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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톤 W12 6.0을 복원한지도 8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복원이라는 것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일반주행이나 테스트 주행 그리고 끊임없는 관찰입니다.

작업할 것들이 눈에 보이면 그냥 작업하면 되니 시간이 오래걸릴일이 없지만 차에 발생하는 미세한 문제점들을 잡아나가기 위해서는 하나의 표준화된 프로세스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에 발생한 문제점은 차를 처음 접했을 때 없던 현상으로, 3,4단 클러치 록업되어 있는 상태에서 미세하게 가속할 때 차에 진동이 전해지는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는 사실 동승하는 사람들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세한 부분이었고, 위의 사진처럼 W12가 두대가 모여 밤에 쌩쇼를 하게 된 이유도 바로 그 미세한 진동이 다른 차에서도 느껴지는 것이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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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변속기를 오버홀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문제점은 표면적으로 그리 크진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오버홀을 맡은 사장님과 미케닉도 한시간을 타보시고 나서도 어디가 문제라 차를 맡겼는지 되물었을 정도였죠.

그래서 현상이 재현되는 구간을 다시 제대로 설명드리고 시승을 권유했더니 역시 전문가분들이라 제가 느낀 느낌을 비로서 느끼고, 그렇게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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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덩치큰 5단 변속기는 ZF제인데, 미션의 축의 중간중간에 쇠로 된 반지 모양의 부싱이 유격이 생겨서 발생한 진동이었는데, 아직 클러치 등의 상태가 나쁘지 않아 오버홀의 타이밍으론 좀 빠르긴 하지만 완벽한 상태가 아닌 차를 탈 때의 스트레스는 저 자신이 감당하기 힘들어 오버홀을 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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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바디, 클러치 세트, 토크컨버터 모두 오버홀 하였고, 꾀 긴시간 주행테스트를 통해서 차가 완전한 것을 확인하고 출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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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쌍둥이를 불러내어 비교테스트를 하였고, 이제 정말 매끈한 12기통의 초저회전의 묵직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되찾았습니다.

이렇게 두대는 신나게 리미트를 치는 영역까지 듀엣으로 달렸고, 차에 있어서 엔진과 함께 가장 중요한 변속기를 신품 수준의 상태로 끌어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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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바뀌면 주행환경이 완전히 바뀌게 되고, 습관이나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에 주인이 바뀐 직후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갑자기 불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원은 차의 상태를 신차때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확실치 않은 요소들을 모두 클리어해내는 것입니다.

때문에 차를 때론 최대치 성능을 내는 영역에 장시간 노출시켜, 이러한 과부하 운전을 제대로 소화해내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차들은 분명 문제가 생길 소지들을 품고 달리는 것이지요.

 

페이톤은 리미트 풀면 290km/h이상을 달릴 수 있고, 이 엔진은 쉬지 않고 30만킬로를 최고속으로 달려도 퍼지면 안되는 엔진입니다. 리미트 영역에 몇번 달렸다고 이상이 생기면 이 엔진은 아무런 의미없는 고철인 것이지요.

 

변속기의 문제점도 바로 이러한 테스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고, 발견된 문제는 절대로 스스로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재현의 빈도가 늘어나거나 그 문제의 강도가 강해지기 마련입니다.

 

위에 언급된 큰 불확실성의 한부분을 완전히 해결했기 때문에 앞으로 달리는 모든 조건에서 변속기 만큼은 문제가 없으리라 확신합니다.

 

명기가 명기임을 입증하는 책임은 운전자에게 혹은 미케닉에 있습니다만 차의 미세한 부분에 대한 진단과 확신을 가진 과감한 수리는 단순히 미케닉만의 영역으로는 불충분합니다.

그래서 복원과 튜닝은 코디네이션을 하는 테스터의 역할이 중요하고, 검증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끈기 또한 필요합니다.

 

또 한번의 진귀한 경험이 쌓인 것으로 차에 투입되는 비용은 교과서값으로의 명분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To be continued...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