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금요일 오후, 드디어

서울-양양간 고속도로, 일명 동서고속도로가 풀 개통 되었습니다.

워낙 운전을 좋아하고, 동해쪽 가는걸 좋아하는 운전매니아(그냥 운전을 좋아하는)로서,

개통날 즉시 다녀와 보았습니다. ^^

 

운행 후 소감을...

통시적인것도, 중요성 순서도 아닌!

순전히 제  의식의 흐름에 맞춰, 번호를 매기어 가며 주행기를 올립니다.

'의식의 흐름' 하니 무슨 공각기동대나 matrix 영화 같지 않습니까....? ㅠㅠ

그런게 아니라 ㅜㅜ

그냥 제가 하고싶은 말이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소감을 씁니다.

 

 

1. 떠나게 된 계기는

저는 잘 돌아다닙니다. 그냥 운전하며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며 풍경좋은곳을 운전하고 가서

맛있는 걸 먹고 돌아오는걸 좋아합니다.

목적보다 운전 자체를 즐깁니다. 여긴 그런분들 있으실 겁니다.

게다가, 동해쪽 드라이브는 너무나 좋아하여

이전에는 6시에 퇴근을 하면 친구를 꼬셔서 동해에 가서 새우튀김과 커피를 먹고,

12시반쯤 귀가, 후 또 출근을 하는 짓도 때때로 해왔습니다. 집은 서울 ㅜㅜ

그리하여,

1년 주행거리가 4만킬로쯤 됩니다.

그래서 2006년부터 지금까지 보니, 차 세대로 38만정도 주행거리가 되네요.

 

그러지 않아도, 춘천고속도로(동홍천까지) + 미시령터널 로 쫌 밟으면

속초가 2시간 남짓에도 끊어지는데,

서울 양양이 170킬로미터로 직통이라뇨! 이건 바로 가야합니다.

 

2. 양양을 좋아합니다.

양양은 속초와 강릉 사이에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동해에 가는 최적의 루트는

경춘-동홍천-인제, 그리고 3거리에서 좌회전(미시령)이 아닌 우회전을 해서

한계령 넘는걸 좋아합니다.

그렇게 가면, 속초가 아닌 양양인데도, 2시간대 즉 3시간 이내에 경치좋은 와인딩까지 끝낼 수 있습니다.

말도안되게, 한계령휴게소는 공간 김수근이 설계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예술적인 건물인데다가,

낙산사도 있고, 양양시내도 한적한 시골도시같고,

대포항도 가깝고, 남애항도 가깝고, 하조대 주문진도 가깝고. 뭐 딱 좋죠.

(게다가 '민주주의의 의의'와도 비슷한 '양양양수발전소'도 볼 수 있습니다 ㅋㅋㅋ)

 

3. 차질이 생겼습니다.

저는 4,5시쯤 일찍 일마감을 하고 휙하니 날아갔다가 올 생각이었는데,

개통이 오후 8시! 라는 겁니다. ㅜㅜ 아침에 하면 뭐 어때 ㅠㅠ

그리하여, 완전 국도로 동해를 갔다가, 새우튀김을 먹고

8시 땡치면, 돌아오는 계획으로 선회!! 아름다운 계획입니다.

가는 길은 팔당-양평-동홍천-인제-한계령휴게소-낙산해수욕장.  7시 반도착

 

이제 동서고속도로를 타 볼까요?

 

4. T맵은 위대합니다.

문제중에 하나가, 양양시내에서 어디서 IC를 타나 였습니다.

8시 좀 안되어서, T맵을 켜보니

미시령터널-인제-동홍천IC 로 안내합니다. 서울 도착시간 3시간남짓 ㅜㅜ

아직 등록이 안되었군...

혹시나 해서, 8시까지 T맵을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올해 서울모터쇼에 전시되었던

612마력이 나오고, 제로백이 3초대 초반이라는

신형 AMG E63S 를 반드시 사야하기에,

양양로또명당을 찾아, 아버지와 어머님의 생년월일을 조합해 로또를 사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8시 10분이 되어 T맵을 켜니!!!

놀랍게도, 동서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길을 안내합니다.

이제는

어떠한 매립형 네비게이션, 수입차 네비게이션, 거치형 네비게이션도

스트리밍 네비게이션에게 못당합니다.

스트리밍 만세, 브로드밴드 만세, 무선인터넷 만세, 대한민국 만세 입니다.

 

5. 양양IC 로 고속도로를 타니

나같은 똘아이가 많은건지, 워낙 금욜오흐 양양에서 서울가는 사람들이 많은건지

차들이 적지 않습니다.

길은 동홍천까지 시종일관 편도2차로, 왕복4차로로 넓지 않습니다.

커브도 거의 없고, 고저차도 크지 않습니다. 터널만 졸라 많습니다.

중간중간에 한적해지면 속도를 내보기도 했지만,

그 시간대에는, 그냥 적당히 원활한 고속도로상태로 서울까지 유지하더군요.

 

6. 11km짜리 터널!!

은 정말로 길더군요. 터널이 사실 2km만 되어도 깁니다. 5킬로면 엄청 깁니다.

한남대교남단에서 삼성역까지가 5킬로입니다. 강남이 보통 한블록이 700미터 800미터 합니다.

11km라는 거리는 평속 90으로 쭉 가도,

(시속 100에서 110사이로 달려도, 중간에 한템포 느려지면 평속은 90대로 내려갑니다)

7분정도 걸립니다. 가요 두 곡 들을 거리 - 전주, 1절, 간주, 2절 듣고, 그렇게 가요를  두 번 들어도, 그 터널 그대로 입니다.

약간 노곤해져 옵니다. 그래서

터널안에서 사이렌 소리 뿐 아니라, 방송이 계속 나옵니다.

중간에 하늘색이 달라지기도 하고, 벽 색깔이 달라지기도 하고,

바닥과 타이어의 진동으로 음높낮이를 달리하여 노래 들리게 하는 구간도 나오고.

위에 LED로, '백두대간을 지나고 계십니다'라는 말도 뜹니다. ㅎㅎ

시끌벅적한 긴 터널입니다.

 

새로 개통된 구간이 약 70킬로중에 터널이 거의 30개가 넘는다고 들었는데,

그 중 한 터널이 11킬로인것이니, 길긴 합니다.

 

7. 휴게소는 두 개가 새로 생겼습니다.

기존 서울-춘천 사이에는, '가평 잣 휴게소' 라는

잣같은 이름의 휴게소가 달랑 하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휴가철에는 입구부터 막히기도 하여, '이런 잣같은..'이라는 말을 유발하기도 하는,

기막힌 네이밍의 휴게소 였습니다.

동홍천-양양 구간사이에는,

홍천 휴게소와, 내린천 휴게소가 있습니다.

그 중 내린천 휴게소가 동쪽인데, 이 휴게소 꽤나 대형 휴게소입니다.

처음에 서해안고속도로 생겼을 때, '행담도휴게소'는 감동이었습니다.  휴게소 라기보다 약간 리조트 같은 느낌?

내린천 휴게소도 굉장한 휴양시설같은 규모를 자랑하는것 처럼 보였습니다. 어둑어둑해서 휙하니 지나갔지만,

명소 휴게소가 생긴 것 같습니다.

 

8. 그리하여,

양양부터 서울측 톨게이트인 남양주TG까지

정확하게 150킬로미터. 평속 91킬로 달렸고,

시간은 1시간 38분 걸렸습니다. 아아. 출발지는 양양IC가 아니라,

바다와 가까운 양양시내인걸 감안하면 대단하지요. 과속도 없고, 저속도 없었습니다.

 

9. 양양 to 집 앞(잠원역)

dshw02.jpg

남양주TG가 아닌, 서초구 잠원역 근처까지 입니다.

거리는 174킬로, 시간은 8시 10분에 떠나 10시 9분쯤 도착한거 같으니

진정 양양에서 집앞까지, 안전운전으로도 2시간 언더로 찍힙니다. 대단하네요.

시내포함 평속 88이라는건, 사실 꾸준히 100이상 밟은건데

경유 6.4리터, 기름값 7600원으로 서울왔네요.

혼자지만 두명부의 체중(over 100kg), 트렁크 가득, 에어컨 풀 가동 감안하면

연비 27도 나쁘지 않습니다. 최근차량은 2세대 308hdi 1.6, 아이신 토크컨버터 입니다.

이제, 기름값 15000원 동해왕복이 실제로 가능해졌네요.

날씨가 시원해져서, 터보효율이 좋아지면

이제 시간기록이 아닌, 기름값 기록에 도전해 볼까 합니다. ㅠㅠ

 

10. 다음 목적지는

같은날 개통한 구리-포천 고속도로 입니다.

사실 포천은 서울이랑 가까우면서도, 길이 안좋아서 시간이 걸렸는데

서울 포천이 새 길이 뚫리면, 포천-철원-화천-고성 쪽으로

'북 동해'쪽 여행이 가능해 지겠지요. ㅎㅎㅎ

 

두서없는 동해고속도로 주행기 읽어주셔서 감솨!!

 

p.s

이전에는 여친데리고 동해에 당일치기로 가면,

나 :  오빠가 피곤해서 서울까지 못가겠어.. 내일가자

그녀 : 오빠 많이 피곤하구나. 알았쪄..

였는데, 이젠

나 : 오빠가 피곤해서 서울까지 운전 못하겠어.. 내일 가자

그녀 : 어디서 개 수작이야? 1시간 반이면 간다며! 테드 게시물에서 봤어!

나 : (이런 가평잣휴게소 같은 일이ㅜㅜ)

가 될 듯 합니다.