대 스텔라정도 완성도의 자동차인데.. 최초 출시당시 각종 매체에서 '중국차가 한국차에 근접했다'며  호평이 자자했던거로 기억합니다만 국내 매체가 이차에 대해서 말같지도 않은 평가를 한게 어이가 없더군요. 차량 가치를 보면 2000만원이나 주고 살 차는 절대 아니고 차라리 1000만원주고 출시 10년된 쏘렌토R, 그게 아니더라도 2세대 싼타페 CM을 구매하는게 소비자 만족이나 유지 및 내구품질적으로 그렇고 훨씬 나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더군요.

근데 장점으로 이렇게 차가 형편없는데, 또 주행감각는 꽤나 준수한게 더 어이가 없더란...
집이 일산이라 킨텍스 부근에서 중고속에서의 다양한 회피기동과 급정지, 요철주행에서 차량을 테스트해 봤습니다.
놀란게 승차감이 꽤나 부드럽고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롤도 상당히 억제가 되면서 아무리 급작스러운 회피기동 상황에서도 후륜이 노면을 놓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코너를 탈출하더군요. 신형 투싼/싼타페에 비할주행감각은 아니지만 전 혹은 전전세대 투싼/싼타페 수준에 근접했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물런 쌍용 티볼리의 그 헐렁한 주행감각보다는 이친구가 훨씬 나았구요.

전반적인 상품성이 형평없는것에 비해 주행감각이 준수해 황당해 정보를 찾아보았더니 답이 나오더군요. 이 차의 기본 플랫폼이 사브 9-3의 그것, 즉 GM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사브의 기술진들이 주행감각을 조율했다고 하더군요.

황당한 수준의 차량품질에 비해 꽤나 준수한 주행감각. 이렇게 만들기도 쉽지 않을거같은데 이렇게 만들었더군요. 이게 지금까지의 중국자동차의 현주소라는게 한편으로 보이곤 했습니다. 차량 언더비디 개발 및 조율 등 전문기술력이 필요한 부분은 해외에서 기술을 도입한 후 전문 용역을 맏기고, 기타 제조사에서 세팅 가능한 어퍼바디 및 의장부분은 중국에서 직접 만드는 것. 켄보600은 중국에서 그렇게 잘팔리는 SUV가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지리나 체리 창안 등 주요 메이커도 비슷한 방법으로 차를 만든다고 익히 들어온 터여서 그렇습니다.

이런저런 얘기가 길었는데 좌우간 하고싶은 이야기는 아직까지는 중국차를 믿고 구매하기엔 이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한편으론 중국의 어마어마한 머니파워에 비해 좋은 차 만들기 노력은 이에 못미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