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정리차 86 수동과 W212 E63AMG 4MATIC 차량을 개인거래로 판매했습니다.


86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여 빨리 팔리고, E63이 가격대도 있고 많이 찾는 차량이 아닐테니 시간이 늦게 걸릴 것이라 생각하고 86을 잘 정리하고 E63을 봄까지 타면서 정리를 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다르게 결과적으로는 E63은 매물을 올린지 반나절만에 팔려버렸고(당일 밤 차보고 계약금 입금, 다음날 이전완료) 86은 한달 반 정도의 시간이 걸려서 팔렸습니다.


상사에서 차량구매를 많이 해봤지만 파는건 거의 개인거래 위주로 했기 때문에 그간 차량 거래를 하면서, 특히 팔면서 느껴본 점을 적어볼까 합니다.


1. 차량 가격이 싸면 진상이 훨씬 많다


- 진상 출몰이 가장 많은 구간입니다.


- 접근하기 만만한 천만원 ~ 2천 후반대까지 차량을 팔아보면 정말 별의별 사람이 다 있습니다. 초기 출고가가 비싸지만 감가가 많이 되어서 저 구간대의 가격으로 떨어졌는데(수입차거나 연식 및 마일리지 등으로 인하여) 대부분 신차급의 차량을 원하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신차의 잣대로 중고차를 바라봅니다.


- 특히 연식이나 차량상태에 대해 고지를 했어도 가격만 보고 연락을 한 다음에 이것저것 물어보는 분들입니다. 기본적으로 차량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은 차값 이외에는 없어야 한다는 주의가 많습니다.


- 연식과 마일리지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가격대로 떨어졌고 그대신 잘 관리가 되어있으면 주기적으로 마일리지에 맞춰서 메인터넌스를 해주면 되는데 대부분 거기에 대해서 두려워하거나(돈이 없어서) 아니면 메인터넌스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 부정하고 싫어합니다. 본인이 타는 동안에는 어떠한 메인터넌스도 있으면 안됩니다. 잘 봐줘서 엔진오일 교환 정도는 오케이 하는 사람들..


- 같은 맥락으로 유지비 생각은 안하고 차량값만 생각하고 구매하려다보니 이것저것 걱정되는 것이 많고 문의사항이 많아집니다.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질문에 대답도 잘해주지만, 이것도 내공이 쌓여서 10대이상 거래하면서 팔다보면 슬슬 감이 잡힙니다, 차량에 대한 궁금증이 아닌 관리도 안하고 차 타려고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그러다보면 문자 몇 번 해보면 살사람 안살사람 바로 구분이 가능해집니다. 제가 판매글에 늘 적는 문구가 있습니다. 문자 보내는것만 봐도 살 사람인지 사지 않을 사람인지 알수 있고 서로 힘빼지 말고 간보지 말라는 문구...)


- 내무부장관, 여자친구, 부모님, 기타 천재지변 등등 별의별 드립이 난무합니다.


2. 비싼 차량이면 진상이 없다?


- 보통 중고가격이 한 5-6천만원대 넘어가서부터 거래를 하는 것으로 기준을 둔다면, 제가 거래한 경험의 샘플이 많지는 않아서 단정적으로 말해드리긴 어렵지만, 비율이 압도적으로 낮습니다.(신차가 기준 1억 ~ 1억 5천 언저리 차량들)


- 5천대 넘어가는 차량부터는 일단 위에서 말한 호기심에 충동적으로 지르려는 부류가 낮아지기 때문에 대부분 거래도 젠틀합니다. 거래한 저 가격대의 차량들이 대부분 고출력이기 때문에 고출력을 경험해본 사람들도 많고, 첫 고출력차를 입문하려는 분들도 많았는데, 대부분 유지보수에 대해서 어느정도 맘의 준비를 하고 차량 하자를 잡기보다는 관리위주로 상태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 보통 판매가 일주일을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차량을 구매할 때 나중에 다시 팔더라도 잘 팔릴 수 있도록 이것저것 잘 따져보고 신경을 많이써서 구매를 한 이유도 있었지만 의사결정과정에서 위의 별의별 드립이 난무했던 경험은 없었습니다.


- 단 억대 이상은 제가 거래해보지 않아서 그 이상의 가격대 차는 잘 모르겠습니다.


- 차량 가격이 비싼 차를 찾는다고 모두 매너있는 거래자만 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3. 내가 차를 절대로 사지 말하야 하는 이유를 찾는 사람들


- 저한테 연락을 해준 분들이 제 차를 사지 말아야하는 이유를 저한테 말해주는 사람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아 이차는 서킷경험이 있어서 제가 어렵겠어요’, ‘이차는 연식이 너무 오래되었네요’, ‘마일리지가 꽤 되네요’, ‘자차보험기간이 중간에 6개월이나 빠졌는데 왜그럴까요’ 등등


- 내가 아닌 전차주가 서킷을 타고 마일리지가 쌓였으며 자차가입을 내가 빠뜨린게 아닌데 그걸 저한테 얘기해주면 저도 딱히 할말이 없어서 뭐라고 해줘야할지 모르겠는 부류입니다. 아~~이차는~~이러이러하네요...(사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아니면 팔만한 차가 아니라는 건지???)


- 제가 차량 판매해서 부귀영화를 누릴것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 마세요 이차는 절대 고장도 안나고 기름만 넣고 타면 됩니다!’, 라고 말하는건 거짓말이고, 저 또한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구매하였고 타는데 전혀 문제없었는데, 걱정이 앞서는 것인지 사고 싶지 않은 것인지, 사지 말아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것인지, 그런 얘기를 하면 역시나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살 사람은 살 이유를 찾죠 보통...


- 그냥 한번 찔러보고 이차에 여러 단점을 말함으로써, 난 못 사는것이 아닌 안 사는것이다 라는 이유를 만드려고 하는 것이 보입니다. 이런 얘기를 첨에들으면 아, 그래 걱정될 만도 하지 이런 생각이 들지만, 역시나 차량 거래대수가 늘어날수록 아 저 분은 사지 않겠구나 라고 확정이 드는 멘트입니다.


세상에 싸고 좋은 차는 절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또한 그래서 비싸더라도 좀 덜 안좋은 차를 사자라고 생각을 해서 중고차를 구입해서 엄청나게 손해를 보거나, 설사 남들은 손해라고 생각하더라도 내가 좋으면 그만이지,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면되지 라고 생각하고 차를 구매하다보니 결과적으로 팔때도 어렵지 않게 팔았던 것 같습니다. 장기 악성재고처럼 엔카에 늘 안팔리고 보이는 차량, 동호회에 차량 장터보면 매일매일 올라오는 안팔리는 차량이 되어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차량 구매할때야 늘 싸게 사고싶고, 팔때는 비싸게 팔고 싶은 사람맘이야 다 똑같겠지만,


난 합리적인 사람이야 나만큼 차를 잘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이런 얘기해서 후려쳐서 사야지 또는 매물이 나왔어도 더 싸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낚아채가는 매물도 있었을 것입니다. 팔때도 마찬가지구요~
내가 똑똑한 만큼 남도 똑똑하다는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86과 E63정말 매너좋고 팔아도 안아까운 분들이 가져가셨네요, 저는 거래 매너에 따라서 돈이 엄청 왔다갔다 할 수 있을정도로 빼주기도 하고 뭐라도 챙겨주려고 하는데 거래 매너만 좋아도 여러분들이 원하시는 차를 살 때 특히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진상인지 아닌지, 내가 판매자라고 생각하면 바로 답이나오겠죠? 어떻게 해야만 판매자가 기분 좋고 덤으로 가격도 싸게 해줄지를요.. 나의 예리함과 차량 지식을 거래할때 뽐내는거랑, 그런 것들이 거래에있어서 주도권을 갖고 가격 네고로 이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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