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달 간의 정비 관련 넋두리입니다.

제 차는 켄터키제 2005년식 캠리 3.3 입니다. es330과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르죠. 미국과 일본 공장으로
납품되는 부품이 조금씩 다른 것들이 있어서 렉서스 토요타 국내 재고 부품이 호환 안되는게 가끔 있습니다.

몇달 전부터 과속방지턱을 넘을때마다 차에서 끄으억~ 꺼걱~ 소리가 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하체 소음을 참지를 못하는 성격입니다. 교체한지 3만 킬로 밖에 안된 KYB 스트럿은 일본산 정품이니 아마도
이게 원인은 아닐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펜더를 눌러봐도 출렁임도 없고 오일이 터져 흐른 흔적도 없고...

하체 정비를 계획하던 중에 후륜 캘리퍼 고착이 발생합니다. 캘리퍼를 내려서 클램프로 밀어서 다시 넣으니
들어가긴 하네요. 새벽 출장 떠나는데, 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차를 세워보니 휠이 후끈합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ATS를 끌고 나옵니다. 이넘은 회사에 주차 등록이 안되어 있어서 회사 밖에 노상 주차
해야 하고, 타이어 교체시기도 임박해서 빗길에선 쥐약이지만 방도가 없었습니다. 역시 돌아오는 날의 장마비에
릿한 스릴을 몇번이나 가져다 주더군요.

마침 오버홀 부트 킷트를 갖고 있었기에 단골 정비소에 가서 캘리퍼를 오버홀 합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서
이번엔 전륜 캘리퍼가 고착이 됩니다. 그런데 너무 지독하게 고착이 되서 가속페달에서 발만 떼면 차가 바로
서버릴 정도였습니다. 야심한 밤에 브레이크가 식기를 기다려서 캘리퍼를 내리고는 모기한테 물려 가면서
클램프로 피스톤을 넣고 빼기를 다섯번을 반복하니 고착이 완화되긴 하네요. 견인차를 불러야 하나 고민했는데
대충 해결되서 다음날 아침에 바로 정비소 직행... 일주일 간격으로 앞뒤로 고착되니 정비사 분도 어이없어 하더군요.

브레이크 문제가 해결되고 나니 다시 서스펜션 잡소리가 신경이 쓰이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교체한지 13만킬로가 넘은 콘트롤암 볼조인트가 소음의 원인이겠거니 하고 확인해 보니 부트가
찢어지긴 했더군요. 락오토를 뒤져서 델파이제 볼조인트를 직구해서 교체했는데도 증세가 전혀 나아지지
않습니다. 정비사와 의견 일치를 본게 '이건 스트럿이 맛이 간거다' 였습니다.
 
결국 DIY 하기로 마음 먹고 먼로 퀵스트럿을 주문했습니다. 3톤짜리 플로어잭도 새로 구입했구요.
200불 이하 면세 조건을 맞추기 위해 시간차를 두고 락오토에서 스트럿 좌우 세트, 그리고 스쿠터 소리를
잡기 위해서 중통과 머플러도 주문했습니다. 정품 배기 부품은 100만원이 넘는다고 해서 락오토에서 OEM 제품을
주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직구를 위해 페이팔 계정 만드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카드사에 전화도 몇번 했고...
 
희안하게 머플러와 중통이 배송을 질질 끌더니만 같은날 선적이 되었습니다. 합산과세에 당첨되었죠.
그래도 미국산 부품이라는 서류가 동봉되어 있어서 부가세만 내면 되겠거니 했는데, 인천 페덱스 사무소측에서
서류 확인을 제대로 안해서 FTA 품목임에도 관세까지 부과되었더군요. 페덱스 직원과 통화를 했는데,
한번 부과된 관부가세는 이의신청이나 환급이 안된답니다. 할 수 없이 안내도 될 세금까지 추가로 내고서야
부품을 받았습니다.
 
휴일 오전부터 작업을 시작하는데, 아디다스 모기떼가 덤벼들기 시작합니다. 얇은 팔토시 위로 한방 물린
후에 긴팔 셔츠를 꺼내 입고 선풍기를 끌고 나와 최대로 틀어놓으니 이제야 모기가 못 덤비는군요.
그런데 이전에 작업한 정비소에서 스트럿과 너클을 연결하는 볼트를 극악무도한 오버토크로 조여 놓았네요.
침투성 그리스를 뿌리고도 이거 푸느라고 허리 아작나는 줄 알았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스트럿을 내렸는데,
가만 보니 스트럿에 고정되는 브레이크 호스 고정 홀더가 제대로 삐뚤게 장착된 채로 볼트를 조여서 휘어져 있더군요.
이전 작업자가 실수 한거죠. '이 정비사 양반 정신 없구만' 하면서 석달 전에 캘리퍼 오버홀을 한 브레이크를
살펴 보니 패드 교체할 타이밍인듯 해서 기왕 타이어 내린 김에 패드도 교체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캘리퍼 슬라이드 핀이 빠지지를 않습니다. ㅠㅠ 
일전에 브레이크 작업할때 제가 정비사에게 '브레이크에는 리튬 구리스 써야 하는거 아닙니까' 했더니
'캘리퍼 고착되서 열 먹지만 않으면 일반 구리스도 문제 없다'고 큰소리를 치더니면 벌써 구리스가 껌처럼
떡져 버렸더군요. 슬라이드핀을 간신히 뽑고 떡진 구리스를 후벼 파서 제거하고 리튬구리스를 바르니
다시 핀이 다시 술술입니다. 그나마 제가 제일 믿고 다니는 정비소인데도 아주 마음에 썩 들지는 않아요.
이제 캘리퍼를 밀어 넣어야 하는데, 클램프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완력으로 밀어 넣으려고 했는데 불가능...
온 집안을 한참을 뒤져서 결국 클램프를 찾았습니다. 캘리퍼를 밀어넣고 룰루랄라 새 패드를 장착하고 나서
정신차려보니 박스에 패드 웨어 인디케이터 핀이 그대로 있네요. ㅠㅠ. 다시 분해해서 인디케이터를 장착합니다.
잭을 내리고 앞뒤로 몇미터 이동한 후에 스트럿 상부 볼트를 조이고 나니 빗방울이 한두개 떨어집니다 (헉~).

정신 없이 뒷정리를 하고 보니 벌써 세시간 넘게 시간이 흘렀군요. 그런데 겨우 운적석 쪽만 작업 완료되었다능... ㅠㅠ
나머지 작업은 내일 해야겠네요. 이렇게 연휴가 지나가려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