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 사고대차로 잠시 타고다녔던 아우디 A4 30TDI 간단한 시승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무난하고 평범한 승용차라 그런지(3과 C에 밀려 인기가 없는지도..) 검색해보니 B8이나 페리된 B8.5 A4은 시승기 자체가 거의 없는듯 하네요.

일전에 운전이 서툴러 보이는 젊은 분이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주차된 제차 조수석 범퍼+휀다랑 헤드라이트를 긁는 바람에 상대과실 100으로 판금 및 헤드라이트를 신품 교환한 적이 있었는데 불과 2달만에 같은 부위에 또 사고가 났습니다... 이번엔 동네 외진 삼거리길에서 신호받아 좌회전중 제 우측에서 신호위반으로 직진해서 그대로 들어와 버리셨습니다.. 이 길이 참 시야상으로 우측에서 들어오는 차가 잘 안보이고 가끔 다니는 차들 대부분 동네 주민들이고 통행량이 거의 없는 회차로? 같은.. 신호를 많이들 안지키는 길이라 예전에도 깜짝 놀랄만한 상황이 있어서 항상 정상 신호 지키면서도 신호위반차 없나 촉각을 곤두세우곤 했습니다. 언젠가 사고 함 나겠다 싶었는데 설마 했는데 그게 저였습니다ㅠㅠ 하필 본넷 스월마크 때문에 부분광택 받고 오는 길이었는데..
복잡한 서울시내 아니고 다들 신호위반 하는 곳인건 알아도 적어도 빨간불에 직진하면 보고 좀 들어와야 되는데 뭐...

어찌되었건 (상대과실 100이지만 다행이라기보단..좀 짜증나는)수리는 잘 받았고 무려 출고 15년된 차에 따끈따끈한 제조사표 신품 휀다랑 헤드라이트를 갈았습니다. 다만 반대쪽은 흐리멍텅한 상태로 보기에도 찝찝하고 어둡기도 한데 마침 해외 사이트에서 괜찮은 평의 애프터 제품 가격을 얼마전에 반으로 내려서 조만간 교환해야되는 계시인가 싶네요. 평소엔 저 렌즈 부분도 크면서 디자인적으로나 밤길 시야면에서나 훨씬 좋은 바이제논 옵션이 아니라 항상 아쉬웠었는데 이럴땐 참 편하고 부담없다 싶습니다 ㅎㅎ 할로겐라이트가 한쪽에 정품기준 30만원 후반대로 기억하는데 해외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바이제논은 가격이 3~3.5배쯤 하더군요 ㅡㅡ;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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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대차는 페리된 A4 30TDI로 받았습니다. 벌써 B8이 처음 나온게 2007년이고 B9이 나온지도 좀 됐으니 한세대 전 모델이네요. 검색해보니 B8.5로 페리되고서도 소폭 출력 상승 등의 업그레이드는 있었군요. 일단 전륜의 아우디라... 항상 내돈주고는 생전에 살 일 없을거라 생각했던 전륜에 디튠된 2.0 디젤에 CVT조합... 개취상 A4는 당연히 가솔린에 콰트로라고 배웠습니다. 그래도 역시 제차에 비하면 완전 신차느낌에 서스도 제대로된 서스답고 허하호씨니까 편하긴 합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언제나 새로운 시승은 환영입니다 ㅎㅎ
받자마자 별 이상 없나 우선 엔진룸을 열어봅니다. 역시 렌트카인건지 일단 냉각수 보조탱크 수위는 MIN보다 한참 아래에 있네요. 확실히 예전 아우디들과는 달리 그릴과 엔진 사이에 거리가 좀 있습니다만 옆에서 보니 그래도 역시 인피니티나 BMW 동급 차량들보단 앞 액슬 앞으로 튀어나와있긴 하네요. 
보름의 수리기간동안 장거리도 한번 뛰었고 딱 1200키로정도 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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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자인 및 인테리어
많은 차를 타본 것도 아니고 디자인에 관해선 문외한으로서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으론.. 너무 튀지 않게 적당히 무난하면서 적당히 스포티하고 완성도 있다? 의 느낌입니다. 예전 80년대 90년대 00년대 초반까지의 아우디들은 흔히 단정하다 투박하다 등의 수식어가 붙었죠. 2004년 싱글프레임 그릴을 시작으로 LED 헤드라이트에 기교를 부리더니 점점 엣지있게 변해왔다곤 하는데 딱 이정도가 제 취향에 맞는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페리전 디자인이 좀 더 호감이 간다고 생각하던 1인인데 며칠 타다보니 어느샌가 적응이 된건지 이 디자인도 마음에 들더군요. 개인적으론 예전부터 이어오는 단정한 3박스 스타일 세단의 옆모습이 마음에 들고 어느 차를 보던 저 45도 뒤에서 볼때의 실루엣을 유심히 보는 편인데 복잡한 기교보단 간단한 면과 선의 조화가 괜찮게 느껴졌습니다. 옆모습을 보면 아주 예전 어느 잡지에서 본 내용이 기억납니다. 점점 아우디가 BMW를 닮아간다? 옆모습을 보면 엔진이 앞액슬 앞으로 나와있음에도 디자인적으로 BMW 3시리즈에 조금이나마 가까운 프로포션을 취하려 한 흔적이 보입니다.

인테리어는 뭐...처음 나온지 10년이 넘은 시점에 딱히 설명할 것은 없어보입니다. 전형적인 아우디스러운 디자인이며 계기반 구성이나 폰트가 익숙해서인지 편하게 썼습니다. B8모델 처음 출시때랑 비교해서 핸들 정도를 바뀐 것으로 꼽을 수 있겠네요. 18인치 휠이 달린걸 봐선 다이내믹인줄 알았는데 공조기가 듀얼존이 아니라는게 의외였습니다. 거의 20년전에 나오기 시작한  B6랑 B7도 기본 듀얼존이었는데 왜 옵션으로 차별화를 두었는지 이건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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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행느낌
우선 앞바퀴 한쪽만 마제스티, 나머지 세개는 요코하마 블루어스?라는 생소한, 사계절로 보이는 타이어를 끼우고 있던걸 감안하고 탔습니다. 고속주행시 전반적인 안정감이나 급격한 가감속 및 코너링시 평형성, 그리고 급제동시 특히 다소간 제동이 들어간 상태에서 선회를 할때의 앞머리의 무게감이 예전 B6/7 모델들보다 훨 개선되었고 (고속은 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브레이킹도 잘듣는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깨끗이 세차된 차를 받아서 며칠 타니까 뒷바퀴는 여느 독일차들이 그렇듯 쌔까맣게 분진 떡칠이 되었는데 앞은 깨끗한걸 보니 역시 렌트카..란 말이 절로 나옵니다.

일상생활에서 크게 느낀건 저속에서 토크스티어가 두드러집니다. 완전 정지상태에서 출발시는 미션 특성상 약간의 머뭇거림 후 짧은 저단 기어비와 초반 디젤 토크빨로 우왁스럽게 튀어나가면서 휘청 하더군요. 앞바퀴 양쪽 타이어 다른것이 한목 하는것 같긴 한데 유의미한 영향이 있을지, 있다면 어느정도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시내에서 우회전/좌회전하며 좀 급하게 탈출하거나 직진가속시 또는 레인체인지하며 추월하는 가속상황에서도 (대략 50km/h 이하) 어느정도 느꼈습니다. 출력이 출력인지라 어느정도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는 괜찮았습니다. 확실히 전륜이다! 라고 느낄때는 급경사에서 가다 서다 할때 그 특유의 앞에서 끌고 뒤는 푹 꺼지는 느낌 그리고 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대기 후 풀스로틀 가까이 밟았을때인것 같습니다. 스티어링 느낌도 그렇고 뭔가..거시기 하더군요. 

제일 기본 베이스 트림이다보니 출력이야 딱 그만큼 나가는것 같은데 의외로 일상주행시 탄력받으면 속도도 쭉쭉 붙고 특히 중저속 추월가속시가 '출력에 비해' 인상깊었습니다. 가끔 집에 있는 C7 A6 3.0 슈퍼차져랑 비교해도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 일상 주행에서만 설설 몰아보면 아주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겠다...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파트스로틀에서의 반응에 감탄하다가도 고속으로 작정하고 밟으면 바로 김이 빠지긴 합니다.. 하긴 출력이란게.. 저 A6 6기통 가솔린도 s나 rs처럼 고성능은 아니지만 또 나름 부족한 출력은 아니라 여기다가도 몇분만 바닥에 악셀 비비다 보면 "딱 4~500마력만 되었으면.." 생각나는건 마찬가지니.. 이럴때 보면 참 사람은 적응의 동물같아요.. 

처음 운전해보는 CVT미션과의 궁합은 일상주행에서 딱히 불만이 떠오르지 않는다? 정도의 느낌입니다. 일상생활에선 부드럽고 적당히 악셀 밟을땐 높지 않은 출력 치고도 고속도로 제한속도 이내라면 속도가 술술 잘 붙습니다. 좀 밟을땐 마치 기어단수가 나눠진것처럼 변속을 하는데 풀가속시 업쉬프트 시점이 의외로 4700rpm이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토크컨버터에 익숙한 사용자 입장에서 느껴지는 단점은 역시 오르막에서 뒤로 밀리는것/출발시 머뭇거림 그리고 정체상황중 가다서다 할때 이질감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미션 특성인지 브레이크에서 발을 때면 클리핑이 자연스럽지 않고 마치 수동차들 클러치 서서이 붙이듯 처음엔 서있다가 스윽 나가는 특성 그리고 10km/h 내외에서 악셀링만으로 가다서다 하면서 악셀 오프시 사이드를 살짝 채운 느낌 이런 것들이 불편하더군요. 특히 골목길 오르막 아주 좁은 공간에 주차할 일이 있었는데 애 좀 먹었습니다. 클리핑이 자연스럽지 않고 너무 살짝밟으면 뒤로 밀리다 살짝 더 밟으면 갑자기 튀어나가고, 과장 보태 골목길 경사+연석을 밟으며 주차해야 되는 총체적 난국같은 상황에서 5cm 단위로 섬세한 미세조정이 저 구닥다리 토크컨버터 차로는 가능하다면 이 CVT달린차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차량 상태가 안좋은건지 원래 그런건지 후진은 평지에서도 울컥 하면서 튀어나가더군요..아주 섬세하게 다루면 살살 후진도 가능한데 마치 수동차 반클러치 쓰면서 출발시키는거랑 정말 흡사했습니다. 또 수동모드에서 직결되어있지 않다는 느낌도 딱히 좋진 않네요.

의외로 진동 및 소음은 존재감이 확실했습니다. 예전에 올뉴투싼 1.7 DCT를 잠시 렌트받아 탄 적이 있었는데 투싼이 살짝 더 NVH부분에선 나았던것 같기도 하고...기억이 흐릿하여 이부분은 확실치는 않습니다. 7만키로대에 접어들어 그런지 렌트카여서 막타서 그런진 몰라도 확실히 외부에서는 뭐랄까...소리가 우렁찼습니다. ISG가 작동할때도 차체가 부르르 떨 정도로 진동도 있었는데 시동이 켜진 후엔 딱히 불쾌할 정도는 아니었네요. 저같은 사람이야 이보다 훨씬 우렁차도 전혀 신경 안쓰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라면 시끄럽다 할 정도는 되는것 같습니다.

4.연비
A4 모델중 연비만큼은 첫째인 만큼 공인연비를 찾아봤더니 16.1km/l로 나오는데 실주행시 역시나 제차에 비하면 안그래도 '요즘차'인데 거기다 전륜+디젤+CVT 조합이니 예상대로 차이가 많이 납니다. 1200키로 타는동안 전체평균연비는 13. 초중반대 기록했습니다. 출시당시 공인연비가 22~23MPG(리터당 9키로대)인 제차가 월평균  6~7정도 나오는데 이번에 장거리 뛴 것도 있고 비슷한 환경이었으면 제차는 7~8 정도 나왔으리라 짐작하고 비교해보면 거진 공인연비 비율대로 나오는듯 싶어요. 
시승을 명분삼아 마침 시간 비는 평일 새벽 춘천 및 가평쪽으로 장거리를 다녀왔는데 갈때는 시간이 빠듯해 좀 뚤린다 싶으면 Y00 언저리까지 말그대로 부담없는 출력으로 부담없이 속된말로 조지면서 갔는데도 13.5km/l 라는 실로 경이적인 연비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중간에 10 언더로 떨어질락 말락 했는데 "밟기는 밟되 낭비는 하지말자" 란 모토로 최대한 불필요한 브레이크 안밟고 통행량 좀 보인다 싶으면 얌전모드로 주행하며 회복한 결과 13대를 기어코 찍어냈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흐름 맞춰 국도+고속도로 규정속도 맞추고 적당히 오니 18키로대가 나왔는데 이정도면 얼추 메이커 발표 고속연비정도 되는듯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총 주유 영수증들을 모아보며 계산해보니 역시 디젤차와 가솔린 고급유차랑 비교시 연간 유류비 차이가 엄청나네요. 대략 월 1500키로 주행하는 제기준 대충 계산해 보면
(1500km /6.5) * 1750 *12달  vs  (1500km/12~13) * 1350 *12달  =>  연간 300만원 차액이 발생하는군요...하...
이래서 디젤 디젤 하나봅니다. 알면서도 항상 디젤은 개취 아니라고 외면해왔지만...
사실 이거 하나때문에 살짝 기변의 욕구가 스멀 올라오긴 했었습니다. 아니 잠시나마 심각하게 고민했었습니다. 이거저거 고려할거 빼고 그냥 간단하게 생각하면 B8.5를 업어와도 한 5,6년 타면 단지 유류비 차액만으로도  거진 차값이 메워진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고...하지만 역시 개취상 디젤 하니까 또 고민이 되죠. 더욱이 최근 제차 하체 수리를 마치고 1~2년간 엉망이었던 하체가 다시 쫀득해지고 만족스러워 기변병은 어느새 사라졌네요. 역시 나중이라도 한방에 가고싶은 차로 가는게 후회를 덜 할것같습니다. B8 A4 타시는 분들은 어떻게 느끼시는지요. 요모델중엔 S4가 참 괜찮다고 생각해 왔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