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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대의 600의 만남은 사실 좀 시간이 되었습니다.

요즘과 기온이 비슷한 작년 가을이었던 것 같은데, 그 어떤 만남보다 강렬한 야간 데이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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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식 W140 S600과 1999년식 R129 SL600은 전혀 다른 바디컨셉이지만 디자인에서 많은 부분 일맥상통합니다.

곡선보다는 직선이 그리고 완벽한 비례감, 그리고 요즘차들과는 다르게 크기에 비해 낮은 본넷 높이가 웬지 색다른 느낌이 풍기는 근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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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램프에 들어간 각이진 주름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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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 공을 들여 완성한 S600의 엔진 상태는 정말 부드럽고 쫄깃한 느낌으로 회전하며, 은근히 고회전을 좋아하는 특징입니다. 트윈터보로 바뀐 V12보다 엔진 사운드의 실내유입이 더 크다는 점도 운전 중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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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깊이의 Deep dish스타일 AMG 2피스 단조휠을 장착한 SL600은 정말 영타이머의 멋진 샘플중 으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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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극상의 컨디션을 가진 R129 SL600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20kg공차중량이 크기에 비해 매우 무거운 몸무게라는 점, 그리고 전장의 길이를 생각했을 때 머리의 무게가 상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 육중한 M120엔진이 아이언블럭이기 때문입니다.

 

SL500에 비해 SL600이 핸들링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점도 바로 이 육중한 엔진이 한몫합니다만 고속으로 달릴 때의 부작용은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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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려고 애쓴 V12마크도 이렇게 은근슬쩍 드러나있기 때문에 더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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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입증된 내구성은 폭스바겐의 W12 6.0엔진과 더불어 가장 내구성이 좋은 12기통 엔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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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킬로를 타지 않은 주행거리가 이차의 가치를 증폭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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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했을 때 드러나는 비례감과 화살과 같은 역동성은 앞으로 꽂을 것 같은 낮은 본넷 라인이 주는 효과가 큽니다.

최신 SL이 가진 어정쩡한 비례감과 극명하게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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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으로 쌓여진 Anti roll bar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고급진 느낌의 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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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140후기형에는 없는 R129의 안테나도 요즘은 생소하지만 나름의 멋이 있습니다.

 

명차는 이런 차의 가치를 잘 알고 오랜기간 돌봐줄 수 있는 오너의 손에 있을 때 의미가 있습니다.

차를 복원하는 시간의 길이와 깊이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목표로 지향하는 지점과 단계를 밟아 차근차근 뭔가 해주지 않으면 명차는 절대로 예전의 영광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시원한 밤바람과 야간에 즐기는 차하잔 중 시야를 뗄 수 없는 두대의 명차는 온몸을 꽉채우고도 남을 만큼 강렬한 그것이었습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